나는 요새 일하는 날보다
집에 있는 날이
더 많습니다.
1월에 해야하는 7번의 근무중
3번만 근무를 했었고,
나머지 2번은 이미 병가를
내서 땡땡이를 쳤고,
앞으로 남은 두 번의 근무중
한 번도 병가를 낼 예정이죠.
주기적으로 병가를 내서
“정말 아픈건가?”
의심스러운 직원들도 있지만,
나는 일년 내내 병가를
안 내던 직원이라 동료들은
내가 정말 아프다는 걸
아마 알 겁니다.
병동 내에서 근무 할 때도
절룩거리면서 일을
했었거든요.
작년 12월 중순의 아드몬트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보러
2박 3일 여행을 갔다가
근처 눈 쌓인 산에
눈신발 신고 올라갔었는데,
우리가 걸은 쪽이 골짜기라
크고 작은 바위들이
엄청 많았죠.
그때는 발을 접질렀다는
생각없이 산을 잘 내려왔는데,
그날 저녁부터 왼쪽 발목이
조금 이상하다 느꼈지만
아프지 않으니 그냥 지나쳤죠.
그렇게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어쩌다 보니 크리스마스
전후로 거의 매일 근무를
하다시피 했습니다.
발목에 이상을 느꼈지만,
크리스마스 전부터
새해까지 가정의가 휴가라
병가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니 근무는 무조건
해야했죠!
근무를 끝내고 집에 오면
다음날 다시 근무를 해야하니
남편은 마눌의 발목에
온열기를 대주고,
온열 치료가 끝나면 피부가
후끈해지는 소염진통제 연고를
발목에 발라서는 마눌의
발목 치료에 도움을 줬었죠.
근무하는 중에는
발목에 압박붕대를 감았고,
사무실 안에 서랍만 열면
나오는”볼타렌 젤”을
근무 전에 항상 듬뿍 발라서
하루 종일 혹사될
나의 발목을 위로했지만,
사실 하루 10시간 근무가
불편한 발목으로는
쉽지 않았었죠.
어떤 날은 절룩거리면서
근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항상 빠른 속도로
복도를 걸어 다니는 직원이고,
엿가락같이 축 늘어져서
어슬렁거리며 병동을 걸어
다니는 직원들을 보면
도대체 일할 의욕은 하나도
안 보이는 거 같아서
답답했었는데..
내 발목이 아프니 평소에는
답답하다 욕했던 동료들처럼
축 늘어진 엿가락처럼
어슬렁거리면서 복도를
걸어 다녔었죠. ㅠㅠ
아파도 병가를 써줄
가정의가 문을 열 때까지는
근무를 해야해서
저녁마다 온열 치료에
볼타렌 마사지까지 받고
있다고 하니 동료가 하는 말!
“발목 인대가 늘어난
경우라면 온열이 아니라
차갑게 해야 하는데?”
남편에게 이 말을 전했더니만
그날부터 적신 수건을
냉동실에 얼려 놨다가
그걸 마눌의 발목에 대주고,
볼타렌 마사지를 해줬죠.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남편은 내리내리
쉬는 날의 연속이었지만,
일하러 가는 마눌을 위해서
남편은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연휴에도 테니스 치러
다녔던 남편이 어느 날 저녁은
친구에게 얻어왔다며
작은 용기에 있는 연고를
마눌의 발목에 발라줬죠.
아마도 친구에게
마눌의 발목이야기를
했던 모양인데,
친구가 “잘 듣는 연고”라고
신경 써서 작은 용기에
담아줬던 모양입니다.
심하게 절룩거리며
일하던 날도 지나고
새해는 밝았지만 가정의를
찾아가서 병가를 받을
정도의 통증은 아닌 거
같아서 가정의를 찾아갈까
말까 망설이던 1월 초순.
그날이 마침
내 생일이었네요.
희망 휴무를 냈음에도
근무가 잡혀있어
생일기념 근무라고 즐겁게
근무에 들어갔었죠.
병동의 도우미가 새로
이사 가게 될 새 건물에
구경을 갔는데 점심시간이
되었음에도 돌아오지 않아서
내가 주방으로 점심 카트를
가지러 갔었는데..
엄청나게 무거운 카트는
온 힘을 다해서 미는 과정에
시원치 않았던 내 발목에
무리가 갔던 모양입니다.
카트를 병동에 가져온
다음부터 밀려오는 통증.
이때만 해도 통증이 왔다리
갔다리 해서 병가를
낼까 말까 고민중이었는데,
카드 한번 밀고는
바로 가정의를 찾아가서
병가를 받았죠.
결국 다음날 야간근무
대신에 5일 병가를 내서
연이어 있던 야간근무
2번을 넘겼고,
가정의가 써준 이송표를 들고
방사선과 예약을 했었는데,
하필 진료 날짜가 병가가
끝나고 다음 날이라
“발목 엑스레이랑
초음파 검사”를 한 후에는
바로 야간근무에 들어갔죠.
방사선과에서 진료를 하고
바로 가정의를 찾아가니
내 발목에 염증이 있다는
소견서를 이미 갖고 있었지만
근무를 코앞에 놔두고
병가를 내면 함께 근무하는
동료 엿 먹이는 꼴이니
그러고 싶지 않아서
약간 불편한 다리로
야간근무를 해치웠죠.
야간 근무 후 4일뒤에
잡혀있던 근무는 일찌감치
“병가”이야기를 해서
대체 근무가 가능한 직원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한 것이고..
1주일 뒤에는 정형외과
예약이 잡혀 있는데,
바로 전날이 근무라
가정의에게
물어볼 생각입니다.
근무를 하고 다음날
정형외과에 진료를 가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정형외과
의사를 만날 때까지
병가를 낼 것인지..
요즘 내 왼쪽 발목은
아픈 덕에 남편의 마사지를
거의 매일 많이 받아서
아주 많이 예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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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에 등장하는
아드몬트는 이런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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