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우리 병동에 책임자가 된
남자 간호사는 요즘 나를
볼 때마다 뭔가를 주려고 합니다.
한 달 전에는 돌아가신
한 할매의 새 신을 가지고 와서는 나
에게 신겠냐고 물어봤죠 .
사이즈가 내 사이즈이긴 한데
왠지 돌아가신 분의 물건을
집에 가지고 온다는 것이
꺼림칙했고, 나도 취향이라는
것이 있는데 줘도 안 신을
할매 신발을 갖으라니요?
요양원 내에서 어르신들이
신는 신발이라 밖에 신고
다니기에는 마땅치 않거니와
내 취향과는 너무 먼 신발이라
사양했습니다.

나보다는 신발이 필요한
요양원내의 어르신을 드리던가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며
사무실 한 켠에 밀어 놨는데
그 신발은 그 후로 오래도록
거기 그렇게 있었습니다.
요양원내에는 필요한 물건을
사서 보내라는 이메일을 보내도
읽씹 하는 자녀들이 많아서
필요한 것들이 없는 상태로
지내시는 불쌍한 분들이 많으시니
그런 분들중에 겨울 신발이
필요하신 분이 생기면
드리는 것이 좋을거 같았죠.
그 후 그 간호사는
나에게 또 이상한 걸 내밀었죠.
유니폼 주머니에 고정시켜
볼펜이나 가위 같은 거를
찔러 넣을 수 있는 건데
그게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는데 그걸 내 앞에
내밀고는 “너 갖을래?” 하기에
얼떨결에 받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간호사가 자기 몫을
나한테 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일단 주니까 고맙게 받기는
했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꽤 무거워서 저걸 주머니에
걸고 불편을 꽂으면
주머니가 자꾸 쳐져서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탈의실
라커에 잘 넣어 놓고 있죠
언젠가는 나에게 진통제가
필요하지 않냐고 하면서
약들이 들어있는 서랍으로
안내했죠.
필요하면 진통제 100개가
들어있는 약을 한 통 가져가라고
선심을 쓰는데..
뭔 진통제가 그렇게 많아서
가져가라고 하나 봤더니만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이
붙어 있던 약들을 정리하면서
4 통이나 남아서 저에게 선심을
쓰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모든 약들이 다 유효기간이
있다 보니 그 날이 오기전에
나눠주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 남자 간호사는 나에게만
이렇게 모든 것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직원에게도
그러는 것인지 참 궁금합니다.
혹시나 나에게 흑심이 있어서
이렇게 마구 퍼준다고
생각은 마시라~
상대는 싱글대디이기는 하지만
아직 30대의 젊은 총각이고
난 그의 엄마뻘 되는 50대 중반의
아낙이니!

새로 병동 책임자가 된
남자 간호사는 3년간의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우리 병동에서 실습생 과정을
거쳤습니다.
어떻게 보면은 내 후배이기는
요양보호사인 나와는 직종이
다른 간호사이고 또 병동
책임자 직업 교육을 받고 지금은
병동 책임자가 됐으니
표면적으로 보면 근무경력과는
상관없이 그는 나의 상사이고,
난 그가 관리하는 팀의 직원이죠.
새내기 병동책임자라
자기 딴에는 잘해 보려고
노력을 하는 거 같은데
아직은 경험 없는 초보라
근무경력 20~30년된
거친 요양보호사 아줌마들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죠.
특히나 “나 잘났다!”며
초보 병동책임자를 무시하는
발언을 자주하는 동료직원들이
많다 보니 군말없이 그의
말을 잘 따르고 상사대우
해주는 내가 예쁘게 보이는
모양입니다.
엉뚱한 것을 내밀며
“갖을래?”할 때는
조금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그의 마음은 참 감사합니다.
뭔가를 주고 싶은 정도로
마음이 가는 직원이라는
이야기일 테니 말이죠.
이 글을 쓰면서 갑자기 든 생각은..
설마 내가 불쌍해 보여서
마구 퍼주는 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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