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 회사 야유회중
가능한 많은 곳을 가볼 수 있는
10월 가을 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내가 이걸 고른 이유는
구경할 곳이 쏠쏠 했기
때문이죠.
내 돈 내고 가기엔 아까운
곳인데 공짜로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마다할 일이
없는 거죠.^^
내가 선택했던 야유회는
치즈 회사를 견학하고,
성을 방문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있고,
다양한 유기농 제품들을 판매하는
“Sonnentor 존넨토어”
견학까지 있어서 였죠.
한국에서도 어떤 회사를
‘견학’하는데 입장료를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사는 오스트리아는
공짜가 없는 곳이라 모든 것이
다 유료죠.
입장료를 내고 견학을 했으면
입장료에 해당하는 물건이라도
줘서 손해보는 느낌은
안 줘야 할 텐데,
그런 것도 없으니 개인적으로
방문했다면 굳이 돈을 내고
회사 구경까지는 안하게 되죠.
하지만 회사 야유회에서는
모든 것을 다 지불해주니
나는 공짜로 구경만 하면
됩니다.^^
주변의 농장에서 자라는
소와 양의 우유를 수거해서
치즈를 만드는, 생각보다는
작은 회사입니다.
견학은 대충 1시간 소요가
되고 입장료는 9.90유로.
오전 10시와 오후 1시에
견학을 할 수 있는데,
단체는 협의 하에 원하는
시간에 견학을 할 수 있죠.
이곳을 방문하기 전까지
나는 이런 치즈 회사가 있다는
것도 몰랐었습니다.
물론 이 회사 제품은
오스트리아의 모든 슈퍼마켓이나
다양한 가게에서 판매를 하겠지만,
내가 선호하는 종류가 아니다
보니 아예 관심이 없었죠.
견학 전 잠시 시간이 남아
회사에 딸려있는 기념품
&식당에서 커피를 마시는
동료들도 있었지만, 나는
그냥 밖에 나와 구경했습니다.
바로 앞에 호수도 있어
산책로도 괜찮은데 굳이
그 시간을 죽치고 앉아 보내고
싶지는 않아 혼자서 두리번
거리다 이런 풍경도 발견했죠.
그날 바람이 불고 날씨도
쌀쌀한 가을날이었지만,
파란 하늘은 근사했죠.^^
견학을 들어가면 보게 되는
커다란 우유통들.
여기서는 염소나 양에서
나오는 우유로만 치즈를
만든다고 했었는데
웬 소 우유가 있는가 했었는데,
소 우유로 만든 치즈는
파프리카나 다양한 야채의
속에 들어가는 프레쉬 치즈를
만드는데 사용한다고 하네요.
우유 통을 지나고 나면
드디어 나오는 시식코너.
생 치즈로 속을 채운 것을
3종류를 주는데 다양한 야채를
절인 후에 안에 치즈를 넣어
기름에 넣는
“오스트리아 절임 치즈”
보통은 이태리에서 식전에
술을 마실 때 안주같이 나오는
‘안티파스토’ 종류인데
절인 야채 안에 부드러운
생 치즈로 속을 채운 종류죠.
파프리카나 올리브 안에
치즈를 넣은 건 많이 봐온 것인데
달달한 대추 야자에
치즈를 채운 것은 처음이라
신기했었고 나는 이 세가지를
정식 먹듯이 먹었습니다.
우선 짭짤한 올리브를
에피타이저로 먹은 후에
파프리카를 먹고 그후에
달달한 대추 야자를 먹으니
딱 맞아 떨어지는 맛이었죠.^^
유럽사람이라도 다 치즈를
좋아하는 건 아니어서
종류에 따라서 호불호가
꽤 있더라구요.
치즈를 먹고 들어간 곳에서는
우유에서 치즈를 만드는
과정을 아주 짧게 보여줬죠.
높은 온도에서 치즈가 만들어
질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30도의 우유에 첨가제를
넣으면 우유에서 뭉글거리며
치즈가 뭉쳐지죠.
그걸 틀에 넣어서 놔두면
치즈의 형태가 집힙니다.
이걸 얼마나 오래 두느냐에
따라서 치즈의 굳기가
달라지는 거죠.
우유로 치즈를 만들고 나면
우리가 먹었던 3가지중
절여 놓은 파프리카 안에
치즈를 채우는 것을 직접 해서는
그걸 바로 먹는 시간이죠.
나는 가능한 많은 치즈를
넣어보려고 했지만,
내 손에 쥐어진 절인
파프리카가 워낙 작아서
생각보다 많이 넣을 수는
없었습니다.ㅠㅠ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파프리카는 시중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
이 제품을 위해서 특별히
동유럽 여러 나라의 농부와
계약을 해서 재배하는
종류라고 합니다.
파프리카 자체가 꽤 달달해서
생 치즈와의 조합은
꽤나 괜찮았습니다.
물론 짜지도 않았구요.
방을 나서면 산양이나
염소 우유로 만든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맛볼 수 있습니다.
4가지 다 맛이 조금씩 다르지만
아시다시피 치즈는 꽤나
짭니다.
“빵이나 한쪽 주던가”싶었지만
그렇다고 공짜 치즈를
안 먹을 수는 없으니
다 챙겨먹고 나중에
차에 와서는 물만
엄청나게 마셨죠.^^
시식 용으로 나오는 모든 치즈는
우리가 마음대로 집어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데리고 한바퀴를 도는
직원이 일일이 우리에게 하나씩
집어주는 수고를 하셨죠.
견학료가 10유로인데 내가
먹은 치즈의 숫자는 달랑 8개.
입장료에 비해서 조금
짠 시식이었지만 그래도
내돈 들인 것이 아니니
구경한 것으로 만족합니다.^^
물론 내가 개인적으로
이곳을 방문했다면
일부러 돈을 들여서 견학 투어
같은 건 안 할 텐데, 회사 덕에
해보는 경험입니다.^^
“Die Kaesemacher welt
디케제마허”의 제품은
전세계로 수출을 하는데
한국에도 이곳의 물건이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글을 쓰면서 검색해보니
한국에서도 “디케제마허”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나는 3.80유로에 구매했던
제품이지만 9900원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제품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잠시 설명을 드리자면..
견학하는 중에 직원에게
들은 말로는 이 제품에 사용하는
유채유는 근처 유기농
농부들에게 구매해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안에 있는 식품을 다 먹고
난 후에는 기름을 버리지 말고
요리에 사용 하시랍니다.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품질의 기름이라는 이야기죠.
나는 견학을 하고 나오면서
조금 특이한 맛들을
사왔습니다.
무화과, 살구, 매운 고추 안에
생 치즈가 들어있는 제품은
크리스마스에 가족들 선물로
주려고 구매를 했었고,
파프리카 안에 참치를 넣은
제품도 특이해서 사왔죠.
보통은 파프리카, 올리브,
양파 등의 안에 생 치즈가
들어있는데 이곳에서는
그것 외에도 살구, 무화과,
대추야자등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맛이라 선물용으로
좋을 거 같아서 챙겼죠.
내가 맛본 기준으로
말씀 드리자면..
약간 매콤한 파프리카 안에
참치가 들어있는 것도 괜찮았고,
그외 살구는 안에 들어있는
생 치즈와 달달한 살구가
만나서 달달하고
담백한 맛이 났고,
무화과는 달달한 맛에 안에
씨가 씹히는 식감이 있어서
꽤 괜찮았습니다.
그 다음에 들린 곳은
“Burg Heidenreichstein
하이덴라이히슈타인 성”
이 시간에는 오스트리아
전통의상을 파는 아울렛을
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쇼핑을 하러 야유회를
온 것이 아니니 내 돈 주고
구경하기는 아까운 동네
성 투어를 회사 돈으로
가는 걸로 결정했죠.
오스트리아에는 동네마다
꽤 다양한 성들이 많은데,
굳이 입장료를 따로 지불하고
들어갈 만큼 큰 크기는 아니라
솔직히 돈 내고 들어가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 안에 들어가봐도
그 동네 성주 같은 사람이
살던 곳이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런 성 같은
웅대함은 없죠.
중세풍의 옷을 입은 가이드를
따라서 성의 여러 방을
다니면서 설명을 듣는 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때는 흥미 있었던
내용이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난다는 것!ㅠㅠ
아! 가이드가 허리에 차고있는
거대한 열쇠 고리에
커다란 은수저가 같이
달려 있길래 물어보니
그 당시에는 사람들이
다 자기가 음식을 먹을 수저를
가지고 다녔다고 했죠.
전에는 개인 소유였고,
실제로 사람이 살다가
지금은 비어있는 상태이데,
지금도 개인 소유라고 했던
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벽에 걸려있는
(이 성의 주인이었던)
귀족 부부의 초상화를 보니
역시나 있는 사람은 귀티를
타고 나는 거 같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성 안에는 무기실도 있어서
그 당시 사용했던 다양한
종류의 갑옷이나 무기들도
볼 수 있었고, 성을 찾은 손님들이
머문다는 방에 커다란
연회실까지, 생각보다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죠.
성 투어는 대충 1시간이 소요
되는데 비용은 11.80유로.
중세 유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흥미로운 곳일 텐데,
나는 아니라 내돈 내고
올 일은 절대 없을 곳이죠.
마지막으로 들렸던 곳은
유기농 허브티로 유명한
“Sonnentor존넨토어”
시중에 팔리는 다양한 종류의
허브티중에서도 나름 고가에
속하는 존넨토어는 유기농
제품으로 유명한 회사죠.
존넨토어 견학비는
성인 1인당 14유로.
생각보다 비싼 견학비인데
그렇다고 견학하는 중에
이 가격을 뺄 정도의 물건을
받는 건 절대 아니니 개인적으로
이곳에 갔다면 나는 견학은
안 할 듯 하죠.
그냥 그 돈으로 회사에
딸려있는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더 남는 장사입니다. ^^;
각종 허브가 쌓여있는 창고에
들어가기 전에 직원은
우리에게 경고를 했었죠.
창고 안에는 다양한 허브들이
쌓여있는 상태라 냄새가
상당히 독하고, 사람에 따라서는
냄새가 역겨워서 토할 수도
있으니 비위가 약한 사람은
들어가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견딜 만은 했고
역시나 냄새가 상당히 강했죠.
존넨토어 제품이
대부분은 고가의 제품인데,
창고에 이런 식으로 물건을
쌓아두고 있다는 것이
조금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전세계의 유기농 농부들에게서
사온 것이니 나름 고가의
원료겠죠?
견학을 끝내고 나오는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은 두가지 1회용
허브가 들어있는 작은
상자 하나.
견학 후에는 시간이 늦어
가게가 이미 문을 닫았을 테니
견학 전에 가게를 둘러보라는
말에 가게 안에 들어가
시음 용 허브 차도 종류대로 마시고,
가져가라고 낱개로
꺼내놓은 차도 몇 개 챙기고,
견학하는 동안에 다양한
종류의 허브 차, 유기농 과자에
젤리까지 챙겨먹고,
진열 해 놓은 낱개 포장의 차도
몇 개 챙겼지만 역시나
입장료 만큼은 안된다는
생각이라 이곳은 나중에
내돈 내고 가는 일은
절대 없지 싶고,
야유회 덕에 한번 가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보통 견학을 가면 회사에
딸려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시중에 팔리는 가격보다는
조금 더 저렴하게 물건을
팔기도 하는데, 존넨토어에서는
그런 제품이 없어서 이곳은
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나는 이렇게 회사 야유회를 가서
회사 돈으로 다양한 곳을
견학해봤습니다.
올해 야유회는 다양한 곳을
견학하는 프로그램 대신에
6월에 다흐슈타인에 가는
걸로 이미 골라 났습니다.
다흐슈타인 아랫마을이
할슈타트 호수라 돌아오는
길에 할슈타트를 걸을 만한
시간이 주어 질지는 모르겠지만,
늘 남편과 함께 갔던 곳을
직장동료랑 가게 되니
조금은 색다른 기분이
들지 싶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스트리아 >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원 모두가 행복한 소식 (7) | 2025.02.10 |
---|---|
태도의 문제 (8) | 2025.02.02 |
나의 하얀 거짓말 (16) | 2025.01.24 |
남편 말이 맞았다 (8) | 2025.01.23 |
요즘 안녕하지 않은 내 발목 (4) | 2025.01.22 |
내가 해결한 두 가지 일 (15) | 2025.01.21 |
요양원을 떠나가는 내 동료들 (22) | 2025.01.15 |
퇴직하는 동료가 준 감동 (19) | 2025.01.05 |
바빴던 나의 지난 연말 한 주 (28) | 2025.01.02 |
살짝 엿본 할배의 마음 (37) | 2024.12.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