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는 새해에
행운을 불러오는 선물들을
주고받습니다.
아무한테나 주는 것은 아니고
나와 개인적을 혹은 일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람들과
주고 받는 선물이죠.
이런 선물을 주고 받는다고
실제로 행운이 온다고
믿지는 않지만 여기는
새해가 오면 당연하게
주고받는 관습 같은 거죠.
어떤 종류가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s://jinny1970.tistory.com/525
나는 올해 누군가를 주려고
이런 것들을 사지 않았었습니다.
사실 관심조차 없었네요.
평소 같으면 신경 써서
몇 개 샀을 텐데,
올해는 근무하느라 바쁜 연말이라
아예 살 생각조차 못했었네요.
연말에 근무에 들어갔다가
우리 병동 간호사로 근무를
하다가 인사부장이 퇴직하면서
그 자리로 이동을 해서
이제는 인사부장이 된
C의 방문을 받았죠.
C는 병동을 찾아다니면서
직원들에게 새해 행운을
빈다고 초콜릿을
나눠주고 있었는데,
나도 하나를 받게 됐죠.
가격으로 따지면 몇 센트
안되는 소소한 것이지만 그
래도 직원들에게 새해 행운을
빌며 나눠주는 그 마음이
예뻐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이번에 우리 병동의 책임자로
자리이동을 한 남자 간호사
CH에게도 퇴근하면서
무당벌레 초콜릿이랑
중국 식당에나 가면 볼 수 있는
포춘쿠키도 받았습니다.
사실 포춘쿠키를 재미로
운세를 읽는 용도인데
이걸 새해 행운을 비는 선물로
주는 것이 조금 아닌 거 같지만
아이디어로는 대박이니
감사하게 챙겼습니다.
안에서 나온 내용은 행운과는
상관이 없는 내용이라
과자는 먹고 종이는 버렸죠.
회사에서 받아온 행운의
선물들을 남편에게 내미니
남편도 나에게 돼지 마치판
(아몬드 가루로 만든 달달이)
한 봉지를 내밉니다.
돼지 8마리를 다 나에게
준 것은 아니고 가족들에게
나눠줄 용도이니 소포장을
하라는 의미였죠. ^^;
마치판 돼지들을 그냥 비닐에
포장하는 건 비위생적이라
돼지가 담긴 케이스까지
가위로 오려서는 랩에
한번 포장을 한 후에 다시
투명 플라스틱으로 포장을
해놓으니 쪼맨하고 앙증맞은 것이
나름 귀여운 선물 완성.
돼지 8마리중에
가족용으로 딱 다섯 마리만
포장을 끝냈었죠.
시부모님과 시누이,
남편까지 네마리면 충분하지만
나도 이왕이면 포장된
귀여운 돼지를 받고 싶어
한 마리 더 포장을 했었죠.
매주 우리 집에 오셔서
카드놀이를 하시는 시아버지의
형제 분들이 한해의 마지막 날
항상 모이셔서 시아버지는
형제들을 위한 오픈 샌드위치를
만드셨습니다.
보통 오픈샌드위치는
훈제 연어나 치즈등 다양한
것을 올려서 만들어내는데,
시아버지는 당신의
취향이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햄, 살라미등으로만 만드셨습니다.
넉넉하게 만드셨는지
우리에게도 푸짐하게
한 접시 보내주셨는데,
나는 안 먹는 종류라
남편에게 양보를 했었죠.
다른 햄은 모르겠는데
육안으로 비계덩어리들이
아주 잘 보이는 살라미는
안 먹게 되더라구요.
살라미를 먹으면 햄 안의
비계들이 내 몸에 와서
쏙쏙 박히는 기분이 들어서리..
ㅠㅠ
놀러 오신 시아버지의 형제분
(시백부님, 시숙부님)께
새해인사를 하러 가니
시숙부님은 우리 손에
선물을 쥐어 주십니다.
술이 들어있는 마나 초콜릿은
샴페인 모양이니 새해맞이
샴페인 대신에 먹으라는 이야기고,
쪼맨한 돼지 한 마리까지
더해서 행운을 주십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지만
받았으니 우리도 뭔가를
드려야 하는 거죠.
사실 돼지 마치판을
포장할 때는시부모님
드릴 것만 생각했었는데,
우리에게 선물을 주신
시숙부님께만 드리는 건
거시기 해서 드리는 김에
시백부님 내외분께도 드렸습니다.
돼지 다섯마리를
시백부님 내외분, 시숙부님,
남편 사촌에게 주고 나니
달랑 한마리가 남아서 일단
시어머니께 드리고는 퇴장.
급하게 나머지 돼지 3마리도
포장을 해서는 시아버지께 드리고,
나머지 두 마리는 남편과
시누이몫으로 챙기니
내 몫은 없었습니다.
“나는 원래 마치판을
안 먹으니 상관없어..”했지만
그래서 쪼매 섭섭했습니다.
남들에게 퍼주는
행운을 나는 못 챙긴거
같아서 말이죠. ㅠㅠ
돼지 한 마리와 말발굽
그리고 즉석복권 한장.
내가 고른 복권은
2유로짜리가 당첨이 되어
꽝은 아닌 새해가 됐습니다.^^
서로 소소한 행운의 선물을
주고받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그저 받기만
한 분들도 계셨으니 바로
시백부님 내외분.
남편 가문의 젤 어르신
내외분이 받기만 하니 조금은
인색하게도 보였습니다.
한국사람인 나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있어서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죠.
사실 우리 병동의 간호사들이
나눠준 초콜릿은 한 봉지에
2유로 정도면 살수 있고,
그 안에 열댓 개의 초콜릿이
들어있어 한 봉지 사면
저렴한 가격에 인심 쓰기
딱 좋았을 텐데..
참 아쉬움이 남지만
그분들은 또 나름의
이유가 있으셨겠지요.
--------------
나는 새해가 되어 한살 더
늙어가면서도 여전히
속이 좁아서 나는 줬는데
받지 못한 선물 타령을 하면서
새해를 맞습니다. 그려!
올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공부를
열심히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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