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그동안 모아두었던
빈 병들을 모두 다 가지고
나가서 나는 수박을
들고 왔습니다.
빈 병으로 엿 대신 수박을
바꿔 먹은 이유는 우리동네
슈퍼마켓에는 엿이 없어서?
사실 엿도 없었지만,
엿 대신 사탕이나 달달이 젤리
대신 수박을 들고 온 이유는
수박이 제철과일이기도 했지만
요즘 나의 최애 간식이기 때문이죠.^^
한국에도 빈 병 보증금
제도가 있듯이 오스트리아에도
보증금을 받는 병들이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은
술병이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유리병도 있죠.
입구도 큼직하고 뚜껑이
있는 단지 스타일의 유리병이라
김치나 반찬 같은 것도
담을 수 있어서 요거트를 먹고
난 후에도 다양하게 사용이 가능하죠.
빈 요거트 유리병을
반납하지 않고 나처럼 집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인지 언젠가는 슈퍼마켓에
“빈 유리병을 제발 환불
받으시라”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었죠.
빈 유리병이 반납 되어야
세척해서 다시 요거트를 담아서
판매를 할 텐데 한번 나간
유리병이 안 들어오니
판매에 애로가 많아서
그런 안내문을 붙여놨던거죠.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유리병이 다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은 유리병 안에 있는
식품을 먹고 버리는 것이
일회용인데 특정 상품의
유리병만 보증금을 걸어 놨죠.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는
나름 정성들이고 돈 들여서
품질 좋게 제대로 만든
유리병이니 보증금을 걸어
자신들의 유리병을 다시
불러들이려 했던 모양인데
이렇게 튼튼하고 좋은 유리병을
가정주부들이 모를리가 없죠.
그래서 나처럼 김치를
담는 사람도 있지만 과일 잼이나
피클같은 것을 만들어서
소분하기에 딱 좋은 사이즈의
유리병이라 인기가 있죠.
보증금이 들어있는 제품을
살 때는 꽤 불편하고
계산도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에 1유로하는
요거트라 5개 구매 하면서
5유로를 생각했는데,
정작 계산할 때 보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공병 보증금 때문에
내가 내야하는 금액이 늘어나고
내가 5유로만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금액 안에 물건을
맞춰야 하니 5개중에 하나를
빼야 하는 경우도 귀찮은
경우도 발생하죠.
아무튼 나는 이 공병 보증금이
있는 제품을 별로 선호하지
않지만, 남편이 아침으로
뮤슬리에 바닐라 요거트
말아먹는 걸 좋아해서
1+1 세일을 할 때마다
왕창 사 들고 오는 것 중에
하나이고 나도 남편을 위해서
가끔 사게 되는 제품입니다.
지하실에 쌓인 빈 유리병을
슈퍼마켓에 가지고 가는 것이
귀찮기는 하지만 대신에
돈이 생기는 일이니 날 잡아서
빈 유리병을 싹 모았죠.
빈 유리병 한 개의 보증금은
소소한 17센트이지만
간만에 환불 받으러 오는 김에
그동안 김치 담으려고 모아
두었던 내 병들도 다 털어오니
16개나 되었고, 이걸 금액으로
환산하니 2유로하고도
72센트나 됩니다.
앗싸~
생각보다 목돈입니다.
이걸로 뭘 할까 살짝
고민을 했습니다.
이 돈을 카운터에 가서
환불 받아 내 손에 쥘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맛있는 걸 찾아보기로.
내가 선택한 것은
유기농 미니 복수박.
무게가 아닌 개당 판매를 하니
수박 중에는 가장 큰 놈으로
골랐고, 정가는 3.99유로지만
25%할인권을 사용해서
1유로 더 저렴한 2.99유로.
거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공병 환불금 2.72유로를 더하니
내가 계산대에서 낸 돈은
달랑 27센트입니다.
나는 이렇게 빈 유리병
보증금 제도를 이용해서
수박을 거저 먹게 됐습니다.
남편은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지하실에 모아둔 자신의
빈 병들을 마눌이 다 팔아
먹었다는 사실을!
남편에게 이미 수박 맛을
보여줬으니 남편이
“빈 유리병”을 찾는다면
‘당신이 (수박으로)
먹었잖아.’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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