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사는 사람들만
아는 이야기지만 한국의
행정제도와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장점이죠.
빠른 행정서비스보다
더 빛을 발하는 건
바로 한국의 은행입니다.
예약없이 은행을 갈수 있고,
창구에서는 은행원들이
방긋 웃으면서 “고객님,
사랑합니다.”를 외치죠.
그들이 정말 나를 사랑
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말입니다.^^
한국의 은행에 저금을 하면
이자를 주지만, 외국의
은행에서는 적금 목적이
아닌 계좌이체 목적이라면
사용료를 내라고 하면서도
통장 같은 건 애초에
주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불평들은
여기서 접기로 하고!
“공무원 철밥통”이란 말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외국에서도 통용되는 개념이죠.
적당히, 조금만 일해도 월급은
따박따박 받을 수 있는 직업.
(물론 열심히 일하시는
공무원도 계시겠지만,
일부 안 그런 공무원 때문에
이런 이미지가 있는 것이니
공무뭔들분께는 조금
죄송한 표현입니다.ㅠㅠ)
오스트리아의 대부분의
관공서는 오전근무만 합니다.
오후에는 뭘 하는데
오전 12시까지만 고객을
받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문 닫아놓고 오후에는 내내
서류작업을 하는지도... ㅠㅠ
오스트리아 국적을 취득하면
시민권 수여식을 통해서
시민권을 바로 받는 줄
알았었는데, 내 손에
쥐여진 건 시민권이 아닌
“시민권 부여에 관한 결정서”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통지서
같은 누런 종이 하나였죠.
시민권을 발급받는데
내(가 아닌 남편이) 낸 돈이
1909유로나 냈으면 그냥
시원하게 시민권을 줄 만도 한데
담당 직원은 나에게
통지서를 들고 우리동네
(동사무소 같이 작은) 시청에 가서
시민권을 받으라고 했죠.
시민권 증명서를 받으려면
나는 위 사진 속의 서류를
몽땅 다 가지고 가야합니다.
- 시민권 부여 결정서, 출생증명서,
결혼증명서, 거주증명서,
신분증과 더불어
현금 44.60유로.
뭔 종이 하나 받는데
45유로나 내라고 하는 공?
하긴 한국에서는 공짜인
“범죄경력 증명서”도
오스트리아에서는 30유로
정도를 내야 하는데,
제출 하는 곳이 관공서라면
거의 반값인 16유로에
발급 받을 수 있죠.
시민권 증명서도 종이 한 장
발급하는 것이니 16유로선
(이것도 비싸지만. ㅠㅠ)
이면 좋겠는데 뭔 돈을
이리 많이 요구하누?
내가 시민권을 받던 날
남편도 휴가를 냈으니
시민권 통지서를 받자마자
바로 우리동네
(동사무소 같은)
시청에 갔습니다.
남편이랑 같이 움직이면
시민권을 발급 받을 때
내야하는 44.60유로를
남편에게 총 쏠 수 있으니
바로 움직였는데.. ㅋㅋㅋ
우째 이런 일이..
우리동네 시청은
수요일에도 휴일이시네요.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동네 시청은 월,
화요일은 정오까지만 일하고,
수요일은 쉬고,
목요일만 특별이 오전 근무와
더불어 오후 15시 ~ 18시까지
고객을 받고, 금요일은
다시 오전 근무만!
오스트리아의 모든 관공서들이
오전 근무만 하니 당연히
오전 근무를 하겠다 싶어서
왔는데 수요일은 휴무라니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집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남편과 짧은 대화를 했었죠.
“보통은 수요일도
오전 근무를 하는데 왜
우리동네 시청은 쉬는 걸까?”
나의 말이 남편이 한마디.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건 아닐까?”
“커피는 문 열어놓고도
마실 수 있지 않나?”
“문 열어놓고 마시면
귀찮자네(=힘들자네)”
둘이서 끽끽거리며
웃는 것으로 우리동네
공무원들 한방에 다
게으름뱅이로 만들어 버렸죠.^^
시청이 문을 여는 목, 금요일은
내가 근무가 있어서 가지 못했고,
월요일 오전에 일찌감치
나 혼자 시청에 갔습니다.
일단 시민권 증명서를
발급 받아 놔야 할거
같아서 말이죠.
시민권을 발급받았으니
나는 할 일이 많습니다.
내 한국 여권은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하니 오스트리아
여권을 발급 받아야 했거든요.
무슨 말이냐구요?
내가 오스트리아 국적 취득과
동시에 담당직원이 온라인으로
내 한국여권을 정지 시켰습니다.
나는 더 이상 오스트리아에
한국인으로 존재하지 않으니
한국 여권을 가지고는
유럽연합에 입국이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죠.
코딱지만한 동네의 시청이라
건물 안에 직원들은
탱자거리고 놀고있어
따로 예약없이 들어가자 마자
시민권 증명서를 발급받았는데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내 돈 45유로나 챙겼으면
이왕이면 그럴듯한 누렇고
빳빳한 종이에 근사하게
복사를 해주던가..
내 손에 쥐어진 건 그냥
A4용지 하얀 종이 한 장입니다.
내가 오스트리아 시민이 됐지만
나는 내 사진이 박힌 그 흔한
신분증 하나없이 오직
이 허연 종이 한 장이
날 증명하게 되는 거죠.
내 남편 시민권 증명서는
3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누런 것이 조금은 고풍스럽고
좋던데, 왜 나는 하얀
A4용지냐구요??
이걸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안되니 바로 한마디.
“주정부에서 준 시민권 통지서는
누렇고 두툼하던데 왜 여기서
주는 시민권은 그냥 하얀
A4용지에요?
두껍고 누런 종이에
복사 해 주면 안되나요?”
주정부에서 주는 건
누런 종이인데 동네 시청에서는
안된다나 뭐라나..
실망스럽지만 허연 종이를
들고 집에 와서는 저녁에 퇴근한
남편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두껍고 폼 나는 누런 종이에
달라고 했더니 허연 종이 밖에
안된다고 했어.”
내 말에 남편이 웃으며 한마디.
“요새는 누런 종이가 안 나올 걸?”
아무튼 내가 종이 한 장
발급받는데 낸 돈은
44.60유로.
담당직원이 한 일이라고는
내 인적사항을 컴퓨터에
적어놓고 프린트 한장 한 것이
다인데 뭐 이런 과한 수수료를
챙기나 하는 마음에 영수증을
들여다봤습니다.
일단 시민권 증명 수수료가
14.30유로에 시민권 증명서
발급에 관한 수수료가 또 14.30유로
합해서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28.60유로가 청구가 됐고,
그외 주 정부 행정세 라는 명목으로
16유로가 청구되어
총 44.60유로입니다.
눈감으면 코를 베어가는 것이
유럽의 행정 수수료가
아닌가 싶습니다.
개뿔도 한 것없이 몇 분
컴퓨터에 기입하고 복사
한 장 해준 것이 전부인데
44.60유로를 청구하다니..ㅠㅠ
그래도 위로가 됐던 것은
우리동네 시청에는 손님이
없어서 직원과 1대1로
일 처리를 할 수 있었고,
가지고 간 모든 서류
(출생, 결혼, 거주증명서 등등)
를 제출하지도, 내가 따로
신청서를 기입하거나 하는
수고는 하지 않았죠.
여권을 만들려면 린츠 시내에
있는 (여권을 만드는
사람 버글거리는)
구청 같은 곳으로
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 동네
(별로 일 없어 보이는)
코딱지(만한) 시청에서도
여권 발급도 가능하다고 해서
간 김에 예약을 하고 왔죠.
담당 직원과 1대 1로
일 처리를 하면 필요한
서류도 대폭 줄어듭니다.
아마도 내가 사는 동네라
기본적인 정보는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네요.
오스트리아에서 여권을 만들려면
출생-, 결혼-, 거주 증명서과
더불어 시민권 증명서,
신분증, 여권 사진 한 장과
현금 75.90유로가 필요한데,
담당 직원은
나에게 출생 증명서와
시민권 증명서, 신분증과 사진,
현금만 챙겨오라고 했죠.
보통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신청서를 적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내가 신청서를
적는 수고없이 직원이 바로
컴퓨터로 입력해서 처리 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
쪼맨한 동네에 사니
신청서 같은 거 따로 적을
필요없이 바로 서류가
발급되는 것 하나는 좋네요.
드디어 좋은 점 하나
발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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