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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자전거타고 아터호수 한 바퀴 돌기

by 프라우지니 2024.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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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몇 년째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던 일을

이번에 드디어 해치웠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일이어서 그랬는지,

처음에는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할만했고,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또 하지 싶습니다.^^

 

제가 해치운 일은 오늘 글의

제목에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자전거로 호수 한바퀴를

도는 일이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2677

 

참 아쉬운 잘츠캄머굿 아터호수 자전거의 날,Attersee Radtag

우리가 오스트리아에 머무는 경우, 남편이 해마다 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누가 하라고 등 떠미는 것도 아닌데, 자신이 생각하는 연중행사입니다. 물론 이 행사에 옆에 붙은 껌딱지처럼 마눌을

jinny1970.tistory.com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한바퀴

도는거야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보통 때는 자동차들이 달리는

도로를 함께 달려야 해서

위험하거든요.

 

남편은 1년에 한번씩

연중행사로 해치웠던 일인데,

마눌만은 절대 데리고

다니지 않았었습니다.

 

! 데리고는 다녔네요.

, 남편이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한바퀴 돌 때 마눌은

호숫가를 오락가락 하면서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보냈었죠.

 

남편이 마눌과 자전거를

타지 않는 이유는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당신이 너무 느려서

내 속도를 맞출 수가 없어.”

 

그 다음에 나온 변명은..

 

차 사고가 날 위험도 있고, 위험해!”

 

차에 받치면 사람이 날아가니

사고가 나면 위험한 건 알겠는데,

그 위험한 걸 본인은

왜 하는 것인지..ㅠㅠ

 

 

잡지에 나온 아터호수 자전거의 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마눌과 자전거 타고 아터호수를

한바퀴 도는 건 안된다던

남편이 거절하지 못한 날은

바로 자동차 없는 날!”

 

아터호수는 1년에 딱 하루,

오전 930~ 오후 4시까지

자동차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오직 자전거만 달릴 수 있는

날을 제공하죠.

 

몇 년 전부터 이런 행사가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해마다 갈 기회가 안되어서

엄청 아쉬웠었는데,

올해 우연치 않게 행사가

있는 날을 알게 됐고,

마침 나는 근무가 없는 일요일이라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을 했었죠.

 

그렇게 이번에는 꼭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한바퀴 돌거라

벼루고 있었는데,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가

영 불안했었죠.

일요일에 비가 온다니..

 

몇 년간 벼르던 일이니

비가 조금 온다면 꼭

달리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다행히 행사날인 일요일에

해가 뜬 다니 그야말로 다행!

 

 

거기도 아터호수 가세요?

 

아침 930분부터 호수변의

도로를 막으며 행사가 시작되니

최소한 그 전에 도착해야

도로를 막기 전에 주차할 공간을

찾아야 하니 열심히 달렸습니다.

 

남편은 최소한 두어 시간

일찍 도착해야 한다고 했었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시간은 촉박 했고,

달리는 내내 남편의 투덜거림을

들어야 했죠.

 

가서 주차장 못 찾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 올 꺼야.”

 

우리가 달리는 중에도

차 뒤에 자전거를 싣고,

아터호수로 가는 차들이

수두룩하더만, 남편은 주차할 곳을

절대 찾지 못할거라

확신까지 했었죠. ㅠㅠ

 

 

앗! 벌써 길을 막았다.

 

우리가 호숫가에 도착할 때쯤에

호수변의 도로들을 막기 시작했고,

행사가 시작한다던 시간보다

이른 시간임에도 이미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고 있었죠.

 

아터호수에서 하는 나름

유명한 행사라 이날은 호수변의

모든 곳에 주차를 할수

있다는 안내를 읽었지만

그래도 차들이 엄청 많아서

남편의 말대로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할까 걱정을 했었지만,

우리 차를 위한 공간은 있었고,

우리가 주차 했던 곳에는

생각보다 빈자리가 많았었죠.

 

 

마을마다 북적거리는 라이더들.

 

우리처럼 개개인이나

가족단위로 온 사람도 있었지만,

아터호수에서 자전거 타는

투어가 있는지 가이드와 함께

참가한 그룹들도 꽤 보였죠.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평소에는 차들이 달리는

도로를 자전거 타고 쌩하니

달릴거라 예상을 했었는데,

엄청나게 많은 자전거 때문에

생각보다 느리게 달려야 했었고,

이기적인 사람들은

안전거리 확보도 안 한 상태로

우리 곁을 스치듯이 달려나가니

위험하기까지 했죠.

 

 

앞쪽은 아마추어 옆쪽은 전문 자전거족.

 

처음에는 실망스러웠던

도로 위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달리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도로 위

상황은 조금 나아졌고,

다시는 오지 못할 행사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도

바뀌고 있었죠.

 

처음에는 자전거 초보를 위한

가족 축제같았던 행사여서

이런 행사에 겁나게 빠르게 달리는

경륜 선수급이 라이더들이

웬 말인가 싶었는데,

구간에 따라서는 정말 쌩하니

달릴 수 있는 구간도 있었고,

달리면서 호수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구간도 있었죠.

 

 

맘에 드는 곳에서는 잠시 쉬어가기.

 

이 행사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아무데나 마음에 드는 곳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쉬었다

갈수 있다는 것.

 

달리다 맘에 드는 풍경을

만나면 바나나 하나 까먹으며

호수 구경을 하면서 우리를

스쳐 달리는 라이더들을 보는

재미 또한 있었죠.

 

아터호수의 자전거 날

정말 가족을 위한 축제였습니다.

 

서너살짜리 아이도

앙증맞은 자전거를 타고

엄마, 아빠 뒤를 따라서

달리기도 하고, 오르막에서는

아빠가 아이의 어깨를 잡고는

함께 달리며 아이의 힘을 덜어줬죠.

 

녹색정당에서 나눠준 자전거 커버랑 바나나.

 

지역에서 하는 큰 행사라고

나라의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각각의 정당들은 홍보차

나와있었고, 외국인이라

투표권은 없지만, 공짜라니

챙겨서 받은 자전거 커버와

바나나 하나.

 

아터호수 지역 홍보처에서 준 애플칩.

 

그외 아터호수 주변지역의

관광 홍보 차 나온 곳에서는

앙증맞은 크기의 애플 칩을

챙길 수가 있었죠.

 

홍보 제품이라고 해도

거리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차원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서

이거 가져가도 되나요?”정도는

물어보는 적극성을 보여야

챙길 수 있는 물건들이죠.

 

남편은 마눌이 바나나를 받을 때도

멀리 도망가버려서 받지 못했는데,

그나마 애플 칩을 받을 때는

바로 옆에 서 있어서

남편 것도..”하면서 하나

더 챙길 수 있었죠.

 

 

위 좌측부터 몬트호수, 아터호수,트라운 호수, 아래쪽은 볼프강 호수.

 

이쯤에서 우리가 달렸던

잘츠캄머굿 지역의 아터호수

한바퀴를 보여드립니다.

 

잘츠캄머굿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곳은 할슈타트 호수이고,

그외 볼프강 호수나

트라운 호수 정도는

관광객들이 찾아가지만

제일 큰 호수인 아터호수는

사실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닙니다.

 

호수변, 대부분의 땅이 사유지라

일반인들은 출입금지이고,

수영이 가능한 곳도 호수변

몇 곳에서만 가능한 정도라 수영을 

하겠다고 이곳을 찾지는 않죠.

 

우리 같은 경우는 남편이

자전거 타고 호수변을 돌거나,

호수에 보트를 타러 갈 때만

찾는 정도이지 수영을 하겠다고

오는 곳은 아닙니다.

 

 

아이들도 함께 달리는 아터호수 한바퀴.

 

달리는 동안 심심치 않게 보였던

가족 단위의 라이더들.

 

아직 어린 아이들이 50km

넘는 긴 거리를 다 완주하는지는

모르겠지만6시간 30분의

시간이 허락된 날이니 천천히

쉬어가면서 달리면 아이들도

해낼 수 있는 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호수변을 달리다 보면

마을이 나올 때마다 다양한

단체에서 음식을 팔고있고,

음악에 홍보, 거기에 자전거 수리나

점검까지 꽤 볼거리가 많았던 행사.

 

 

 

 

아터호수를 참 많이 가봤지만

차로 달리면서 볼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고,

보트를 탈 때도 주차를 하고

보트만 타고 다시 그곳을 나오는

정도로 아터 호수를 제대로 봤다고는

말할 수가 없었는데..

 

자전거 타고 아터 호수를

한바퀴 돌아보니 예전에는

미쳐 몰랐던 아터호수를

제대로 본것같아서 꽤 괜찮았던

날이었습니다.

 

몇 천명은 족히 모인 거 같은

행사라 도로는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그래도 참가해볼만한 행사였고,

달려 볼만한 거리였습니다.

 

다음 번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달려보고 싶고,

다음 번에는 호수를 두 바퀴

달리며 제대로 아터호수를

즐기고 싶습니다.

 

우리가 아터호수를 달리며

먹었던 점심과 간식거리는

다음에 이어집니다.

 

오스트리아에서 나들이 갈 때

챙기는 음식이나 간식 혹은

길거리 음식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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