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TV에서 한국 관련된 것만
나오면 소란스럽게
마눌을 불러 댑니다.
“마눌, 빨리 와봐~”
마눌을 부를 때
“한국 이야기가 나왔어~”
하지는 않지만, 마눌은 알죠.
남편이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 애타게 부른다는 사실을..
미식가인 남편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요리 관련”
일반인들이 TV에 나와서는
저마다의 요리를 만들어
경쟁하는 것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시작해서
최후의 1인이 남는
요리 서바이벌 프로도 보고,
전문 요리사들이 진행하는
“오늘의 요리”같은 것들도
남편이 즐겨보는 단골들이죠.
일단 요리 관련된 것은
다 즐겨보는 남편.
오늘 남편의 보던 요리 프로그램.
“Das Perfekte Dinner
다스 퍼펙테 디너”.
이 프로그램은 5명의
일반인들이 팀일 이뤄서
월~금요일까지 다른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자신이 준비한
음식을 대접하고 평가를 받는 프로.
http://jinny1970.tistory.com/2762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출연자들이
외국인일 경우는 대부분
자기 나라의 음식을 준비하는데,
한국 음식을 준비한 출연자는
한국인이 아닌 독일 여자.
서로의 집에 가기 전에
그 사람이 준비한다는 음식에 대한
정보를 듣는 출연자들이
“한식 메뉴”를 보고 짐작했던
“오늘의 요리 주인공”은
“나이 든 한국여자”
한식 메뉴에 나온 음식들의
이름 중에 “상추 겉절이”라
쓰여진 것이 있어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나도 참 궁금했습니다.
독일인이었다면 고유의
이름인 상추 겉절이 대신에
그냥 샐러드라고 했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한식 한상을 준비한 출연자는
바로 이 여성.
외모로 보자면 흑인 혼혈인거 같고...
한식을 준비한다고 해서 나는
한국계 흑인 혼혈인줄 알았는데,
흑인/독일계였습니다.
독일인 엄마와 미군 아빠 사이에
태어난 여성으로,
아빠도 미군이었고,
남편도 미군인데,
지금은 남편의 주둔지 때문에
독일에 살고 있다고 했죠.
보통 주둔하는 군인의 가족들은
미군부대 안에서 살아야 하지만,
현지에 가족들이 있는 경우는
미군부대 밖에서도 살수 있다며
자신이 만드는 한식 요리는
1년동안 한국에 주둔한 남편을
3개월동안 방문했을 때
접한 음식이라 했죠.
한국에 단 3개월 머물렀을 뿐인데,
지금은 집에서 김치도 담아 먹고,
한식도 1주일에 두 세번
해 먹을 정도로 한식 러버가
된 모양입니다.
한식러버 출연자가 준비한
첫번째 음식은 만두와 상추 겉절이.
만두는 두가지로 만들어
찐 만두&군 만두를 준비했고,
만두는 만들기 번거로워서
한국인들도 직접 만들기보다는
냉동 제품을 사다가 먹는데,
만두를 직접 만든 정성에
나는 넉넉한 점수를 주고 싶었죠.
한국사람 눈에는
“만두에 웬 상추 겉절이” 싶지만,
샐러드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정식 코스의 첫번째
올 수도 있는 것이 샐러드.
샐러드 개념의 상추 겉절이에
만두의 조합은
내 생각 밖의 메뉴였지만,
출연자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죠.
한식러버 출연자는 자기집에
초대한 사람들에게
“임금님 밥상”을 준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일반인들은 3첩을 먹지만
예전 임금님은 10첩반상을 받았다.”
이 말이 오래 전의 일이지
지금은 아닌데..
다른 출연자들이 한국은 지금도
임금님이나 10첩반상을 받는다
오해하지 않았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간단한 만두&상추 겉절이
에피타이져를 먹은 후,
독일 여자가 준비한 한식 밥상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10첩 반상이 사실
다 “요리”는 아닌데,
독일 여자는 손이 많이 가는
요리들로 “메인디쉬”를 준비를 했죠.
접시 하나에는 파전에
직접 담은 김치를 담았는데,
파전은 자기가 의도한대로
나오지 않아 불만을 표시했지만,
그래도 한번에 다양한 한식을
맛 보이려는 그 마음만은
한국인으로서 참 감사했습니다.^^
메인디쉬에 나오는 고기로는
“소고기와 닭고기”를 준비한
독일 여자.
불고기를 말 그대로
“Fire불”로 표현을 해서
초대받는 사람들이 다
“얼마나 맵길래
“Fire냐?”고 물었고,
저도 처음에는 매운
“고추장 불고기를
만드나” 했었는데..
독일 여자는
“간장 불고기 양념”에
고추장 한 수저를 추가하면서
매운맛이 날 거라고 했죠.
소 불고기가 손가락 굵기라
정말로 “불고기 맛”이
제대로 날까 싶었던 것이
그녀의 한식을 보는
저의 걱정이었죠.
한식이라고 밥도
식당에서나 나올만한
스테인리스 공기에 담은 건
가산 점 추가.
불고기 2종에 파전, 김치만
해도 충분한 한끼인데,
조금 과하다 싶게 더 준비한
것들은 파절이에 잡채까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독일 여자는 한끼로 먹어도
손색이 없는 잡채를
“샐러드 개념"으로 준비를 했네요.
독일 여자는 한식을 먹듯이
상위에 많은 음식을
세팅하려는 듯 한데,
외국인의 눈에는 조금 이상하게
보였던 “메인디쉬” 메뉴들.
소&닭 불고기, 김치,
파전, 잡채와 파절이.
상 위에 나온 음식들이
많아지니 음식을 먹으러 온
사람들이 비평은 많아질 수밖에
없어서 조금 아쉬웠죠.
한식이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
그렇게 정성스럽게
전부 직접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독일 여자의 요리에
흠을 내려는 인간들이 너무
얄밉게 느껴지기도 했죠.
그냥 접시에 얇게 썬 소고기로
불고기 양념해서 볶고,
밥이랑 김치만 놓아도
비주얼, 맛, 영양까지
다 잡은 한끼이고,
오히려 평가를 더 좋게
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한국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밥상처럼 되도록
많은 한식 요리를 선보이려고
했던 독일 여자의 마음은
알겠는데, 한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는
밥상으로는 오히려 마이너스였던
그녀의 정성.
독일 여자가 준비한
한식 디저트는
“달고나 커피 & 호떡”
달고나 커피도 멋있는
비주얼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고,
호떡 반죽도 너무 두꺼웠다는
비평을 받아서 아쉬웠습니다.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데
시간을 쏟느니, 호떡에
정성을 들여서 얇게 부치고
그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렸더라면 오히려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텐데 많이 아쉬었죠.
독일 여자의 집에서
저녁을 먹는 사람들의 평가 중에는
“음식을 하느라 너무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더라”가 있었습니다.
준비한 음식이 한 두가지가
아니어서 더 고생스러웠을 그녀.
만들기 쉽지 않은 한국 요리를
몇 개씩 해낸 그녀에게 잘했다
“궁디톡톡”을 해주고 싶었죠.
40점 만점에 독일 여자는
28점을 획득했습니다.
평균적으로 각자에게 7점을
받은 것이 저는 참 아쉬웠습니다.
음식은 완성한 상태가 아니어서
손님들이 온 다음에
미리 빚어놨던 만두를 굽고,
찌느라 바쁜데 거기에
상추 겉절이까지 하느라
부산스러었고!
메인디쉬로는 두가지
불고기를 굽고,
파전을 부치고,
잡채 재료를 냄비에 넣고
요리하느라 너무 바쁜데,
거기에 파채 무치고,
김치 담고 밥까지 푸느라
그녀는 너무 바빴습니다.
디저트도 마찬가지로
달고나 커피 준비하며
해 놓은 반죽을 떼어내
견과류 설탕 넣고 호떡을
프라이팬에 부치느라
바빠도 너무 바빴던 그녀.
다른 외국인 참가자는
자신의 나라 음식을 준비하니 쉽고,
요리도 달랑 하나 해서
접시 위에 놓으면 되는데,
독일 여자는 너무 많이
준비한 요리 때문에 오히려
점수를 박하게 받는 것이
아닌가 싶었죠.
메인디쉬로 준비했던
2종 불고기, 파전, 잡채 중
하나를 선택해서 메인으로
선보였다면 조금
더 집중이 쉬웠을테고
요리에도 더 정성을
들 일수 있었을 텐데..
못내 아쉬운 그녀의
한국 요리였습니다.
나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10첩 임금님 밥상”을
선보이고 싶었다던
그녀는 자신의 요리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한식은
다 보여줘서 만족스럽다 했죠.
한국 음식을 사랑 해 주고,
독일 방송에 한국 음식을
소개해준 그녀는
참 감사하지만,
어설프게 한국 요리를
요리해서 오히려 사람들에게
이상한 선입견을 심어준 것은
아닌가 싶은 것이 한국사람인
저의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제대로 만든
한식요리를 TV에서 보게되길
희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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