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 남편이 있는 방의
문을 삐죽이 열고 내가 했던 한마디.
“내일 만두 해 줄까?”
갑자기 왜 내 입에서 만두가
튀어나왔는지 모르겠는데,
“오클랜드 에어비엔비 숙소”의
중국인 주인이 숙소에 머무는
손님들에게 해주던 왕만두가
생각이 났습니다.
집에서 만두를 만든 적은 있지만,
왕만두는 오클랜드에서
몇 번 얻어먹은 것이 전부인데,
갑자기 나는 왜 그 왕만두가
생각이 난 것인지..
왕만두는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니
일단은 인터넷의 힘을 빌리기.
중국인 숙소 주인이 하는
왕만두 반죽을 발효
시키는 건 알고있었는데,
베이킹 파우더까지
필요한 줄 몰랐습니다.
일단 내가 검색한 레시피를 이용해서
왕만두 반죽을 하고, 집에
신김치도 있으니 김치 만두와
고기만두 2종으로 만들어보기.
솔직히 일단 레시피를 검색하지만,
레시피에 있는 대로 다 넣지는 않고,
내 맘대로 집에 있는 건
다 때려 넣고 만드니 사실은 레시피는
그냥 참고만 하는 정도입니다.
엊저녁에 레시피는 검색을 해 놨지만,
집에 없는 것이 많아서 아침에
장보며 밀가루, 드리이이스트와
베이킹 파우더 구입하기.
아침에 만두피 반죽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내가 하루 종일
만두랑 씨름하게될줄은 몰랐었는데,
결론적을 오늘은 “만두 데이”였습니다.
간고기 1kg를 반씩 두 군데에 나누고,
한쪽에는 신 양배추 김치
국물을 뺀 후에 잘게 다녀서 넣고,
다른 한쪽에는 두부를 으깨고
양쪽에 사이 좋게 삶은 당면을
다져 넣고, 그외 생각,마늘등
이런저런 눈에 보이는 건
다 때려 넣기.
마당에 자라는 부추랑 파도
몽땅 다 뜯어다가 잘게
다져서 넣고 보니 고기만두의
비주얼은 오클랜드 숙소 주인이
만들어주던 그 왕만두 속처럼
보이기도 하고!
https://jinny1970.tistory.com/3733
오클랜드의 숙소에서는 주인이
하는걸 옆에서 구경만 했었는데,
눈으로만 봤던걸 내가
이렇게 만들어봅니다.
왕만두는 처음 만들어보는데,
숙소 주인이 하는걸 본 기억을
더듬어 만들어보니 생각 외로
처음 만든 것 치고는 모양이
잘나옵니다.
역시나 반죽을 발효를 시킨거라
만들기 쉬운 거 같기도 하고..
일단은 제일 처음 만든
고기& 김치 만두를 챙겨서
따끈할 때 드시라 시부모님께
갖다 드렸습니다.
김치 만두는 조금 매운 듯 했는데,
만들어놓고 보니 어떤 것이
고기이고 어떤 것이 김치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갖다 드리기.
김치도 드시는 분들이시니
적당해 매운 건 감당하실 수 있지
싶습니다. ㅋㅋㅋ
만두 속의 간을 볼 요량으로
처음 만든걸 그냥 갖다 드려서
간이 조금 안 맞은 거 같지만,
초간장 소스를 같이 드렸으니
알아서 간장은 쳐서 드셨겠죠?
남편에게 전화가 왔길래
“왕만두를 미리 만들어 놓을지,
아니면 남편이 집에 온 후에
바로 만들지?”물어보니
자기가 퇴근하면 만들라고!
냉장고도 작은데 만두 속
2종을 다 냉장고에 넣어
놓을 수 없으니 매콤함 김치 만두는
다 만들어 버리기.
밀가루 500g으로 만든 만두피 반죽은
다 김치 만두로 승화시켰습니다.
만든 왕만두는 익혀서 냉동실에
넣으려고 다 쪄버렸습니다.
오클랜드 숙소 주인이 만드는걸
어깨너머로 보면서
익히는 방법도 쉽게 터득!
프라이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왕만두를 약간의 간격을 두고
올린 후에 만두 밑이
지글거리는 듯하면 물에
전분 가루 약간을 탄 후에
프라이팬에 붓고는 뚜껑을 닫고
7분 기다리면 됩니다.
프라이팬에 전분 물이
들어가면 수증기가 생기면서
만두가 익죠.
혹시 물이 부족하다 싶으면
프라이팬에 추가로 물을
더 부어주면 프라이팬이
타는 일은 없죠.
저는 10분 시간을 맞춰놓고
만두를 익혔습니다.
만두가 익은 후에 꺼내보면
전분 물이 만두 아래에 바삭한 과자
같은 층을 만들어 만두를 만들면서
바삭한 과자도 덤으로 먹을 수 있죠.^^
김치 만두속은 1kg정도
되는 분량이었는데,
왕만두를 만들어 놓고 보니
대충 40개는 나온 듯..
나도 맛보느라 몇 개 먹고,
시부모님도 갖다 드리고,
나머지는 냉동실이 포장해서
넣어버렸습니다.
밥하기 귀찮을 때 꺼내 먹으면
이것도 별미로 먹을 수 있으니 말이죠.
처음 만든 거 치고는
나름 괜찮은 비주얼이라
만족스러운 첫번째 왕만두입니다.
비주얼은 훌륭한데
솔직히 맛은 별로였습니다.
나는 음식 맛을 평가하는데
인색한 편이고,
내가 만든 요리라고
후한 점수를 주는 일은 없죠.
내 음식은 오히려 더 음식 평이 박한 편!
따끈할 때 먹어도, 식은 후에
먹어도 “맛있다”는 아닌디..
그러고보니
오클랜드 숙소 주인이
해줬던 만두의 맛도
그랬던거 같습니다.
간도 조금 부족해서 간장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는 아니었는데,
일단 바로 만든 수제 왕만두라
“맛있다, 감사하다”며 먹었던 듯..
오클랜드에서 먹었던 만두 맛도,
내가 만든 만두 맛도 ‘맛있다’가
아닌 그저 그런 것을 봐서는
‘내가 원래 만두를 안 좋아했나?’
싶기도 하고, 간이 부족해서
그런 가 싶기도 한데,
그렇다고 간을 짭짤하게 해버리면
나중에 음식을 살릴
방법이 없으니 그냥 두기.
이른 아침부터 만두피 반죽을
시작으로 만두 속 2종 만들고,
김치만두 만들어서 프라이팬에
익혀서 포장하고,
만두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그릇들 설거지해서 정리하고,
남편이 오면 바로 만들어줄
고기만두 만두피 반죽까지
만들어놓고 보니
나의 하루는 다 갔습니다.
나는 오늘 나의 하루를
“만두 데이”로 정했습니다.
만두를 만들다가 하루가
다 갔으니 말이죠.
만두를 자주 만드는
오클랜드 숙소 주인을 보면
만두 속도 뚝딱! 만두피도 뚝딱!
너무 쉽게 후딱 만들어서
‘만두도 패스트푸드인가?’ 싶었는데.
실제로 해 보니 만두는
슬로우 푸드였습니다.
이번에는 (남이 만드니)
쉬워 보여서 시도했지만,
다음 번에도 또 하게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의 하루를 다 투자해야 하는
음식이란 걸 이번에 알았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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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타에서는 만두대신 피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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