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니면서 매번 “부킹닷컴”을
이용하던 남편은 뉴질랜드에
올 준비를 하면서
“에어비엔비”에 회원 등록을 했고,
오클랜드의 숙소는
에어비엔비에서 예약을 했죠.
오클랜드에서는 유스호스텔이나
백패커 더블룸에 묵은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는데,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대부분의 백패커나
호스텔은 더 이상 영업을
안한다는 남편의 말.
마땅한 숙소를 찾기 힘드니 남편이
선택한 것이 “에어비엔비”였던 모양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부킹닷컴과
에어비엔비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부킹닷컴은 호텔, 모텔, 호스텔, 민박등
숙박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자신들의 사업장을 올리는
상업적인 숙소들이라,
일반 호텔을 첵아웃 하는 것처럼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고 결제를 한 후에
그 숙소로 찾아가면 언제나 날
기다리고 있는 리셉션/주인이 있죠.
에어비엔비는 개인들이 자신들의
빈집이나 자신의 집에서 안 쓰는 방 하나를
내놓는 숙소들이라 집 전체를
예약하지 않는 경우라면 집주인이
거주하는 집 안에 방 한칸을 사용하면서
나머지는 집에 살고 있는 사람과
공용으로 사용하는거죠.
남편은 에어비엔비를 통해서
오클랜드에 예약한 숙소를
마눌에게는 이렇게 설명했었죠.
“유스호스텔이랑 똑같아.
우리는 더블룸 방 하나를 사용하고,
나머지 욕실/화장실이나 주방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거지.”
그래서 부킹닷컴과
비슷한 구조인줄 알았는데,
에어비엔비는 숙박비외에
추가로 내는 비용이 있더군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머무는
숙소 3박의 비용은 207불인데,
청소비와 서비스피를 포함해서
추가로 57불을 더 내야합니다.
청소비 같은 경우는 숙소마다
금액이 달라지는거 같고,
서비스피는 숙박 금액이 올라갈수록
같이 올라가는거죠.
원래 서비스피는 소비자가 아닌
판매자(숙소주인)가 내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에어비엔비 같은 경우는 서비스피를
소비자와 판매자 둘다 내야하며,
판매자가 내는 비용이 소비자가 내는
비용보다 훨씬 낮습니다.
(숙소 주인의 증언)
오클랜드 숙소의 주인이 중
국인인건 오기 전에 이미 알았고,
사이트에서 사진을 봤을때는
주인장이 젊은 여자로 보여 부모를 따라
뉴질랜드에 와서 정착한 1,5세대일테니
“키위(뉴질랜드 사람) 스타일”일거라 예상을 했었죠.
사진상으로는 30대로
보였던 주인장이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날씬한 몸매의
50대(혹은 60대) 여성입니다.
뉴질랜드에 온지 20년이 됐다고 하는데,
여전히 영어는 잘 못하는 이민 1세대였죠.
숙소의 상황은 너무 당황스러워
배신감까지 들었죠.
원래 에어비엔비 숙소는 이런 곳인가?
슈퍼호스트의 의미는?”
리뷰가 뻥이였던 것인가?
집은 지저분하고, 곳곳에 청소가
되지 않은 상태였고, “아침 포함이라며?”
아침 먹을 시간에는 주인이 없으니
어디다가 물어볼 때도 없는 상황.
내가 잘못봤나 싶어서
다시 사이트를 확인했고,
내가 잘못 해석했나 싶어서
한국어로도 번역을 해봤지만,
역시나 “아침제공”인디..
우리가 도착했을 때 분명히 주인이
“빵을 먹냐?”고 물어봤었고 그래서
아침을 준비하려고 물어보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것만 물어보고는 땡!
아침 먹을 시간이 되니 아무도 없다???
도착 첫날은 숙소의 청소 상태를 보고
짜증이 나서 방을 나서지 않았습니다.
방구석마다 자리를 잡은 거미들은
원래 이곳의 동거(인?)충인 것인지..
우리가 도착한 날 저녁에 남편은
숙소주인이 저녁으로 만두를 준다고
나오라고 했지만, 숙소의 지저분한 상태를 보고
짜증이 난 상태라 숙소 주인을 보고
웃을 기분이 나지 않아서
그냥 침대에 누워서 시간을 보냈죠.
나도 그렇게 깨끗한 인간형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집에 누군가 온다면 최소한
눈에 보이는 곳은 쓸고 닦아서
조금 깨끗한 척을 하는데,
숙소는 곳곳에 먼지가 소복하고,
주방의 양념들이 있는 곳은
주방 특유의 기름때도 보이고..
그릇을 사오면 제일먼저 하는 것이
그릇에 붙어있는 가격이나
상표 스티커를 떼는 것이 보통인데,
이 집에는 대부분의 그릇들이
궁디에 가격표를 달고 있습니다.
손님을 받는 숙소인데, 주인은 손님을
맞을 준비가 전혀되지 않은듯 했고,
나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중국의
가정집이 이런 것인가? (지저분?) 싶었습니다.
이런 곳이 슈퍼호스트라니..
그리고 아침을 준다면서
“아침에는 뭐뭐가 있으니 찾아 먹어라!”는
말도 없고, 집은 더럽고,
아무리 긍정적으로 리뷰를 쓰려고 해도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숙소.
그렇게 삐딱한 마음으로
이틀을 보내고 일요일.
차로 10분거리에 일요시장이 열리니
함께 가자고 청해온 숙소 주인.
일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인데,
중고물품도 있지만, 야채나 과일이
겁나게 싸다니 안 가볼수가 없죠.
그렇게 숙소 주인의 얼굴을 제대로 봤습니다.
마음에는 안 들지만,
차를 얻어타는 상황이니 쪼매
배시시 웃어주며 그녀의 차에 올라탔습니다.
그녀의 차를 얻어타면서
내마음이 아주 조금 풀어졌죠.^^
다음날 저녁, 숙소 주인이
우리에게 저녁으로 만두를 준다기에
냉동 만두를 삶아주려나 했었는데,
그녀가 직접 빗는
만두인줄을 몰랐습니다.
원래 중국만두는 야채는
안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그녀가 만드는 만두에는 우리나라
만두처럼 부추가
왕창 들어가는 것이 굿!
밀가루 반죽까지해서는
만두를 빗어서 끓는 물에 넣어 삶은후에
건져서 푸짐하게 한 접시를 내밉니다.
이곳은 아침이 아닌
저녁을 주는 곳이었던걸까요?
직접 빗어주는 만두를 먹으면서
이 집에 얼마나 더러웠는지는 다 잊었습니다.
발음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숙소 주인 부부의 영어가
엄청 서툴다고 느꼈고,
실제로 대화를 하면서도 소통이
원활하다고 생각지는 않았지만,
그 모든 불편함을 만두가 해결하네요.^^
푸짐하게 만든 만두를
우리부부에게도 주고,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단골이라는
키위(뉴질랜드 사람) 부부에게도 줬는데,
저녁을 먹고 왔다는 노년의 키위부부는
숙소 주인이 내미는
만두를 반도 넘게 남겼죠.
키위부부가 남긴 만두는
우리에게 먹으라고 해서
다음날 점심으로 군만두를 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는 아무 말도 안했는데,
뜬금없이 주인이 “저녁에는
스파게티”를 외칩니다.
그녀가 만두를 만들 때,
설거지가 나오는 족족 해치웠더니만,
뒷정리 해주는 사람을 부리는(?)재미를
느낀 것인지 또 저녁을 해주겠다는 그녀.
중국식 스파게티는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그녀는 스파게티용 파스타를 이용해서
중국식 볶음국수를 만들었습니다.ㅠㅠ
그녀가 요리를 할 때 나오는 그릇들은
눈치껏 바로바로 설거지 하는
수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으니 감사.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국사람들은 저녁 초대를 받아서 가면
가만히 앉아서 밥상을 받지는 않죠.
여자 같은 경우는 손 걷고 주방에 들어가서
같이 거들어서 밥상을 차려내죠.
그녀가 식사를 준비하니 나도 손 걷고
조금 거든 것이었습니다.
원래 요리를 하는 것보다 하는 중에
나오는 설거지가 일이 더 많은 법인데,
옆에서 뒷정리해주면서 설거지까지 도맡아주니
집주인도 우리부부에게
음식을 해준다 생각했었죠.
어느날은 저녁으로 왕만두를 해줬습니다.
부추를 왕창 넣은 만두라 맛도 있지만,
무엇보다 금방한 따끈한 만두라
감동까지 하면서 먹었습니다.
푸짐한 한끼를 대접받으니
집이 더러운것도 용서가 되고,
주방에 끼여있는 기름때로
“까잇꺼~”가 되더라구요.
우리가 머문 중국인 숙소의
슈퍼호스트 비결은 바로 “직접 만든
만두 한끼”가 아닌가 싶습니다.
중국식당에 가야 맛볼수 있는
중국정통 왕만두를 공짜로
먹을수 있는 기회가 있는 숙소라..
그 누가 마다할까요?
우리는 처음 1주일을 머물고,
3박은 잠시 나갔다가 다시 또 돌아와서
1주일을 머물고, 또 4박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또 1주일을 머물고 있습니다.
오래 머물다 보니 이곳에도 손님용
아침식사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통밀 시리얼인 “위트빅스”도 있고,
버터와 잼도 있고, 식빵도 가끔있고,
커피를 타먹을수 있는 세트도 준비가 되어있죠.
전 요즘 아침마다 위트빅스 시리얼을
우유에 말아서 한끼로 먹고,
남편은 우리가 사온 식빵에 집에서
제공하는 버터와 잼을 발라 커피와 함께 먹고 있죠.
우리가 도착한 첫날,
“아침메뉴”는 이런 것들이 있고,
나는 아침 운동을 가고 없으니
당신들이 일어나면 알아서 찾아 먹어라~”
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나름 저렴한 가격에
시시때때로 저녁까지 제공해주고 있어
지금은 내집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부킹닷컴”을 통해서
다녀본 숙소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그런 ‘더러움’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덮는 매력이 넘치는 곳이라
사람들은 이곳에 대한 좋은 평점을 써주고,
이곳을 슈퍼호스트로 있게 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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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킹닷컴으로 갔었던 크로아티아 민박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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