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중에 현지에 사는 지인에게
신세를 진다는 것은 여행자의 경비를
줄일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지인네 집에서 잠자리를 제공하면
숙소 경비를 절약할 수 있고,
지인이 한끼 혹은 두끼 식사를
준비해주면, 그만큼 내 여행
경비 중에 식비가 절약이 되죠.
나는 공짜로 잠을 자고, 공짜로 잘
먹을 수 있는 기회일지 모르지만..
내가 찾아가는 것 자체가 해외에 사는
지인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고,
지인이 대저택(은 아니더라도)에 살아
정말 방이 남아 돌아서 내가 하루 혹은
이틀 정도 잠잘 수 있는 방을 내준다고 해도,
내가 잘 방을 청소하고,
새로운 이불을 준비하는 등의
성가신 일을 해야합니다.
거기에 식사까지 제공한다면
지인은 식재료를 사서 요리까지 해야하니
이래저래 반갑기만 하지는 않는 방문객이죠.
세상에 공짜가 없으니 내가
받은 만큼 주는 것이 세상이치인데,
일단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이 없으니
해외에 사는 지인의 집에 방문이
“공짜”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인의 집에 갈 때 선물을 사 들고 가거나,
머물고 나올 때 약간의 돈을 남기던가,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나에게
잠자리를 제공했던 지인에게
감사의 선물을 보내는 이들도 있죠.
지인의 집이었지만 공짜가 아닌걸
알기에 보이는 성의 표현이죠.
결론적으로 따져보면 굳이
지인의 집에 찾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선물을 사 들고 가거나, 돈을 남긴다던가,
나중에 선물을 보내는 등의 경비가
사실은 지인이 사는 도시의 숙소에서
머무는 것보다 더 돈이 들수도 있죠.
(물론 너무 가까운 지인이라 이런
인사치레를 안해도 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도 방문자의 생각이죠.)
결론적으로 저는 지인의 집에
방문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인이 사는 도시에 갔고,
그 사람이 보고싶으면 그냥 식당이나
카페에서 만나 한끼 식사나 커피를 마시면서
반가움을 대신하면 되는거죠.
그래서 남편이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전 동거녀(쉐어하우스), A집에서
머문다고 했을 때 결사 반대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1533
웰링턴에 살던 A는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회사에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죠.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첫 여름을
지내고 있는 40대 초반의
독일출신 싱글 아낙입니다.
“남편, 그 집에 가면서 선물도 사야하고,
재워줘서 고맙다고 밥도 사야하고,
나중에 나올 때 돈을 놓고 나와야 하는데,
그렇게 따져보면 그냥 숙소를 구해서
지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야.
돈은 돈대로 들고, 또 재워줘서
고맙다고 인사도 해야하는데 그
것이 더 좋은 방법일까?
그리고 A 혼자 사는 집이 아니라
함께 사는 동거인이 있다며?”
“빈방이 하나 있다고,
와서 자도 된다고 했어.”
“방이 하나 비어 있다고 치자,
거기서 생활하면서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랑 부딪히지 않을까?
서로가 불편할 수 있는데?”
“괜찮아. A가 괜찮다고 했어.”
이쯤에서 말리는 건 그만뒀습니다.
A가 내 친구도 아니고,
나보다는 당연히 남편과 더 가깝고,
6개월 하우스 쉐어 파트너로 함께
살면서 쌓은 정(?)이 있는지
둘이 붙여놓으면 뭘 그리 할말이
많은지 수다가 끝이 없죠.
같은 여자여서 그런지 나는 항상
A가 조금 낯설죠.
셋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면 A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남편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하니 나는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기 일쑤이고,
둘이 나누는 대화가 나는 관심이 없는
대화인 경우가 태반에, 독일어로 대화를
하다 보니 내가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고!
남편이 웰링턴에서 일하던 시절에 A를 만났으니,
이래저래 나도 A를 안지 12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만나면 어색한 미소로
인사하는 정도의 사이죠.
그래서 같이 살면서 부딪히는 건
조금 피하고 싶었나봅니다.
예전에는 A네 집에서 산적이 있었습니다.ㅠㅠ
https://jinny1970.tistory.com/670
하지만 남편은 간만에 A도 만날 수 있고,
공짜 침대까지 준비되어 있다니
마눌의 조언 따위는 무시하고
그냥 A네 집으로 고~
A네 집에는 정말 빈방이 하나 있었습니다.
A가 사무실로 사용한다는 방에
커다란 침대가 하나 있었고, A는
이것을 우리에게 사용하라고 했죠.
A과 함께 사는 남아공 출신의
(하우스쉐어) 동거남은 마침 오클랜드로
출장을 간 중이라 지금은 A만 있다니
따로 동거남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는 건 다행이고!
그렇게 우리는 A네 집에서
한 이틀 머물고 떠나려고 했었는데..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언제나
생각한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죠.
우리가 오클랜드 중고차 매장에서 사서,
캠핑카를 만들어 타고 왔던 차가
말썽이 생겨서, 결국 차를 환불 받아
새 차를 사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749
그래서 우리는 캠핑카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
한 이틀 예상했던 A네서의 숙박이 길어졌죠.
사실 크리스마스는 마운트쿡에서
조금 쌀쌀하게 A와 함께 보내려고 했었는데,
우리는 새차에 캠핑차 작업을 하느라
길을 떠나는 건 힘들게 되서 A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건 힘들게 됐고!
A는 이미 계획되어 있던
크리스마스 & 새해 휴가를 떠나서
집에는 우리 부부만 남아있죠.
빈집을 지키면서 마당에 자라는
야채에 물주는 것이 지금 우리부부가
지인네 집에서 머무는 동안 해야하는 숙제죠.
우리는 A의 동거남이 돌아오는
12월 30일에 집을 비워줘야 하고,
A는 새해에 휴가에서 돌아올 예정이라
우리가 이 집에서 다시 A를 볼일이
없을 거 같아서 집을 비울 때
A에게 선물과 약간의 돈을 남겨놓자고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집이 주당 500불이라니,
와인 한병이랑 500불 남겨놓고 가자.”
“내가 저녁도 2번이나 샀고,
영화도 보여주고, 요리도 해줬는데..
(거기에 500불이나 내라고?)”
사실 방 3개짜리 집세가 1주일에 500불인데,
방 하나를 사용 해 놓고 500불이나
내놓으라고 하니 남편 생각에는
조금 심하다고 생각한듯..
남편도 와인 한 병이랑 얼마간의
돈은 남겨놓을 예정인데,
마눌이 말하는 금액은 조금 많다고
생각한듯 했죠.
남편 말대로 밥도 사고, 영화도 보여주고,
요리까지 해줬는데 말이죠.
대신 남편은 A가 내년 여름에
유럽으로 휴가를 오면 우리와 같이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 여행을 가자고 했죠.
그때쯤 이번에 진 신세를 갚고 싶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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