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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내가 아는 이별이야기

by 프라우지니 2015.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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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사랑을 하다가 헤어지게 되면 어떤 절차를 밟을까요?

 

먼저 사랑이 식은 사람이 “미안하다, 헤어지자”고 하는 것이 순서겠지요?

만나서 댓가로 따귀 한 대를 맞는 것은 정당 할 것 같고..

 

비겁한 남자들은 핸드폰 문자로도 끝낸다고 하지요?

 

세상을 살다보면 참 개 같은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남녀사이에 일어나는 경우는 옆에서 보기도 안타깝습니다.

 

 

 

 

웰링턴 공항이 보이는 전망 좋은 집에 살던 커플의 이야기입니다.

(네? 뉴질랜드 맞습니다.^^)

 

A는 내 남편의 동거녀였습니다.

동거녀라고 하니 혹시 딴 생각할까봐 말씀드리는데..

외국 사람들은 서로 방 하나씩 쓰면서 함께 생활하기도 합니다.

 

제 남편은 그녀가 세 들어 사는 집에 방 하나를 쓰면서 그녀와 몇 달동안 잘 지냈었고, 저 또한 남편과 그녀가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 함께 살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A가 그녀의 남친(아이 셋 가진 이혼남)과 함께 사는 집에도 한 달여 작은 창고 방에 남편이랑 세들어 살았었네요. (사실은 남편이 저보다 더 오래 살았고, 전 나중에 들어 간거죠!)

 

이 이야기는 한때 남편의 동거녀이면서 집세를 받던 A의 이야기입니다.

 

A는 꽃다운 25살 나이에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이혼남에 아이가 셋까지 달린..

 

처음 만날 당시에 아이 셋 중에 막내딸은 2살이였고, 9살이던 둘째딸은 아빠와 사귀는 이 아가씨를 참 못마땅해 했습니다. 이혼한 엄마, 아빠 사이를 일주일에 반씩 번갈아 가면서 사는 여자아이에게는 엄마 집에서 엄마만 있는데, 아빠 집에는 낯선 젊은 여자가 시시때때로 놀러오는 것이 싫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서 아가씨는 30살이 됐습니다. 그 5년 동안의 두 해는 서로 따로 살면서 연애를 했었고, 그 후 3년 동안은 함께 살면서 일주일의 반을 아빠네 집에 살러 오는 아이들까지 돌봐야 했습니다.

 

함께 하는 3년 동안의 시간 중에 대부분은 아이 셋 딸린 남자는 실업자였습니다.

(남의 일이라 생활비를 함께 부담했는지, 아님 버는 사람이 부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본인의 출근 준비에 아이들 등교준비, 도시락까지 준비 해 주고 후다닥 일하러 가고, 퇴근 후에도 옷 갈아입을 시간없이 손 놓고 기다리는 사람들(남친, 아이 셋)을 위해서 요리를 시작합니다.

 

엄마, 아빠 집을 오가던 15살 큰 아들이 아빠네 집에 둥지를 트는 바람에..

아이들이 가고 없는 3~4일의 고요한 시간도 사라져 버렸구요.

 

그렇게 억울하기만 한(이건 순전히 저의 생각입니다.) 관계였는데...

최근 A가 완전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A는 휴가를 갔었다고 합니다.

4~5주 정도 고향을 방문하고, 친지들을 방문하는 휴가였는데..

이 기간에 남친 또한 이사를 해야만 했었다고 합니다.

 

함께 이사를 갈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A는 망설인 모양입니다.

결혼을 한 것도 아닌데, 남친의 아이들까지 돌보는 엄마노릇은 사실 미혼인 아가씨에게는 조금 과한 일이기는 하죠! 그렇다고 결혼하자는 말을 하지도 않고!

 

조금 떨어져있는 것도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한 아가씨는 일단은 따로 이사를 하는 것으로 하고 그렇게 그녀의 고향(유럽)로 휴가를 갔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 해 보니 그는 A를 사랑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금요일 저녁 친구들이 와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회사 모임에 참가했던 A가 자기를 데리러 와줄 수 있냐고 전화를 해 왔습니다. 그녀의 요청에 그는 한마디로 “노”를 하더라구요.

같이 맥주 마시던 사람들이 다 그의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한마디로 냉정하게 잘라버리는 그의 목소리에 말이죠!

 

결국 A는 (저의)남편을 바꿔달라고 해서 남편이 맥주 마시다가 말고 그녀를 데리러 갔다 왔었습니다. 저도 있었던 자리인지라, 기분이 조금 나빴습니다.

제 남편이 그녀의 남친이 아닌데, 왜 그녀를 데리러 가야만 했었는지...

 

나중에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자기도 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남편의 친구이고 남편에게 요청한 것이니 한 것이라고!

함께 맥주 마시던 친구들도 그녀의 남친을 매너 안 좋은 인간으로 볼꺼라고 말이죠!

 

그리고 5주간의 휴가동안 A는 남친에게서 어떠한 소식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휴가를 끝내고 다시 제자리로 왔는데...  그 무렵에 취직했던 남친은 자기네 회사 견습생으로 들어온 24살짜리 아가씨랑 남태평양으로 휴가를 갔더랍니다.

 

휴가 간 여친에게 잘 지내냐는 안부 이멜도 한통 없더니만..

그동안 어린 아가씨랑 연애하느라 바빴던 모양입니다.

 

헤어지자는 말이나 있었다면 이리 분하지는 않을 것을..

웃으면서 “휴가 잘 갔다와~”했었다는데..

 

같이 이사를 가지 않는 아가씨에 대한 “노여움”때문에 다른 여자를 찾은 것인지,

아님 벌써 다른 여자를 만났던 것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단지 5년이란 시간을 그에게 투자한 아가씨가 조금 불쌍할 다름이죠!

 

“잘 된거야! 넌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꺼야! 힘내!”

 

“넌 그 사람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 만날 자격 충분해!”

 

이러저런 말로 위로를 해보지만, 왜 내가 이리 분한지 모르겠습니다.

내 삶이 아닌데, 난 제 3자인데, 내가 왜 자꾸 그녀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인지..

 

평소에 그 커플을 보면서 “A가 아깝다.”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결국은 그에게서 벗어나서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겼는데도 괜히 열이 받습니다.

 

A를 통해서 그녀의 남친을 알게 된 남편은 그 둘이 끝이 났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그와 연락을 주고 받습니다. 그걸 보면 남자들은 참 다른 종류인듯 보입니다. 내 친구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내 친구를 제대로 사랑 하지도, 지켜주지 못한 그 인간은 나에게도 적인데 말입니다.

여자인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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