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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뉴질랜드 생활 2023

남편과 함께 하는 극한 작업

by 프라우지니 2023.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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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맞는 것이 하나도 없는 부부입니다.

 

성격부터 취향까지 너무 달라서

어떻게 지난 16년동안 이혼을 안하고

잘살고 있는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지경.

물론 매일 소소하게 부부가

충돌하는 일은 있습니다.^^

 

쇠뿔은 단 김에 빼버리는 급한

마눌의 성격과는 달리 남편은 쇠뿔이

다 식어서 몇 번을 다시 데워도 시작할

생각은 전혀 하지도 않아 마눌을

미치게 만드는 재주도 뛰어나고!

 

계획없이 대충 사는 마눌과는 달리

남편은 철두철미한 계획아래

모든 것을 진행하기에 남편이 보기에

마눌은 생각을 안하고 사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겠죠.

 

 

 

우리는 지금 크라이스트처치

지인의 집에서 이번 여행,

두번째 캠핑카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에 사용했던 것들을 다 뜯어서

다시 사용하려다 보니 차가 커진 만큼

추가로 만들어야 하는 것들이 조금 있어서

캠핑카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날들.

 

남편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

마눌을 훌러덩 뒤집어서 마눌의

목소리가 담 밖을 넘어가게 만들죠.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다지만,

말 한마디로 사람의 속을 뒤집을 수도,

박박 긁어 놓을수도 있는데,

남편은 속을 뒤집는 실력이 수준급!

 

마눌은 별로 하는 일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남편 옆에서

남편이 하는 작업의 소소한 도움들을

주고 있으니 일을 할 때 부부가 함께 해야

일이 조금 더 수월하고 빨리 작업이 되기는 하는데..

 

마눌은 남편의 도우미로 일을 하면서

틈틈이 작업자(우리 부부^^)의 끼니도

챙겨야 하는 사람입니다.

 

 

 

 

일을 하다가 보니 정오가 넘어가는 시간!

 

남편 도우미에서 식순이로 돌아와

부부의 점심을 만들어야 하는 거죠.

 

남편, 지금 12시 반이야,

들어가서 점심 할까? 30분 걸릴 때니

1시쯤이면 점심을 먹을 수 있을 거 같아.”

 

아니야, 지금은 배가

안 고프니까 일을 더 하자!”

 

모든 남자들이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남편은 뭐에 집중하면 배도

안 고픈지 먹지도 않고 잘 견디지만,

마눌은 뭘 해도 배꼽 시계가 정확하게

울어서 끼니는 챙겨먹어야 하는 스타일에,

배가 심하게 고프면 헐크로 변신을 합니다.

 

밥 하러 가겠다는데 남편이

일을 더하자고 하니 그냥 넘어갔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오후 130.

 

남편, 이제 들어가서 점심 할까?

점심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또 작업을 해야지.”

 

아니, 일단 작업을 더 계속하자.”

 

 

 

마눌이 놀러가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30분동안 후다닥 뭘 만들어야

부부가 점심을 먹는데, 점심 하러

가겠다는 걸 자꾸 말리는 남편.

 

일단 점심을 먹어야 힘이 나서

또 일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나 지금 배고파!”

 

“…”

 

여전히 남편이 작업중이니

마눌도 옆에서 도왔는데..

 

배고픔의 강도가 높아지니

순식간에 헐크로 변해버렸습니다.

 

갑자기 손에 들고있던 것들을

마당에 던져버리고 한마디 했죠.

 

내가 배고프다고 했지!

왜 내 말을 안 들어?”

 

마눌이 이렇게 나오면

남편은 항상 같은 반응이죠.

완전 쫄아서 한마디!

 

내가 뭘……”

 

내가 두 번이나 점심 하러 가겠다고 했지.

배고프기 전에 요리를 시작해야

배 고플 때 쯤에 밥을 먹는 거라고!

근데 왜 못 가게 해?”

 

일을 할 때 몰아서 하려고..”

 

일을 몰아서 하면 오늘 끝나는

작업이 아니잖아.”

 

“…”

 

 

 

열 받아서는 밖에 나가려고 옷을

갈아입으니 남편이 꼬리를 완전히 내린

상태에서 한마디 합니다.

 

배 고프면 밥하면 되잖아.”

 

허기져서 기운이 하나도 없는데,

뭘 밥을 해?”

 

배가 너무 고파서 나가서

사먹을 생각으로 옷을 갈아입었는데,

남편이 내 앞을 막으면서 한마디 합니다.

밥 먹으러 갈 거면 같이 가!

내가 빨리 옷 갈아 입을께.”

 

지금 이것이 무슨 소리 인고?

 

밥 할 때를 놓쳐서 헐크된 마눌이

열 받아서 밥 먹으러 나가겠다는데,

마눌이 헐크 되는데 큰 공을 세운

남편이 따라 나선다니 환장할 노릇!

 

사실 우리부부가 싸우면 남편은

항상 꼬리를 내리고 밖으로 뛰어나가는

마눌을 항상 잡고 달래는 역할을 하죠.

 

하긴 마눌이 열 받아서 소리를 지르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남편이니 마눌을 달래는

역할도 남편이 해야하는 건 맞고!

 

 

눈에 보이는 야채 다 때려넣어서 만든 볶음국수

 

남편이 따라 나서겠다고 하니

결국 밖에 나가는 건 포기를 한

마눌이 후다닥 준비한 점심입니다.

 

오후 3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에

먹은 우리의 점심은 볶음 스파게티.

 

스파게티면을 삶아서 볶음 야채랑

같이 섞어 놓으면 나름 간편하고

빠르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요리법으로

오클랜드 에어비엔비에서 3주넘게

지내면서 주인장의 음식을 두어번

얻어먹으며 알게 된 요리법이죠.

 

캠핑카를 만들면 우리는

매일 이런 소소한 전쟁을 치뤘죠.

 

맨땅에 헤딩하듯이 나만의 캠핑카를

만들어내는것도 쉬운일은 아니지만,

남편과 함께 하는 것이 작업을

더 극한으로 만드는 것 같아서 나에게는

유난히 더 힘든 과정의 나날이었습니다.

 

다행이 이글을 쓰고있는 지금은

우리의 캠핑작업이 다 끝나서

길을 나선 상태이지만, 여전히 어딘가

고칠 점이 보이고, 뭔가 더 수정해야 할거

같은 것이 자작캠핑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마음이죠.

 

지금은 남편과 함께 자작캠핑카를

만드는 극한 작업은 끝이 났지만,

남편과 24시간 붙어있는 극한 여행은

앞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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