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서로 이해를 못하는
“금성(에서 온)여자와
화성(에서 온)남자”라고 해도
결혼해서 살다보면 서로에게 적응을 하고,
서로를 이해해주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줄 알았었는데..
남편과 살아가는 세월이 길어질수록
나의 생각은 절대 현실이 될수없는
일이라는 걸 실감합니다.
(하긴, 70대 중반이신 시부모님을
봐도 일상이 전쟁입니다.^^;)
남편을 초딩아들 키우는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자식을 낳아 본적도,
키워본 적도 없는 나는
“오로지 주기만 하는 엄마의 사랑”을
알지도 못하고,
내딴에는 한다고 해 보지만 결국
끝까지 주기만 하는 사랑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초딩남편은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 마눌이 이야기를 하면
처음에는 “내가 뭘?”하면서
적반하장으로 달려듭니다.
마눌의 말문을 막아서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마눌이
지적하는걸 피하려고 노력을 하죠.
그것이 안 통하면 그 다음에 하는 행동은
“잘못했다,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행동에도 조심을 하겠다”며
완전히 꼬리를 내리는 시늉을 합니다.
마눌의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기 보다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사과죠.
그리고 사과한지 채 10분도 지나지않아
또 마눌이 지적했던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죠.
치매환자도 아니고 어떻게 자신이
입 밖으로 뱉은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또 그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인지..
“남아일언중천금”은 외국인인
내 남편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것인지…ㅠㅠ
남자도 나이가 들면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어 여성스러워지고 변덕도 심해지고,
말도 겁나게 많아진다고 하던데..
내 남편은 아직 50대 초반인데도
변덕도 심하고, 엄청 수다스럽습니다.
마눌에게는 안해도 되는 잔소리 폭탄도
시시때때로 던져대죠.
한마디로 삐걱대고 있는
우리부부 사이입니다.
삐걱대는 사이이니 아침,저녁으로
잠깐 얼굴만 보는 정도면 참 좋겠지만,
우리부부는 여행중이라 24시간
서로 얼굴을 봐야하니 삐걱대는
횟수가 더 많아지고 있죠.
남편과의 장기 여행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는 일입니다.
여행하다가 이혼으로
끝을 맺을수도 있으니 말이죠.
부부중 앞에서 끌어주는 역할과,
뒤어서 밀어주는 역할이 확실하다고 해도,
여행중에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자주 맞이하게 되고 그 상황을
대하는 자세는 사람마다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니
서로 역할분담을 잘하고 있는
부부라고 해도 의견은 엊갈릴수 있어
소소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죠.
우리부부는 앞에서 끌어주는 역할과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앞에서 끌게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만 하려고 하면,
남편은 “왜 뒤에만 있냐,
왜 그리 수동적이냐?
너도 앞에서 끌어라!”하고
뒤에서 온 힘을 다해서 밀고있는
아내를 타박하죠.
물론 아내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앞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고 끌어야 하는데,
갈림길에서 어떤 길로 갈 것인지
남편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니
뒤에서 보면 속이 터지죠.
“모” 아니면 “도”인데,
왜 “도,개,걸.윷,모”의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나무늘보처럼 완전 느리게 생각을 하고
결정까지의 시간도 마눌보다 서너배
더 걸리다 보니 솔직히
매번 웃는 표정으로
남편을 기다려주지 못합니다.
쇼핑을 가서도 남편은 물건의 품질과
가격을 비교하고 또하고!
달랑 몇 천원하는 식품 하나 사면서
뭘 그렇게 재고 또 재는 것인지..
“이번에는 이 제품을 사보고, 맛이 아니면
다음에는 다른 제품으로 사면되지.”
마눌이 쓸만한 제안을 해도 마눌 말은
안 들리는듯이 고민을 이어가죠.
작년 마지막 날에도 마눌 속을
훌러렁 뒤집는 일이 있었네요.
인도 음식이 먹고 싶다며 더니든을
지나는 중에 시내에 차를 세운 남편.
자기 딴에는 이미 찜해둔
인도 식당이 있었던 모양인데,
그 식당은 오후 2시~5시까지
휴식시간을 갖는 나름 고급 식당이라
우리가 간 2시 30분에는
문이 닫혀 있어서 입장이 불가.
인도 음식이 먹고 싶었지만,
그것이 안되면 차선책을 택해야 하는 거죠.
나는 스시집에 가서
연어초밥 도시락을 하나 샀는데,
남편은 고민하느라 초밥집에서는
결정을 안했고, 이미 지나쳤던
케밥 집을 한바퀴 돌고 다시 가봤더니만
한 해의 마지막 날에다 시내에서
새해맞이 이벤트를 한다고
길을 막아버려서 방금까지만 해도
열려있던 가게였는데 영업끝~
남편은 먹고 싶었던 인도음식은
식당이 휴식시간중이라,
마눌이 선택했던 초밥을 결정을 미루느라,
터키 케밥은 나중에 사려고 했는데
문이 닫혀있는 상태라..
결국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3시경인데
남편은 손에 가진 점심 메뉴가 없었죠.
마눌을 이럴 때 속이 터집니다.
이미 시내에 바리게이트를 쳐서
새해맞이 이벤트 준비를 하고있는 걸 봤으면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기 전에
후딱 아무거나 손에 쥐어야 하는데,
남편은 마지막까지 뭘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손에 아무것도 쥐지 못한 상태가 된거죠.
사람은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남편은 끝까지
자신이 원하는 것만 생각하다가 결국
빈손으로 식당투어를 마쳤습니다.
참 소소한 일에도
우리 부부는 이렇게 안 맞죠.
마눌은 마눌대로 잔소리를 합니다.
“그러게, 인도 식당이 안되면 그후에
지나친 케밥집을 선택을 하던가,
마눌이 초밥을 고를 때
당신도 먹을걸 골랐어야지.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늦게 다시
케밥집을 가니 이미 문을 닫아버렸잖아. “
결정장애가 있는 남편이 뭔가를
결정했을 때는 이미 시간이
지나버린 상태이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마눌딴에는 조언을 합니다.
“다음에는 그런 일이 있을 때는
플랜B를 후딱 결정해야지,
결정이 더뎌지면 플랜B의
기회도 없어져버려.”
부부 사이에 뭐 그런 일도 문제를 만드냐?
할 수도 있지만 “토끼(마눌)와 거북이(남편)”
성격의 부부이다 보니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반복되죠.
새해는 “올 한해도 건강하고,
앞으로도 행복하고 사이좋게 자알 살아보자!”며
서로에게 덕담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새
해에는 그냥 “건강하자”만 이야기 했습니다.
남편과는 “사이좋게,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일상이 아닌 가끔 일어날수 있는
일임을 이제는 알게된거죠.
“어루고 빰치며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을 몰아가는 재주가 뛰어난 모략가”인
남편과 사는 것이
“심플, 솔직, 담백에 무조건 직진”인
마눌에게는 시시때때 벅찬 일입니다.
새해는 이런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올 한해도 가능한 초딩남편의
유치한 중상모략에 굴하지 않고,
막내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으로
남편의 행동을 이해하고,
잘 훈계해서 최소한 엄마(같은 마음의)
마눌의 말을 듣는 시늉이라고 하는
남편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남편도 매년 이런 마음으로 새해를
이런 마음으로 맞이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우울하게
시작하는 새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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