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여행을 왔는데,
도착 후 한달이 다 되어가도록
우리의 주거지는 아직 오클랜드 입니다.
아직까지 길을 떠나지 못한 상태죠.
처음 1주일을 에어비엔비 숙소에서 머물렀는데,
그때 숙소 주인이 숙소 근처에 있는
벼룩시장을 가겠냐고 물어왔고,
일단 구경하는 걸 좋아하니 따라 나섰는데,
사실 이곳은 중고물품보다는
농산물이 주류인 아본데일 일요 시장이었죠.
처음 가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웬 중국사람들이 그리 많은 것인지
그곳에 차이나 타운이 있나 싶을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중국어를
사용하고 있어, 아본데일 일요시장이
아닌 중국인 일요시장이라고 느껴질 정도였죠.
일단 시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야채와 과일들을 팔고있고,
그외 저렴한 가격의 옷이나
나름 다양한 나라 음식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남태평양 섬 출신의 사람들은
그들의 음식을,
중국인들을 중국 음식을,
그외 키위(뉴질랜드 사람)들은 핫도그나
프렌치프라이를 튀겨서 팔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입에 맞는 음식들을 사먹는거 같았죠.
숙소 주인과 갔던 첫번째 방문에서는
시장을 휘리릭~ 돌아보는 정도만 했습니다.
시장을 보는 중에 숙소 주인과 헤어졌는데,
차를 얻어 타고 가야하는 입장이다보니
운전자인 숙소주인보다
더 늦게 차에 도착하면
민폐가 될까봐 서둘었었죠.
이때는 사과, 포도, 바나나등
주로 과일만 몇가지 사는 정도로
일요시장 맛보기를 했었습니다.
두번째로 시장 방문도 우리가
머무는 숙소 주인과 함께 했죠.
아직 오클랜드를 떠날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머물렀던 첫번째 에어비엔비에
다시 들어왔었고,
두번째도 숙소 주인과 갔었죠.
역시나 이때도 시장을 자세하게
구경한다기 보다는 농산물을 파는 곳만
휘리릭~돌고 다시 집주인의 차에 가서는
집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돌아왔었죠.
두번씩이나 가서
이제는 시장이 낯익기는 한데,
매번 남의 차를 얻어 타고 다니다 보니
제 맘껏 시장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쉬워서 이번에는 남편에게
시장을 가자고 했죠.
아무래도 조만간 오클랜드를 떠날 거 같으니
마지막으로 제대로 구경하고 싶었죠.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던 날이었는데,
나름 화창한 봄날이라
남편과 짧은 나들이를 나섰죠.
집주인을 따라서 갈 때는
매번 주택가에 주차를 했었는데,
일요 시장의 주차장으로 들어가니
주차료 3달러를 징수하네요.
3달러씩이나 냈는데 본전빼자는
속셈으로 시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녔죠.
벼룩시장이라더니만 정말 구석에는
중고물품을 파는 곳이 있기는 했습니다.
단지 개인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중고물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장사꾼들이고, 그들이 파는 물건들은
내 흥미를 끌만한 것들이 아니라
한번 둘러보는 것으로 종료를 하고..
농산물을 파는 곳을 다니다가
생선가게 앞에 미친듯이 생선을 비닐봉투에
담는 사람들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이 다 챙겨가고 남은
뚱땡이 갈치, 바라쿠다.
머리를 보면 갈치 같은데,
갈치보다는 길이가 짧지만
살이 두툼한 것이 뚱땡이 갈치?
한 마리에 3kg는 족히 되어 보이는
뚱땡이 갈치를 담는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호기심에 한 아주머니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하십니다.
“Free 공짜”
그래서 한 할머니는 카트에
뚱땡이 갈치를 열 마리도 넘게
꾸역꾸역 밀어 넣고 계셨고,
사람들은 공격적으로 서로 빛깔 좋은 놈을
챙기려고 어깨 싸움을 하고 있었군요.
내 눈에는 뚱땡이 갈치처럼 보였던
생선은 Barracuda 바라쿠다.
https://m.blog.naver.com/fira_sea/221230479878
바라쿠다는 남편도 바다에서
한번 잡아본 적이 있는 생선인데,
남편이 잡은 건 쪼맨해서
꽁치 사촌처럼 보였는데,
크기가 커지니 머리가 마치
갈치처럼 보입니다.
공짜라면 눈을 반짝이는 마눌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남편이 “공짜”이야기를
듣자마자 했던 말은 바로
“절대 가져갈 생각 하지마!”
공짜라 그런지 생선을 싸가지고
갈만한 비닐봉투는 준비되어 있지않아
가지고 오고 싶어도 그럴수도 없었지만,
생선이 워낙 크다 보니 가지고 올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구경만 하다 왔습니다.
생선이 담긴 통의 길이가
대충 70cm정도이니
고기의 크기를 상상하시면 될 듯.
시장을 한바퀴 돌고 다시 그 “공짜 코너”에 가보니
이번에는 아구로 보이는 생선도
자리를 하고 있네요.
이때 시간이 오전 9시경.
뉴질랜드 사람들은 안 먹는 고기들은
잡아서 버리느니 이렇게 시장에
풀어놓는 모양인데, 어디에도 “공짜”라고
쓰여있지 않으니 아는 사람만 아는
“공짜 코너”인 거죠.
집에 와서 숙소 주인에게
“시장에 공짜 생선이 있더라.”했더니
10년째 이 시장을 이용하고 있지만,
자기는 금시초문이라고 합니다.
아본데일 시장 안에 있는
유일한 생선가게이니
이곳을 모를리는 없지만,
그녀가 가는 시간은 보통 9시~10시경이라
생선은 이미 거덜이 나서 몰랐던 것인지,
아님 이곳에서 생선을 산적이 없으니
관심이 없어서 몰랐던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혹시나 싶어 사진을 찾아보니
“무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네요.
지난번에 갔을 때 생선코너에서
생선을 마구잡이로 담고 있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그때는 생선 통의 코너에
“Free”라는 스티커가 있기는 했었네요.
구석에 조그맣게 붙어 놓으니 정말
아는 사람만 낼름와서 챙겨갈 수 있었고,
거의 매주 이곳을 다니는
사람들조차도 몰랐던 모양입니다.
숙소의 주인에게 이곳에 “공짜 생선”이
있다고 알려줬으니 다음에는
생선 가게에 가서 주의 깊게 보지 싶습니다.
공짜로 주는 생선이라 비닐봉투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니
생선을 담을 크고 튼튼한 비닐봉투 두어 개
챙겨가서 두어 마리 담아오면
한달 동안 매일 생선 파티를 해도
충분한 양이 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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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일상속에 다녀왔던
크로아티아, 그로즈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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