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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불쌍한 인생들

by 프라우지니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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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근무에 들어가니

금방 가실 거 같았던 두분

더 이상 계시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하늘 행 열차를 타셨죠.

 

https://jinny1970.tistory.com/3692

 

떠나갈 사람들

이승에서의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내는 곳, 요양원.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사시는 곳이라, 어르신중 한 분이 하늘나라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별로 놀랍지 않죠. 오랫동안 와상환자셨다면 “

jinny1970.tistory.com

 

 

이번에 하늘나라로 가신 두 분은

참 불쌍한 인생을 사신 분.

 

80대 중반의 H씨는 걸을 수 없는

신체적 장애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전부 다 말하지 못하는 정신적 장애를

갖고 계셨음에도 한평생 불평없이

참 꿋꿋하게 사시고 가신 분이라 마음이 짠하고!

 

90대 중반의 S부인은

불평과 불만으로 당신의 인생이

얼마나 불쌍했었는지 줄곧 이야기 하시던 분이셨죠.

 

두분 다 불쌍한 인생을 사신 건 맞는데,

H씨 같은 경우는 그 분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 불쌍하면서도 존경스럽죠.

 

 

 

H씨가 그리신 그림.

 

우리 병동의 복도에 붙어있는

여러가지 그림 중에 H씨가

직접 그리신 그림이 있습니다.

 

H씨가 어느 정도까지 스스로 하셨는지도 모르고,

그림에 있는 서명을 글씨를

직접 쓰신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분의 서명이 있는 수채화죠.

 

집안에만 있어서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뻗정다리가 되어버렸고,

시시때때로 다리에 찾아오는 통증을

우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전부였던 분.

 

나만 보면 내 손을 끌어다가

내 손바닥으로 당신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좋다는 표현을 하셨었는데,

아무한테나 그러는 것이 아니니

나를 좋아한다는 표현이라 생각했었죠.

 

H씨는 뭐든지 스스로 하시려고 했습니다.

 

특히나 식사 시간에 직원들이

도와주려 해도 끝까지 거절하시고

스스로 음식을 드셨죠.

 

수저에 음식을 뜨면 입으로 가는 도중에,

반 정도는 다 떨어지니 먹는 양보다

버리는 양이 더 많아도 직원의

도움은 끝까지 거절하셨던 분.

 

늦은 오후에 취침을 위해서

침대에 모셔다 드리면 오늘 입었던 옷은

더럽다며 다음날 입을 새 옷을 요구하시던 H.

 

 

 

돌아가실때까지 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매일 새 옷을 입히신 엄마가 계셔서

한평생 습관으로 자리 한 것 같아

나도 모르는 H씨의 어머니를 생

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두고 먼저 가시면서

제대로 눈을 감고 가신 것인지,

 

한평생 당신 손으로만

챙겼던 아들의 의식주였는데,

 

당신이 가시면 혼자 살 수 없는 아들이

요양원으로 보내지는 건 아셨을테지만

당신이 아닌 타인의 손을 타야 하는

아들을 두고 마음 편히 가시기는 한 것인지..

 

지금쯤은 하늘나라에서

당신의 아들을 만나셨겠지요?

 

H씨는 엄마를 만나셨을 테니

그분의 인생은 해피엔딩이 된 거 같기도 하고..

 

H씨가 돌아가시고

다음 날 하늘나라에 가신 S부인.

 

한평생 자신이 얼마나 불쌍하고,

힘든 인생을 사셨는지 탄식하고

또 탄식하시던 분.

 

그런 S부인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네이버에서 캡처

 

사람이 한평생 살면서 항상

좋은 시간만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한평생 힘든 시간만 있지는 않았을텐데..

 

남들이 보기에는 환경도 열악하고

불쌍한 인생처럼 보이는 삶에도

그 안에 행복한 시간도 있고,

평생 기억하고 싶은 아름다운 추억도 있는 법인데

그걸 발견하지 못하신 분이셨던거죠.

 

내가 아는 지인 중에

그런 말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 삶을 다시 사느니 그냥 혀 깨물고 죽을래.”  

 

그 말을 듣는데

그 사람이 참 불쌍해보였습니다.

 

살다 보면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그런 순간에도 좌절하지않고

꿋꿋하게 견디며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살기 힘든 순간이었다고

그냥 자살을 하겠다니..

 

힘든 상황을 만든 건 부모 탓이니

그런 환경을 만든 부모를 원망하면서

죽겠다는 이야기인것인지..

 

불쌍한 S부인도 자신의 힘든 삶을

엄마 탓이라고 하셨었죠.

 

우리엄마가 재혼을 할 때

내 남동생만 데리고 가는 바람에,

나는 친척집에 맡겨져서 고생을 해야했고,

나의 나머지 삶도 너무 힘들었어.”

 

옆에서 말을 걸면 녹음기 틀어놓은 것처럼

매번 같은 말씀을 하셨죠.

 

 

 

자신을 버려 힘든 삶을 살게한

엄마가 다 늙어서 간병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연락을 해왔을때,

"해준것도 없으면서 왜 나한테

그런 일을 바라느냐?

평생 끼고 살던 남동생에게 해달라고 해라"

연락을 끝었다고 하셨던 S부인.

 

마음에 맺혔던 것을 그렇게 쏟아내면서 

마음은 편해셨던 것인지..

 

 

나는 아무것도 없다, 가족도 없고,

돈도 없다고 노래를 하셨다고 했었는데,

 

S부인이 돌아가신 후에 그 방에서는

현찰 8,000유로나 나왔다 들었죠.

 

친척이 없는 어르신을 정기적으로

면회 오던 적십자 방문봉사자가 S부인께

바지들이 작으니 새 옷을 사러 가자하니

나는 돈이 없다하셨다고 했었는데..

 

당신이 생전에 아껴 놓은 돈은

평생 연락을 안하고 살던 남동생의

아들이 챙겨갔다고 들었습니다.

 

고모가 요양원에 살아 계실 때는

연락도 안하고 살던 조카였는데,

고모가 돌아가시니 유산(?)

챙기려고 연락을 해온 것인지..

 

그 동안 고모가 어디에 계신지 몰랐다.”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면서

S부인이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연락을 해와서 S부인이 남긴 모든 것을

가지고 갔다고 합니다.

 

 

 

힘든 삶이라고 노래를 부르셨던

S부인도 지금은 편안해지셨겠죠?

 

H씨도 S부인도

이번 삶은 많이 힘드셨으니

다음 삶에서는 행복한 삶을 사셨으면 좋겠고,

 

S부인은 다음 삶에서는 조금 더

착한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미운 얼굴로 남의 험담이나 하고

남과 비교를 하는 사람은

절대 행복해질 수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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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많이 흔들립니다. (미리 죄송 ^^;)

하늘나라 가신 H씨와 함께 했던 산책입니다.

 

https://youtu.be/uHWUwUy_d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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