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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요즘 사고 싶어하는 기계

by 프라우지니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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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로 떠날 준비 다 마쳐 놨다가

코로나 때문에 잡혀서 얼떨결에

지금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 부부.

 

그것이 벌써 꽤 오랜 시간입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287

 

나 계속 일하게 해주세요, 실업자가 되기는 싫어요~

남편은 나에게 실업자가 되라고 했습니다. 한 6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비자도 새로 만들고, 항공편도 알아봐서 뜨자는 이야기죠. 하지만 6개월 기다려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라는 보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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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시댁에 들어와서 살 때까지만해도

“(2년 과정의) 내 직업교육을 마칠 때까지만

이라는 무언의 계획이 있었죠.

 

그렇게 2년이면 될 줄 알았던 시간이

이런저런 이유로 해를 몇번 더 넘겼습니다.

 

애초에 잠시 살다 나갈 생각으로

들어온 집이라

(미래에 시누이가 시부모님께 받게 될)

건물의 반만 사용하고 있죠.

 

침실 겸 거실에 남편이 재택근무 들어가면서는

남편의 일터로 사용되고 있는 방 하나와,

우리 살림보다 시누이 살림이 더 많은 주방.

 

우리 물건보다 시누이 물건이

더 많은 욕실에 화장실까지!

 

 

 

애초에 원룸이면 좁아도 우리만

사용하는 건물이니 눈치 안보고 살수 있지만,

시아버지의 건물에 시누이가

(미래에 유산으로 받게 될) 건물이라,

 

이곳에 사는 저는 2명의 집주인

(시아버지, 시누이)를 두고 사는 세입자 같죠.

 

건물 열쇠가 있으니 시부모님이

시시때때로 열쇠로 문을 따고 오시고,

주방과 욕실, 화장실까지 나눠

써야하는 시누이가 오는 날이면

내 나름대로 대청소를 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짜증을 자주 내죠.

 

나도 우리 집이 갖고 싶다고!

언제까지 우리 이삿짐을

창고에 둘 거냐고???”

 

나도 충분한 공간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입니다.

 

공간이 좁으니 남편은 침실 겸 거실에

일터이기도 한 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저는 2층에 있는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죠.

 

잠자고 일어나면 내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곳은 주방입니다.

 

주방에 내 노트북이며, 여러가지 책이랑

옷가지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습니다.

 

이런걸 넣어둘 작은 ()장이나

서랍같은 것이 있으면 안 보일 텐데..

 

그런걸 놓을 공간이 없으니

지저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

 

 

 

마음 같아서는 빨리 집을 얻어서 나가고 싶지만,

떠나려다가 주저 앉는 상태라 이 시기에

집을 얻거나 사는 것 자체는 무리가 있죠.

 

집을 얻었다면 출국할 때 살던 집을 빼고,

살림을 다시 다 시댁에 가져다

놔야 하는 것도 일이고,

 

집을 산다면 우리가 없는 동안에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집을 비워 놔야 하는데,

 

우리가 살지 않아도 집 관련 세금은

계속 내야하고, 또 누군가 주기적으로

집을 관리해줘야 하니 그것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집을 사서 세줬다가 나중에 우리가

이사 들어오면 되잖아도 있지만..

 

집을 사서 세주는 것을 여기 사람들은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순하게 집을 사서 세 받으면서

몇 년 있다가 집값이 오르면

팔면 되지!” 싶지만,

이것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머리 아픈 일들이 많습니다.

 

세 들어 온 사람이 월세를 내지 않아도

쫓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월세를 내지 않아도 소송하면서

몇 년씩 사는 사람들도 있죠.

 

이런 사람이 잘못 세 들어오면

골치도 그런 골치가 없죠.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세를 줄 때 그 사람이

세를 제대로 낼 수 있는가?” 를 먼저 보죠.

 

직업도 확실치 않은 외국인보다는

직장 확실한 내국인을 더 선호합니다.

 

확실한 직장이 있어서 세는 꼬박꼬박

내는 사람에게 집을 세줬다고 해도

그 사람이 어떻게 집을 사용할지는

아무도 모르죠.

 

내 집처럼 아끼고,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세입자는 사실 많지 않습니다.

 

내가 산 집도 아니고

세주고 사는 집인데

문 조금 세게 닫으면 어때서?”

 

남의 집이니 대충 험하게 살던

세입자가 빠져나가면 집은 망가진 상태이고,

이걸 수리하는 것도 돈이 들고,

또 내 집이 망가져 있는 걸 보는 것도

집주인으로서는 속이 상한 일이죠.

 

그래서 남편은 집을 사서 세를

주는 것도 맘에 안 들어 합니다.

 

그냥 새 집을 사서 처음부터

우리가 조심스럽게 사용하고

정성을 들여서 길들이려고 하죠.

 

그러니 마눌이 말하는 집을 얻어 나가던가

집을 사던가는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

 

좁아터진 집에서

(출국이 됐건 이사가 됐건)

떠날 날을 기다리며 사는 요즘인데

남편이 몇 달 전부터 사고 싶다는

기계가 있습니다.

 

 

슈퍼의 세일중인 슬라이서.

 

장보러 갔던 슈퍼마켓에서

10% 할인 행사까지 한다니

남편이 한동안 넋 놓고 바라봤던 것이

바로 이 뭐든지 절단할 수 있는 슬라이서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형식당이나

정육점에서나 볼수있는 물건이지만,

오스트리아 가정에는 이 슬러이서들이

기본적으로 주방에 붙박이로 설치가 되어있죠.

 

시부모님 댁의 주방에도

서랍에 숨어있다가 서랍을 열어서

위로 올리면 사용할 수 있는 슬라이서가

있는데, 요즘 남편이 이것이 탐이 나나 봅니다.

 

보통은 빵을 써는데, 소시지, 햄도 썰고,

그외 다양한것들을 썰어 먹을 수 있죠.

 

얼마전에 크로아티아에서 사온

(프레슈토, 하몽 같은 생)햄을

슬라이서로 얇게 썰어서 먹겠다는

작은 소망을 갖고 있는 남편.

 

우리 집이 넓고 슬라이서를 놓을 공간만

있으면 사고 싶으면 그냥 지르면 되지만..

 

지금 우리는 좁아터진 공간에서 살고 있어

기계를 사도 놓을 곳이 없거든요.

 

http://jinny1970.tistory.com/3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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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스트리아를 떠나지 못하게 상황이 전개되면서 남편이 안 하던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남편에게 지름신이 강림하셨나 봅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가격에 구애 받지 않고 산다는 건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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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주방 기계를 살 때도 어디에

놓을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또 머리 터지는 고민을 하고 싶은 것인지..

 

주방 기구도 꼭 필요한 거 같아서 샀지만,

사실 사용 횟수는 많지 않습니다.

 

슬라이서도 있으면 매일 사용할 거 같지만..

 

기계를 꺼내야 하고,

사용 후에는 깨끗하게 닦아서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처음에 샀을 때만

자주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손쉽게

칼 하나로 다 해결을 하겠지요.

 

칼로 썰면 햄이 조금 두껍겠고,

빵도 조금 두툼할수 있지만,

슬라이서를 꺼내고 닦아서 넣고 하는

불편함보다는 덜할 테니 말이죠.

 

마눌에게 부족한 공간을

주방의 상부장 위로 남아있는 빈 공간에

선반을 넣어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 것이 2년전이지만,

아직까지 이루어지지는 않았죠.

 

주방 기계와 마찬가지로 슬라이서도

남편이 사고 싶으면 사겠죠.

 

자기 돈으로 자기가 사겠다는데

계속해서 말리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죠.

 

남편이 슬라이서를 사서 머리에 이고 있던

지하실에 두고서 필요할 때마다

주방으로 가지고 올라오던 그건 물건의

주인인 남편이 알아서 할 일!

 

좁아터진 집구석의 현실을 남편도

모르지 않으니 기계를 사던 말던

저는 그냥 지켜볼 생각입니다.

 

슬라이서를 놓을 공간을 필요한

남편이 마눌을 위한 공간을

먼저 만들어 줄 수도 있는 문제이니

원님 덕에 나팔을 불수 있는 상황이 될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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