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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직장내 편가르기, 현지인 직원과 외국인 직원

by 프라우지니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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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요양원, 제가 근무하는 병동에

외국인 직원들의 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병동의 도우미(=Heimhilfe 하임힐페)들도

(외국인 출신이) 2명이나 더 들어왔고,

그외 환갑이 넘은 체코 출신 간호사도

우리 회사의 다른 요양원에서

우리 요양원으로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나는 우리 병동의

첫번째 외국인 직원이죠.

 

내가 근무하기 전에도

외국인이 있기는 했지만,

외모는 외국인이지만..

 

그들은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었고

그들 자신도 오스트리아 사람이라

생각하는 부류라 외모도 외국인이고,

독일어도 버벅이던 외국인은 나혼자였죠.

 

 

https://pixabay.com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듯이

우리 요양원에 들어와서 7년차!

 

실습생 2년에 정직원 5년을 겪으면서

동료 직원들의 대놓고 차별,

은근히 차별을 다 겪으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외국인 동료들을

보면서 나도 외국인이기에

그들이 모습에서 나를 볼 때도 있었고,

저건 아닌데..”싶은 행동들도 보지만

나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시간이 나면 내가 하는 말은

이것뿐이죠.

 

우리는 외국인이라 일을 더 열심히 해야해!”

 

처음에는 독일어 버벅이며 말 한다고,

(자신들의 사투리를) 못 알아듣는다고,

말도 안되는 이상한 이유 등으로 앞에서는 면박을 주고,

뒤에서는 뒷담화를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항상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느 틈에

그들이 동료로 인정을 해주죠.

 

그들이 동료로 인정했다고 해서

개인적인 친분을 갖는 건 아닙니다.

 

그저 일할 때 서로 얼굴 붉히지않고,

서로 도와가면서 같은 팀으로

불편함없이 일을 하는 정도죠.

 

 

 

나야 근무도 가끔 들어가고,

근무에 들어가면 열심히 일만

하다가 퇴근하지만, 동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나 신입 외국인 직원들의

이야기는 다 듣습니다.

 

외국인 직원들이 다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아니니,

항상 누군가는 동료들의

혀 위에서 난도질을 당하곤 하죠.

 

간만에 지층(1) 근무를 맡았는데,

오전 간병이 끝나는 시간쯤에

병동의 도우미가 내가 근무하는 층에서

사용한 수건과 쓰레기등을

치워주러 와야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않아서

내가 다 정리를 했었죠.

 

그날의 도우미, M은 최근에

입사한 외국인 직원이고,

나는 그녀와 개인적으로 말은

해본 적이 없어 근무표에 붙어있는

그녀의 이름만 알 뿐이었죠.

 

새로 온 직원인데 오전 간병을

끝내는 시간에 지층에서 나온 것들도

정리를 해야하는 것을 모르나 싶어서

나중에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너 지층에 수건이랑 쓰레기 안 치웠더라.”

 

? 깜빡했어. 미안해!”

 

내가 시간이 있어서 치웠고,

나는 괜찮은데 다른 (현지인)

동료들이랑 일할 때는 조심해.

자신이 치워도 되는데,

일부러 널 그 자리까지 오라고 해서

면박을 주고 난 후에 치우라고 할 수도 있어.

특히 외국인 직원 안 좋아하는 동료들은

더 빡빡하게 구니 조심하고!”

 

 

 

나의 말에 그녀도

이미 눈치를 채고 있는듯 했습니다.

 

나도 이미 눈치를 챘어.

누구는 복도에 서서 수다만 떨어 대고……”

 

복도에 서서 일은 안하고

다른 동료들 뒷담화만 열심히 떨어댄

동료들 덕에 M도 이미 병동 내의

분위기는 눈치를 챈 듯 했습니다.

 

우리는 외국인 직원이라 그냥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나중에는

함께 일하는 동료로 인정해주니

다른 사람들이 서서 수다를 떨어대도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넌 네 일만 하면 돼.”

 

M 30대로 보이던데,

다른 눈치 없는 외국인 신입 직원들보다는

빨리 병동의 상황을 파악한 듯 했습니다.

 

내 말에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M를 보면서 그녀가 우리 병동에

"잘 적응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근무중에 있는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동료들이 모이면

현지인 동료들은 자기네끼리만

이야기를 합니다.

 

대부분은 함께 근무한 기간이

비슷한 동료들이 그룹을 이루지만,

재미있는 것은 모두 현지인 직원들이죠.

 

 

 

오전 10, 15분간의 간식 시간에

현지인 직원들은 모여 앉아서

수다를 떨어댈때 나는 테이블에 앉아서

사과, 오렌지나 다른 과일들로

늦은 아침을 챙겨 먹는데 집중을 하고,

 

점심시간 1시간도 오로지 잠자는데

사용을 해서 나는 동료들과

대화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

 

가끔 나에게 하는 질문에 대답을 해주지만,

자기 코가 석자인 인간들이

나에게 충고랍시고 어설픈

이야기들을 할 때도 있기는 하죠.

 

근무중에도 시간이 날 때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이 이야기들을 하지만,

나는 주로 듣는 입장이고,

대부분의 대화는 현지인 직원들끼리만

눈을 맞추고 주고받고 하죠.

 

최근에는 직업교육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실습생,

O가 얼마전에 체코 출신의 간호사와

현지인 요양보호사가 대판 싸움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현지인 직원이 근무중에

외국인 직원을 무시하고

눌러버리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서열로 보면 요양보호사는 간호사의 아래라,

간호사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일도 있는데,

네가 뭘 알아, 독일어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했던 것인지

 

 

 

체코 출신 간호사, L

튀는 발음이기는 하지만,

나름 독일어를 하는 수준이라

둘의 대화가 싸움으로 번져

병동사람들이 다 아는듯 했죠.

 

O는 지금까지 병동의 직원들이

다 화기애애 했다고 생각을 했던 것인지,

그 둘의 싸움이 자신에게는

너무 충격적이었다는 그녀에게

내가 한 한마디.

 

요양원에서 (현지인 동료를)

친구를 사귈 생각을 하지마.

여기는 그냥 일하러 온 곳이니 일만 하고 가.

네가 사람들한테 기대를 하면

실망을 하게 되니, 애초에 기대도

하지 말고, 여기서는 그냥 일만 하다 가.”

 

나의 말에 그녀도 이제는

자신의 생각을 조금 바꿔야

할거 같다 했습니다.

 

 

https://pixabay.com

 

함께 일하며, 동료들과 친해져서

밖에서도 만나고, 친구도 되고

그런 직장생활을 꿈꿨던 모양인데,

실체는 그것과 달라도 너무 다르니

애초에 그런 생각을 접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죠.

 

나에게 이런저런 일로

말을 걸어오는 외국인 동료들에게

내가 하는 말은 한결같습니다.

 

우리는 외국인이라

더 열심히 일을 해야한다,

그래야 그들이 동료로 인정을 해준다.”

 

요양원에서 친분을 쌓을 생각을 하지 마라.

돈 벌러 온 것이니

근무시간에 열심히 일만 해라.

근무하면서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사실 우리 병동의 현지인 직원들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고 있습니다.

 

간식 시간에 함께 앉아서 간식을

먹어도 자기네끼리만 이야기하고,

외국인 동료들은 애초에

대화에 껴줄 생각도 없는데,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겠다고

참 열심히도 허우적대던

내 외국인 동료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체념하는듯 보였습니다.

 

애초에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실망도 하지 않았을 텐데..

 

 

 

나는 친구도 없지만, 적도 없는

그런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외국인 동료들에게도

성실하게 일해야 동료로서 인정을 받고,

 

외국인 직원들은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현지인 직원들만의

그들만의 세상이 있음을 이야기 해주는데,

나의 이런 행동이 동료들을

편가르기하는 것은 아닐지..

 

그냥 자신들이 부딪혀서 멍들고

상처를 입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터득하는 것을 내가 너무

서둘러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미리 알면 조금 덜 다치고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를 하고

근무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내딴에는 조언이라고 챙기는

나는 고참 외국인 직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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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크로아티아의 캠핑장에서

즐기는 한가한 오전산책입니다.

 

https://youtu.be/0xL2G_R2qy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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