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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by 프라우지니 202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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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요양보호사

서비스직이라고 생각합니다.

 

? 요양보호사도 간병이 필요한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인이거든요.

 

서비스 직종에서는 손님은 왕이죠.

 

손님이 원하는 것을 해드리면서

손님의 기분도 가능하다면 좋게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저도 근무중에

내 기분과는 상관없이 나의 서비스를

받는 분들께 최대한 친절 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가끔은 그 친절한 웃음 대신에

고객께 짜증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죠.

 

재밌는건 내가 짜증을 지대로 냈음에도

그분은 날 여전히 친절한 직원이라

생각하신다는 사실이죠.

 

그분이 생각하시기에도

나의 짜증은 타당하다고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 이제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시겠습니다.^^

 

 

 

https://pixabay.com

 

저는 우리 요양원에는 사시는

모든 분들을 딱 세 종류로 분류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사시는

분들이 바로 첫번째 유형이죠.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느리고

어설프나마 하시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을 저는 좋아합니다.

 

그분들이 얼굴을 닦으시고,

가슴이나 목을 닦으신 후에도

내가 다시 닦아드려야 하지만,

 

스스로 하시려는 노력을 하시는 분들을

저는 개인적으로 존경합니다.

 

그분들은 최선을 다해서 당신들의

마지막 삶을 살고 계시니 말이죠.

 

직접 할수 있음에도

직원을 몸종처럼 부리려는

어르신들이 두번째 유형.

 

아침 간병을 들어가서

얼굴을 닦으시라 물수건을

손에 끼워드리는데 손 대신에

얼굴을 닦으라 얼굴을

내미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왜 자신이 닦을 수 있는 수박만한 가슴을

나에게 닦으라 내미시는 것인지..

 

제대로 닦을 수 없으니

그렇게 얼굴이나 가슴을 내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팔을 이럴 때 사용하지 않으면

언제 사용하시려고 그러시는지ㅠㅠ

 

 

https://pixabay.com

 

나에게 얼굴이나 가슴을

내밀거나 말거나 나는 물수건을

정성스럽게 손에 끼워드리며 한마디 합니다.

 

직접 닦으세요!”

 

할 수 있음에도 자신은

손하나 까닭 안하고 직원들의 서비스를

받으려는 유형의 어르신들에게

나는 대놓고 짜증을 냅니다.

 

욕실에서 내 틀니 좀 가져다 줘요.” 하면..

 

시간 많으시니까 휠체어 타고

욕실에 들어가셔서 가지고 나오세요.”

 

제대로 걷지 못해서

휠체어에 앉기는 했지만,

손으로 바퀴를 돌릴 수도 있고,

발로 바닥을 밀면 휠체어를

조금씩 움직이는 건 무리가 없습니다.

 

그렇게나마 팔과 다리를

움직여야 소소하게 운동도 되고

또 몸의 근육이 퇴화되는걸 막을 수 있죠.

 

그래서 스스로 하실 수 있는데

도움을 요청한 분들이 무안하거나 말거나

짜증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거죠.

 

물론 모든 분들에게

내가 이러는 건 아닙니다.

 

정말로 힘드신 분들 같으면

해 드리지만, 혼자힘으로 가능한데도

직원을 몸종처럼 부리려고 하시는

분들에게는 무안을 주기도 합니다.

 

 

 

두세 걸음 바로 앞의 테이블 위의

물잔을 갖다 달라고 하시면

짜증을 지나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적어도 10년은 더 사실 연세이고,

건강이신데 자꾸 게으름을 피워서

살만 붙어 몸무게도 100kg가 넘었는데

도대체 어쩌시려고 그러시는 것인지..

 

걸을 수 있는데, 휠체어에 앉아서는

밀어라!” 하시면 바로 맞받아칩니다.

 

몸무게 100kg 넘는 휠체어를

미는 건 우리도 힘들거든요.”

 

무거운 휠체어를 미는 것이

조금 힘든 건 사실이지만,

제가 이렇게 말을 하는 이유는

직접 움직이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죠.

 

이런 어르신들에게 짜증을

내는 이유는몸을 직접 움직이시라

독촉이 되는 것이고,

 

몇몇 직원들이 나처럼 반응을 하면

하기 싫어도 어르신이 직접

몸을 움직이시겠죠?

 

 

https://pixabay.com

 

내가 제일 싫은 인간형은

시간을 낭비하시는 분들”.

 

이런 분들을 만나면 저는 단순히

짜증만 내는 것이 아니라

90대 어르신께 훈계까지 합니다.

 

나이 어린 직원이 연세도 많으신

어르신께 훈계라니

조금은 어이없는 일이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하는 말인 걸 아시니

나의 짜증을 이해하 시는듯 하죠.

 

나의 짜증 폭탄을 제대로 받으셨던 분은

우울증을 앓으시는 K부인.

 

몇 년 전에 남편 분이 돌아가시고

남편 따라 가겠다고 자살시도를

몇 번 하시다가 우리 요양원에 오셨습니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상태로

우리 요양원에 들어오셨는데,

한가한 오후에 산책을 가시자고 해도

매번 사양하시고, 하루 24시간을 방에

짱 박혀서 방순이로 지내셨죠.

 

침대에 누워서 지내시는 시간이

길어지니 이제는 제대로 걷지

못하시는 상황이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침대만 고집하시는 K부인.

 

 

 

침대에서 벗어나는 시간은

하루 세끼를  식사할때,

아주 잠깐의 시간 뿐이죠.

 

이제는 침대에서 테이블로 

이동하는 것도 낙상 위험이 있어서

직원이 뒤에서 어르신의 궁디를

받쳐드려야 이동을 하십니다.

 

며칠 전 아침 간병을 위해서

K부인의 방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욕실에 모시고 가서 아침 간병을

해드리려고 옷을 벗겨드리는데,

바지 안, 기저귀에 큰일을 보신 상태.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신체건강하게 오셔서는 방에만 계시니

온몸의 근육이 퇴화했고,

의식이 있으시면서도 바지에

떵을 싸신 어르신의 행동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K부인, 바지에 큰일 보셨네요.

왜 직원 호출 안하셨어요?

볼일이 보고 싶으시면 직원을 호출해서

화장실에 갈 수 있게 부축 좀

해달라고 하셨어야죠.”

 

“……”

 

제가 매번 말씀 드렸잖아요.

매일 조금씩 움직여야 한다고,

하루 종일 침대에 계시니

근육들이 퇴화해서

이제는 걷기도 힘드시잖아요.

그리고 바지에 큰일 보신 건 감각이

무뎌지셔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쳐도,

냄새가 이렇게 심하게 나는데

왜 호출을 안하셨어요?”

 

“……”

 

 

 

매일 죽고 싶으니

뭘 할 의지가 없는 건 알겠지만,

치매 환자도 아니고 인지력도 있고,

말도 하실 수 있는 분이 바지에

떵을 싼 상태로 계신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되니 화가 났던거죠.

 

누구는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고 간

하루일수 있는데,

 

K부인은 그하루를 마지못해,

아니 너무 한심하게

사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죽고 싶다고

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은 꼭 이런 분들만 외면을 하시죠.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은 죽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마지막 순간에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한마디 드렸습니다.

 

“K부인, 사람이 죽고 싶어 하나님께

기도를 열심히 한다고 하늘에

갈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끝까지 열심히 사셔야지요.

꼼짝 않고 침대에만 계시다가

이제는 걷지도 직원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시고,

큰일을 보셨으면 직원을 호출해서

빨리 옷을 갈아 입으셔야죠.

그 상태로 계시면 피부가 상하고

짖물러서 나중에는

욕창이 생길수도 있어요.

제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요구를 하세요.”

 

 

 

화가 난 상태로 내 목소리의

톤이 꽤 높았음에도 K부인은

고개를 숙인 상태로

나의 말을 다 들으셨죠.

 

그리곤 다음에는 꼭 직원을

부르겠다는 약속을 하셨죠.

 

그리고 며칠 후 근무중

다시 K부인방에 들어가니

웃으면서 나를 반기시는 K부인.

 

친절한 직원이 왔다.” 하셨죠.

 

할 말은 하는 내가 K부인에게는

못된 직원일수도 있는데,

나를 친절하다 하시니

나의 진심을 이해하신 모양입니다.

 

요양원에 계신 분들께

제가 드리는 말씀은 항상 같습니다.

 

스스로 하실 수 있는 건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하세요.

죽을 때까지 최소한 밥이라도

직접 떠서 먹어야 하지 않겠어요?”

 

저의 이 생각은 근무를

떠나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시어머니도 게으름떠시다

며느리에게 자주 당(?)하시죠.

 

산책 가시라하니 얼마 전에

인공관절 수술한 무릎때문에

아파서 못 가신다 하시고,

 

천천히라도 매일 걸으시라하니

집안에서 집안일 하면서

걷고있다하시는 시어머니.

 

 

 

집안일 하면서 걷는 거와 밖을

노르딕워킹으로 걷는 거랑은 차이가 크죠.

 

고집도 엄청나신데,

당신 몸이 불편하시니 자꾸

집에서 꼼짝마라모드를 원하시는데,

 

그렇게 되면 제대로

걷는 것도 힘들어지는데..

 

얼마전에는 집 앞에 있는

딸기밭에 산책 삼아서

딸기를 사러 가자 하니,

아빠께 차 타고 가자하시던 시어머니.

 

며느리가 쉼표없이

그냥 한방 날렸습니다.

 

엄마, 코 앞인데 무슨 차예요?

산책 삼아서 슬슬 걸어가면 되지.”

 

그럼 자전거라고 타고 갈까?”

 

엄마, 코앞이 언덕이라

자전거는 안되죠.”

 

며느리의 말빨에 기가 죽으셔서

집 앞 딸기밭까지 걸어가시는 동안

시어머니는 허리도 아프다,

무릎도 아프다하시며 데모를 하셨죠.

 

요즘 시어머니는 천천히 걸어

10분 걸리는 슈퍼에 장보러

가실 때도 차를 타고 다니십니다.

 

가능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면 좋은데, 시어머니는

자꾸 게을러지시고 시아버지는

시어머니의 성질을 건드시지 않으시느라

하면 어른 차를 대령하시고

운전기사 역할을 하시죠.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이

신체적으로 어떻게 약해지는지 봐왔기에

시어머니께도 매일 걸으라고 요구하고

자꾸 게으름을 떠시면 짜증도 내는

나는 간 큰 며느리죠.

 

걸으실 수 있는데도 휠체어를 타고

정원으로 산책 가자하시는 분들에게는

한번 휠체어에 앉으시면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공갈협박을 하는

직원답게 시어머니께도

이런 협박을 자주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원해서 태어난

이세상 삶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이승의 삶을 소풍이라 표현한만큼,

 

소풍 온 세상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살다가 가야한다고 생각하죠.

 

하루 24시간이 누군가는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한 하루인데,

그 하루를 낭비하면서 움직이지 않아

온몸의 근육을 망가뜨리고

결국에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시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행동이 날 화나게 합니다.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난 요양원에 사시는 어르신들께

화를 내고 잔소리를 하는 모양입니다.

 

당신의 삶이 다할 때까지

당신이 가진 환경에서

(절망이 아닌) 행복을 찾고,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사시라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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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휴양을 가셨던 곳으로의 방문입니다.^^

 

https://youtu.be/dTpNXIhG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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