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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요양보호사를 몸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by 프라우지니 202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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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형들이 삽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임에도

직원들을 몸종 부리듯이 아주 소소한 것까지

하라고 명령조로 말하는 인간형도 있죠.

 

보호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집에서 케어하기 힘들어

요양원으로 보냈으면서,

자신은 해주지 못한 것들을 요양원에서는

당연히 해줘야 하는 서비스인것처럼

이야기 하는 부류도 있죠.

 

!

지금 저는 진상을 말하는 겁니다.

 

 

 

직원 중에 진상이 있듯이,

요양원에 사시는 거주민도 진상이 있고,

보호자도 진상이 있죠.

 

엊그제 근무를 갔더니만,

바쁜 오전시간 요양보호사를 도와주려고

한 할배 방에 간병을 하러 들어갔던

간호사가 혀를 내두르며 말을 합니다.

 

아니, T씨가 자기 이를 닦아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는 스스로 닦으셔야죠했더니

자기가 못 닦는다고 닦아 달라고 하더라.

음식은 스스로 먹으면서 왜 이는 못 닦는데?

말이 안되지 않아?”

 

나도 그 방에 들어가 본 적이 있어서

간호사의 말에 웃기만 했습니다.

 

T씨는 직원들에게

서비스를 받는 부류입니다.

 

아침 일찍 호출벨을 눌러서

그 방에 들어가면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손을 내밉니다.

 

직원 보고 자신을 일으키라는 이야기죠.

 

혼자서 충분히 일어나 앉을 수 있음에도

직원의 손을 빌어서 일어나고!

 

일어난 후에 욕실까지는

스스로 가시지만 딱 거기까지!

 

 

https://pixabay.com

 

얼굴을 닦으시라 젖은 물수건을 드리면

자기가 못한다며 얼굴만 들이대죠.

 

그렇게 젖은 얼굴로 얼굴을 닦고,

상체를 닦은 후에 수건으로 말리고 나면

그 다음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온갖 종류의 연고와 크림을

몸의 부위별로 바르라고 합니다.

 

그렇게 상체, 하체를 끝내고,

옷을 입혀 드린 후에 면도까지 끝내면

이를 닦아 달라T.

 

걸을 수 있고,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는 정도면,

스스로 얼굴과 상체 정도는 씻을 수 있고,

거기에 이 정도는 본인이 닦을 수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죠.

 

나도 T씨 방에 처음 들어가서

이를 닦으라는 그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으니

이닦기는 본인이 할 줄 알았는데

나보고 닦으라니..

 

본인이 스스로 못한다고 하니

그냥 해드리고 나왔는데,

그 방에 들어가는 직원마다

T씨의 행동이 거시기 한 모양입니다.

 

직원이 어르신들의 이나 틀니를

닦아 드리는 건 당연한 일이니

해 드리는 건 별일이 아닌데,

스스로 하시는 어르신들의 경우는

해드리지 않죠.

 

 

https://pixabay.com

 

본인이 스스로 못하는 것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도와드리지만,

할 수 있는 일임에도

직원을 몸종 부리듯이

시키는걸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직원은 없습니다.

 

T씨는 키가 185cm이상은 되는

건강한 체구의 할배입니다.

 

“3개월 시한부 인생

진단을 받으셨다고 했는데..

 

우리 요양원에 오신지 6개월도 넘었죠.

 

겉모습만 보면 말은 조금 어눌하지만,

보행기를 이용하면 스스로 걸어 다니고,

밥도 먹고, 일상적인 것은 가능하신데..

 

그런 사람이 왜 아침에 씻는 시간만 되면

직원이 일으켜야 하고 세수부터

이까지 닦아줘야 하는 것인지..

 

더 재밌는건 T씨의 부인입니다.

 

이 양반은 요양원 직원이 자신의 남편에게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호소하고,

 

입맛이 없는 자기 남편에게

병원에서는 크레페

(쨈 바른 프랑스 빈대떡이죠)

제공 해 줬는데,

왜 요양원에서는 그런 것도

안 해주냐고 한답니다.

 

 

 

병원에서야 자체 식당이 있으니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을 제공하고,

 

고급 병실 같은 경우는

정해진 메뉴가 아닌

자신이 먹고 싶은 메뉴를

직접 주문할 수 있는 구조이니

입맛이 없으면 빈대떡 아니라

수제비도 서비스 받을 수 있지만!

 

요양원은 메뉴 1 아니면 2뿐입니다.

 

하나는 고기 요리, 또 하나는 채식 요리 식으로

딱 두가지 뿐이니 내 입맛에

안 맞는 요리라고 해도 배 고프지

않으려면 조금 먹어 둬야 하죠.

 

물론 “3식 포함

하루 숙박비가100유로인데,

그깟 빈대떡 하나 못해주냐?

따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호텔이 아닌 요양원이거든요.

 

하루 100유로 낸다고

식사 때마다 음식을 먹여주는

서비스는 하지 않습니다.

 

물론 스스로 못 드시는 경우는

직원들이 먹여드리지만,

이건 정말로 삶의 마지막 코너에 계신

와상 환자나 팔, 다리를

못 쓰시는 분들의 경우죠.

 

하루 100유로짜리 요양원이라고

초특급 호텔 서비스를 기대하고 씻겨주고,

먹여주는 서비스를 바라는 것인지..

 

 

 

같은 100유로 비용이라고 해도

직원들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씻지도 드시지도 못하는 분들이 계시고,

직원의 도움은 하나도 필요하지

않으신 분들도 계십니다.

 

저 양반은 그냥 집에서 사시지

왜 요양원에 오셨을까?”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이런 분들도 시간이 지나고

하늘나라 가실 날이 가까워오면

직원들의 도움 없이는

힘든 날을 맞이하시게 되죠.

 

돈을 내고 정당하게 직원들의

서비스를 받으시는 분들이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당당하게

이를 닦아줘하는 사람은 없었는데,

T씨는 참 당당한 분이시고!

 

T씨의 법적보호자는 그의 딸인데,

법적으로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T씨의 부인이 매일 출근하듯이

요양원에 와서는..

 

왜 내 남편 밥은 먹여주지 않냐?”

 

왜 입맛 없는 내 남편에게

프랑스 빈대떡을 만들어주지 않냐?” 합니다.

 

유럽의 간병은 요양원도 있지만,

집에서 간병인이 24시간

상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용으로 따지면 양쪽이

거의 비슷하지 싶습니다.

 

요양원 한달에 3,000유로.

 

24시간 간병인 월급 + 식대

=얼추 3,000유로

 

24시간 간병인 이야말로

24시간 환자의 옆에서 요리해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씻겨주고,

산책 시켜주고 해 달라는 거

다 해주는 (거의) 몸종이죠.

 

같은 비용이라고 요양원에서

이런 몸종 서비스를 기대하고

요구하면 절대 안되는데..

 

T씨 가족은 참 답이 없습니다.

 

집에서 자신도 해주지 않던

남편에게 음식 먹여주기

왜 직원에게 요구하는 것인지!

 

자신이 집에서 돌보기 싫어서

요양원에 보내 놓고는

왜 요양원 직원들에게 터무니 없는

요구들을 하는 것인지..

 

내 남편이 “3개월 시한부 인생이라면

보통의 아내들은 남편이 하늘나라

갈때까지 곁에서 지켜주고,

소중한 시간을 보낼 거 같은데..

 

T부인은 죽을 날 받아놓은 남편을

요양원에 보내 놓고는

정말 남편이 죽는 날

기다렸나 봅니다.

 

 

 

요양원 직원은 몸종이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많은데

직원들은 한정적이다 보니

원하시는 서비스를 다 해드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스스로 할수 있는 일을

요구하시면 안됩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부모를

요양원에 보내야 하는

자식들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겠지만,

자신도 못한 내 부모 돌보기

하고 있는 요양원 직원을

몸종 취급하시면 곤란합니다.

 

내 부모를 돌 봐줘서 고맙다는

그 마음을 표현해주시고,

요양원 직원을 인격적으로 대해주셔야,

 

당신의 부모에게 직원이

그 마음을 고스란히 돌려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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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가 방에서 보내는 시간

 

https://youtu.be/TZFh57NQ9N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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