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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전해주지 못하는 선물, 전기 포트

by 프라우지니 2022.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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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친구에게 줄 선물이 하나 있습니다.

벌써 몇 달째 주지 못하고 잘 보관중이죠.

 

받은 것이 많아 답례 선물로 준비한 것이지만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려고 했었죠.

 

선물 포장 위에는 종이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나무도 세우고

나름 멋을 부려서 선물 포장을 했었는데..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연말이 지나도

만나지 못해서 그냥 두었던 선물.

 

 

 

 

크리스마스가 지났지만, 연말까지는

먹힐 거 같았던 크리스마스 포장지.

 

나름 정성 들여서 한 포장이라

가능한 이 상태로 주고 싶었는데..

 

해가 바뀌고 봄이 오고 나니

크리스마스 포장지는 도저히 안될 거 같아

포장지를 바꿔습니다.

 

선물의 반은 포장지가 먹고 들어가는데,

아무래도 때 지난 크리스마스 포장지는

아닌 거 같아서 말이죠.

 

이 선물의 주인은 우리의 친구인 A.

 

지난해 크로아티아 가는 길에 A네서 하룻밤,

돌아오는 길에는 이틀 밤을 머물렀고,

A가 준 비싼 선물도 챙겨왔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3524

 

비싼 선물을 부르는 나의 예쁜 짓?

크로아티아 여행을 가면서 그라츠에 있는 친구, A네 하룻밤 신세를 졌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A는 내 친구는 아니고.. 남편의 대학 후배이면서 전 직장 동료였고, 우리 결혼식의 증인이기도 하죠.

jinny1970.tistory.com


아직 짓고 있는 집이라 A네 주방은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은 상황.

 

당장에 차를 끓이는데 필요한 전기 포트도 없길래,

A의 비싼 이어폰을 선물로 받으면서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었습니다.

 

너희 집 주방의 전기 포트는 내가 사 줄게!”

 

마음에 없는 소리를 잘하는 오스트리아 사람답게

A는 필요 없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이미 오스트리아에 살 만큼 산 나는

그것이 진심이 아닌걸 알고있죠.

 

오스트리아 사람인 남편은 A가 됐다고 했으니

사줄 필요가 없다고 말렸지만,

그건 남편의 생각이고,

A의 선물을 받은 건 나이니 내 맘이죠.

 

남편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A의 거절이 진심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거든요.

 

 

 

내가 A에게 주려고 포장 해놨던 것은

A에게 사주겠다고 했던 전기 포트와

달걀 컵도 4개.

 

이사 기념으로 동료에게 선물 받았다는

달걀 삶는 기계가 WMF 브랜드라

전기 포트도 같은 회사 제품을 준비했습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주방기기들은

작은 회사 제품으로 갖춰 놔야

색의 통일감도 있는 법이고,

 

이왕에 주는 선물 싸구려로 주고 욕을 먹느니

인지도가 있는 제품을 줘야 두고두고 쓰면서

내 생각도 해주겠죠.^^

 

A는 농가에 살면서 닭 4마리를 키우는 있어

매일 유정란을 생산하니

집에서 달걀을 자주 먹고,

 

또 손님들도 와서 자면

달걀을 아침으로 주는데, 달걀을 마땅히

세울만한 달걀 컵이 없길래, 주문했었죠.

 

삶은 달걀을 그냥 먹으면 되지

뭘 굳이 컵에 세워서 먹냐?

싶으시겠지만..

 

유럽의 아침에 나오는 달걀은

완숙도 반숙도 아닌

달걀의 흰자만 익은 상태.

 

그래서 달걀을 컵에 세워놓고,

달걀의 윗부분을 때려 살짝 껍질을 벗긴 후에

안에 있는 익지않는 노른자는

작은 수저로 퍼먹습니다.

 

그래서 유정란을 빛내줄

유리 달걀 컵을 준비했죠.^^

 

크리스마스 포장 안에는 그렇게

전기 포트와 달걀 컵이 들어있었는데..

 

계절이 바뀌니 이제는 포장지를

바꿔줘야 하는 거죠.

 

 

 

포장을 바꾸면서 A네 집에서

마음에 걸렸던 그릇을 닦는

주방 행주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 모든 제품을 반값에 파는 가게에서

고급 품질의 행주를 저렴한 가격에 샀었는데,

품질이 너무도 맘에 들어

A에도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남자 혼자 사는 집이라 세탁해서

널어놓은 행주의 색도 꼬질꼬질했지만,

그보다 내 눈에 더 들어왔던 것은

행주가 너무나 얇았던 것.

 

내가 A를 위해서 준비한 건,

두툼한 행주라 오래 사용할 수 있고,

또 쓰면서 더 맘에 드는 제품이라

A도 좋아할 거 같았죠.

 

마음 같아서는 6장 세트라 한 세트를

다 주고 싶었지만, 도가 지나치면

받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그냥 두가지 색을 하나씩만 주는 걸로!

 

사놓은지 몇 달이 되어가는

선물의 존재는 A도 알고있습니다.

 

지난 해에 물건을 사뒀다고,

만나면 주겠다는 문자를 보냈었는데

그때 행주는 없었죠.

 

 

 

 

크리스마스 포장때는 없었던 행주가 추가됐으니

선물 포장도 다르게 해봤습니다.

 

달걀 컵에 깨지지 않게 행주로

예쁘게 둘둘 말아서 포장해보기.

 

A가 선물을 보면서

뜬금없이 웬 행주?”하겠네요.

 

A네 집에서 내 눈에 밟혔던 것이

그의 집에 행주였다는 걸 그는 모를 테니까!

 

 

 

 

계절이 바뀌니 봄꽃이 가득한 포장지를 사서

나비모양으로 포장을 했습니다.

 

이 포장을 하면서 남편에게 부탁을 했죠.

 

우리 여름이 오기 전에는

제발 이 선물을 A에게 주자고!”

 

차로 달리면 2시간 거리에 살고있지만

우리가 만나는 방법은 두 가지죠.

 

우리가 A가 사는 그라츠로 가거나,

중간에 만나서 등산을 하거나!

 

지난 연말에 같이 만나서

등산을 하게 되면 주려고 했었는데,

아쉽게도 A는 시간이 없어서 오지를 못했고!

 

사 놨고, 포장까지 잘 해놓은

선물은 조만간 줄 수 있겠죠?

 

그런 날이 조만간 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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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A네집 풍경.

주방옆의 빨래 건조대에 오늘 이야기에 등장하는

꼬질꼬질한 행주가 있습니다. ㅋㅋㅋ

 

https://youtu.be/qzeYRG-rh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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