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도 아닌 5월에 뜬금없이
3주간 휴가를 가게 됐습니다.
이번에 가는 휴가는
내가 가고 싶어 가는 것이 아니라,
가라고 하니 어쩔수 없이 휴가를 잡게 된 거죠.
회사에서는 밀린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소멸된다고 해서
급하게 휴가를 잡았는데,
남편은 아무리 휴가가 밀려도
법적으로 소멸되지는 않는다나 뭐라나?
남편의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그걸 따지느니 그냥 휴가를 가는 걸로!
3주씩이나 휴가를 잡아 놨지만,
꼭 휴가를 가야하는 건 아니죠.
집에서 휴가를 보낸다면..
린츠 시내에서 한다는 요양원 직원들의
“데모”를 참가해도 되고,
일년에 딱 하루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가장 큰 호수, 아터 호수를
한바퀴 자전거로 돌 수 있는 날도 있습니다.
다른 날도 자전거로 아터호수를 돌 수 있지만,
평소에는 차도를 달리는 차들과
나란히 달려야 해서 조금은 위험하다면,
이날만은 차들의 통행을 막아서
맘 편하게 자전거로 아터호수변을 달릴 수 있죠.
그외 회사 야유회도 있네요.
독일,파사우로 가는 하루 나들이였는데..
나는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휴가기간 내내 집에 있다면
“나도 갈수 있냐?”고 물어볼 수는 있겠죠.
그렇게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 휴가인데..
그래도 휴가를 간다면
가고 싶은 곳은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 지역.
매년 가고 또 가서 우리동네 같고,
이제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동네이면서
아직 안 가본 곳도 너무 많은 곳.
매년 우리가 휴가를 가서 우리동네 같은 곳은
바로 이스트리아 지역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반도.
캠핑장이 있는 “Premantura 프레만투라”와
그 아래 Kamenjak 카멘약 국립공원.
휴가 기간 동안 하는 일 이라는 것이
보트 타고 카멘약 국립공원, 반도의
여러 해변을 찾아다니며 휴가를 보내죠.
휴가 가서는 먹고, 자고, 캠핑장 산책하고,
해변에 누워있고, 보트를 타고,
식당에 밥 먹으러 가는!
딱 이정도만 합니다.
프레만투라를 벗어나서
가본 곳이 몇 군데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몇시간 마을을 걸어본 정도라
이스트리아 지역의 대부분은 모르죠.
그래서 남편에게 이번에는 이스트리아의
구석구석을 보러 가자고 했습니다.
해변에 있는 마을들을 따라서
한바퀴 도는 것도 좋고,
이스트리아 지역의 정 중앙에 송로버섯으로
유명한 마을도 구경을 갔으면 좋겠고!
남편이 넘어올 만한 멘트도
이미 발사했습니다.^^
“내가 송로 버섯이 왕창 들어간 파스타도 사줄께!”
근무에 바쁜 남편이 마눌에게
“가고 싶은 휴가 계획”을 짜라고 했습니다.
마눌은 “무계획이 계획” 인간형인디..
마눌은 여행이란 별 계획없이
출발해서 발길 닿는 대로 다니며
시시때때로 여정이 달라질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남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리
다 짜놓은 각본처럼 완벽한 계획을
세워야 출발을 하죠.
스타일이 전혀 다른 부부여서 여행을 갈 때
계획은 보통 남편이 다 짜는데,
이번에는 마눌보고 짜라니..
일단 내가 가고 싶은 지역이니
남편이 시키는 대로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나열 해보기.
집 떠나 처음을 정한 숙박지는
Motovon 모토분에서 3박.
이곳에 주차장 같은 캠핑장(1박에 25유로)이 있다니
조금 저렴하게 머물 수 있고,
송로버섯으로 유명한 곳이니 식당에서도 먹어보고,
송로버섯을 사서 아무데나 넣어서 먹어보기.
나도 남편도 아직 송로버섯을
한번도 먹어 본적이 없어서
이번에 그 맛을 확인 해보고 싶죠.
이른 아침과 늦으막한 오후에
마을 한바퀴 산책하는 것이
여행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니
3박이 힘들다면 2박,
그것도 안된다면 적어도 1박은 하기.
그 다음 정한 곳은
Opatija오파티아에서 3박.
이곳에 해산물시장이 있다고 했었는데,
그곳에서 해산물을 사서
직접 요리 해 먹을 생각입니다.
오파티아는 대도시 리예카와 가까운 거리여서
버스를 타고 리예카로 데이 투어를 가볼 생각이죠.
성수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민박집 3박을 해도
114유로 정도라 부담없는 여행지입니다.
그 다음 정한 여행지는
Rabac라박에서 2박.
이름만 들어봤지 아직 가보지 않는 동네라
이곳에서 머물면서 주변을 걸어 다녀볼 생각이죠.
민박집 2박에 84유로면
나름 괜찮은 가격이기도 하구요.^^
이스트리아의 동쪽을 봤으니
서쪽으로 넘어가면서 중간에
Pazin파진에서 2박.
파진도 송로 버섯이 나는 지역이라 그런지
민박집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조금 비싸지만(2박 110유로),
날이면 날마다 가는 곳이 아니니
이번에 그냥 질러보기.
그 다름에 정한 곳은
서쪽의 가장 위에 있는 마을,
Umag우막 2박.
2박에 51유로면 거의 캠핑장 가격인 민박집.
이곳도 이번에 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볼 예정입니다.
그 다음은 Novigrad 노비그라드에서 2박.
마을에서 조금 거리가 떨어진 캠핑장에서
머물며 마을까지 걸어가볼 생각입니다.
그 다음은 Porec포레치에서 2박.
2박에 66유로면 가격도 저렴해서
이곳에 머물면서 동네 구경을
꼼꼼히 해볼 생각입니다.
그 다음은 Rovin로빈에서 2박.
로빈은 이스트리아에서도 꽤 유명한 관광지라
민박집의 가격대도 엄청 다양하지만
저는 저렴한 가격대에서 골라 2박에 70유로.
로빈은 두어 번 가본적이 있기는 한데,
낮에 잠깐 구경하는 거 말고,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 로빈 시내를
느긋하게 걸어볼 생각입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찜 한 도시는 Pula풀라.
풀라에는 이태리 로마에서 볼 수있는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이 있죠.
여기도 꽤 유명한 관광도시이고,
낮에 구경을 두어 번 가본적이 있지만,
숙박을 하면서 사람들이 없는 시간대에
느긋하게 시내를 걷는 건 또 다른 기분이니
이번에 해보는 걸로!
이렇게 나는 빡빡한 20일 여정의
여행계획을 짰습니다.
사실은 여행계획이 아니라
나의“희망 여행지” 나열입니다.
마눌보고 여행계획을 짜라고 했지만,
마눌이 대충 만든 여행계획을
애초에 따를 생각이 없는 남편은
마눌이 가고 싶다는 도시를 위주로
다시 계획을 짜겠죠.
이제 나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이미 밝혔으니
그곳으로 가면 좋고,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면..
이왕이면 갔던 곳 말고,
새로운 곳을 봤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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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작년 9월쯤에 갔었던 늦으막한 여름휴가.
캠핑장에서 먹은 아침입니다.
크로아티아 여행 영상은 아직 블로그에 업어오지 않았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유튜브 채널에 가셔야
시리즈로 쭉~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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