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람들은 가끔 이상한 음식을 먹습니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한 재료들의 조합이죠.
갈아놓은 시금치에 감자와 달걀 프라이.
갈아놓은 시금치는 가정에서
직접 만든 것이 아닌
냉동 제품을 이용합니다.
얼어있는 시금치를 해동해보면
소스처럼 걸죽한데
그냥 먹기에는 조금 짭짤한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죠.
“Crème Spinat 크림 슈피나트”
시금치 크림이라 불리는 이것은
유럽사람들이 엄청 잘 먹는
냉동식품입니다.
제 남편도 이걸 가끔 먹고,
내가 근무하는 요양원에도
이 시금치 크림이 가끔
점심메뉴로 등장하는데,
어르신들은 이것을 아주 반가워하십니다.
남편이 시금치 크림을 먹을 땐
달걀프라이를 해서 같이 먹는데..
내 입맛에는 너무 짜서 소금까지
친 달걀프라이랑 먹으면 나중에 물을
두어 사발 마셔아 할거 같은 간입니다.
한국인 입맛인 제 생각에 “시금치 크림”을
먹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국수나 파스타를 삶아서
소스로 먹으면 딱 맞을 거 같죠.
나는 잘 안 먹는 시금치크림을
시어머니가 점심메뉴로 해 주셨습니다.
부활절이 코앞이고,
이날은 초록색 음식을 먹어야 하는
날이라고 하신 요리죠.
간만에 시어머니가 준비하신 점심입니다.
시금치 크림에 으깬 감자와
달걀 프라이.
보통은 이렇게 3개로 접시를 채우는데,
오전에 장을 보셨다는 시어머니는
여기에 뜬금없는 Leberkaese 레버케제를
달걀프라이 밑에 깔아주셨습니다.
Leberkaese 레버케제는 두 단어의 조합입니다
“레버(간) + 케제(치즈)”
단어만 보자면 간이 들어간 치즈 같지만,
실제로는 갈은 고기로 만든 소시지로
영어권의 미트로프와 비슷한 종류지만,
한국인인 저는 “분홍 소시지”라 생각하죠.
그렇게 시금치 요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소시지까지 덤으로 주신 덕에
잘 먹은 점심입니다.^^
시어머니가 뜬금없는 시금치 요리를
하셨던 이유는 오늘이 바로 “Gruendonnerstag
그륀도너스탁 (녹색 목요일)이기 때문이죠.
(유럽은 한국과는 달리 성경에 나오는
대부분의 모든 기념일을
일상 속에서 기념합니다.)
독일어권에서는 “ Gründonnerstag
그륀도너스탁”이라 불리는”성 목요일”
목요일 앞에 ‘초록”이라는 단어가
붙어있어서 그런지 이날은 꼭
초록색 음식을 먹습니다만,
이날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신 날입니다.
요리 하나에도 기독교적인 색체가
제대로 녹아있는 유럽의 문화죠.
예수님이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즐긴
그륀도너스탁(성 목요일)이 지나면
Karfreitag 카르프라이탁(성 금요일).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날입니다.
Freitag 프라이탁(금요일)앞에 붙은
‘Kar카르’라는 뜻이 뭔가 궁금했었는데,
지식백과에서 알려줍니다.
“비탄”이라는 의미라는 것을!
비탄의 금요일에는 육류가
아닌 생선을 먹습니다.
육류는 “재의 수요일 이후 부활절까지
39일동안” 먹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네요.
성 금요일도 “육류를 안 먹는 기간”이니
육류가 아닌 생선을 먹는 거죠.
법적으로 “먹지마”하는 것은 아니고,
개개인이 절제를 합니다.
레스토랑에도 메뉴판에 육류는 있지만,
대표메뉴는 생선이나 야채로
바꿔놓는 정도입니다.
누군가 육류를 주문했다고 해서
“지금은 고기를 먹는 기간이 아니니
주문하지 마”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대를 살면서 39일씩이나
고기를 안 먹는 것이 힘드니
현대인들은 이 기간 동안 나름의 방법으로
절제를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제 동료 중 한명은 이 기간 동안
“초콜릿”을 끊기도 하고
“술”을 끊기도 하죠.
부활절 당일에는
고기 요리가 등장합니다.
나라에 따라서 고기가 아닌
햄을 먹기도 하지만..
일단 육류 라는 것이 포인트!
저는 지금 부활절 주간 메인 요리를
나열하는 중이라 고기&생선 이야기만 했지만!
부활절 주간에 먹는 것이
위에서 열거한 다양한 재료의
메인 요리만 있는 것은 아니죠.
부활절이 다가오면 다양한 색의
삶은 달걀도 슈퍼마켓에서 판매를 하니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다양한 동물모양의 빵들도 등장합니다.
부활절 달걀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확인하세요.^^
https://jinny1970.tistory.com/2079
대표적인 것은 토끼 모양의 빵이지만,
양 모양의 부드러운 케익도 있고,
꽈배기처럼 꼬아놓은 브리오슈도 있죠.
다양한 종류의 빵과 케익을
디저트처럼 먹을 수도 있지만,
부활절 당일 아침에 버터&잼과
곁들여서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시어머니가 해주셨던 초록색 음식,
크림슈피나트(크림 시금치)로
시작된 짤막한 유럽의 부활절 음식 나열은
이쯤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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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부활절에 먹었던 한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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