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은행계좌 하나만
만들면 모든 것이 가능하죠.
저축, 입출금, 계좌이체에
현금카드까지 한번에 해결!
계좌를 만들고 싶으면 은행에 가서
직원 만나 신분증 내밀고 약간의 시간만
기다리면 내 이름으로 된 통장과 더불어
현금카드까지 그야말로 급행 발행.
신용카드가 없어도 은행에서
발급받은 현금 카드만 있으면 현금도 인출하고,
가게에서 물건 계산을 할 수도 있고,
버스나 지하철도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죠.
계좌를 만들면 현금 카드만 주는 것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이자도 챙겨줍니다.
내 돈을 넣어두면 소액이나마
이자도 들어오니 은행에 넣어둔 원금을
까먹는 일은 전혀 없고,
내 계좌에서 다른 계좌로 이체도 가능하니
참 편리한 것이 한국의 은행에서
해 주는 일이죠.
그런 한국의 은행만 알고 살다가
오스트리아에 와서 내가
급당황 했던 것이 바로
“오스트리아 은행은 이용료를 지불해야한다”.
내가 저금 해 놓은 돈으로 투자를 해서
그 돈의 이익을 나에게 돌려주는 것이 은행인데,
오스트리아의 은행은 이용료를 내라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위스의 은행에
돈을 넣어두려면 이용료를 낸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오스트리아 은행에도 돈을 내라고?
내 돈을 넣어두면서
이용료를 내야한다는데..
이용료 안내도 되는 공짜가 있다해서
오스트리아의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22
그렇게 2010년에 지로콘토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잘 사용했습니다.
계좌이체를 하는 계좌로 월급도 받고,
물건값도 보내고, 현금 인출도 했었죠.
그러다 뜬금없는 종이 한 장을 받았습니다.
내용을 추리면 딱 한마디.
“돈 내고 계좌 이용해!”
위의 내용을 구글 번역에 넣으니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네요.
위 계정은 2022년 3월 17일까지만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이후에는 계정 및 관련 서비스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지정된 날짜가 지나면 이 계정에서
더 이상 지불(정기 주문 및 SEPA 자동 이체 명령 포함)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계정에
더 이상 입금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위의 계정을 통해 처리되는
결제 거래가 다른 계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은 앞으로 이 (무료) 계좌는 이용이 불가능하니
다른 은행에 계좌를 만들어서
내 돈을 다 퍼가던가, 유료 계좌로
갈아 타라는 친절한 안내입니다.
내가 거래하는 은행에서
내놓은 상품은 3가지 입니다.
한달 이용료는 제각각
5,90유로/ 7,90유로/ 10,90유로.
계좌이체를 목적으로 하는 계좌는
이용료가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젤 저렴한 것이 한달에 5,90유로.
12번으로 계산하면 1년에 70유로 (92,000원)
미친거죠.
나에게 이자를 92,000줘도 시원치 않은데,
자기네 계좌를 사용했다고 이용료를 내라니..
계좌이체도 인터넷으로 하면 무료지만,
은행에 가서 창구를 이용하면 한 번에
3,90유로의 이용료를 내야합니다.
이 기가 막힌 오스트리아의 계좌 사용료에 대해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만,
아프카니스탄 출신 동료는 계좌 하나로
온 가족이 사용한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집에는 돈 버는 사람은 5명인데
계좌는 하나야.”
자식 셋이 다 알바를 해서 돈을 벌지만,
돈은 다 자기 아내가 관리한다고 했죠.
다른 문화에서 온 경우는 한 계좌를
온 가족이 사용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얼른 더 저렴한
다른 은행 계좌로 갈아타고 싶지만
이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말이 쉬워서 은행 갈아타기이지
내 핸드폰에 깔려있는 은행앱이랑
여러가지 보안프로그램을 생각하면
그냥 계속해서 이 은행을 이용해야
하는 것이 맞기는 한데..
일단 내 돈인데 내가 인출도 못하는
상황은 막아야 하니 계좌가 막히기 전에
얼른 유료 계좌로 갈아 놓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하기로 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집에서 가까운 은행 지점에 가서
무료 계좌가 막히기 전에 유료 계좌로
갈아타야 할거 같아서 왔다고 하니
은행 입구에서 안내를 하던 직원은
나에게 예약을 잡아줍니다.
그냥 창구에 가면 될 거 같은데 나에게
투자전문 직원을 붙여 준 거죠.
오스트리아의 다른 은행은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
내가 이용하는 은행은 창구 이용은
오전만 가능하고 오후에는 예약을 하고
온 고객만 받습니다.
우리나라 은행 하고는 차원도 다르고,
서비스도 다르고 마음대로 이용할 수도 없는
문턱이 겁나게 높은 은행입니다.
개인 고객들을 전문으로 상담하는 직원은
내 예상대로 투자하라고 꼬시는 작업을
전문으로 하시는 직원입니다.
나를 만나자마자 했던 첫마디는
”배우자와 서로 약간의 금액을 보험에 넣으라는!”
오스트리아에서는 배우자가 사망하면
사망자의 은행계좌가 한동안
잠겨버린다고 합니다.
만약 남편이 사망했다면 아내는
죽은 남편의 계좌에 접근이
불가능해진다는 이야기죠.
그러면서 하는 말 “계좌가 잠겨있는 상태인데
돈이 필요 할수도 있으니 나와 남편이
2만유로씩 서로의 이름으로 보험을
들어 놓으라나 뭐라나?”
그러면 배우자가 사망한 직후에
계좌가 잠겨있는 동안 이 돈으로
생활을 하라는 이야기죠.
이건 정말로 처음 듣는 이야기였습니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계좌가 잠긴다는 건!
사실 저는 이번에 저축 통장을
하나 만들고 싶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은행에 내 돈이 있다는 걸
통장으로 확인하고 싶었죠.
하지만 투자전문 상담사는
저축을 하겠다는 나에게 내내
신탁 이야기만 했죠.
저축은 인터넷뱅킹으로
계좌를 만들라나 뭐라나?
안전을 추구하는 나는 떼돈을 버는 것보다는
내 원금을 지키는 상품을 선호하는데,
이 직원이 권하는 신탁은
위험도가 쪼매 큽니다.
“1~7까지의 위험도”중에
4이면 위험한 거 아닌감?”
혹시나 몰라서 “남편에게 물어보겠다”고
마무리 짓고는 일단 유료 계좌만
만들고 나왔습니다.
내가 거래하던 은행이 몇 년 전에
프랑스의 투자회사에 팔렸다더니,
그때부터 저축을 하겠다는 고객에게도
신탁상품을 유도해서 투자를 하게끔
꼬시는것인지..
얼떨결에 유료 계좌로 갈아탄 마눌에게
남편이 한심하다는 것이 한마디 합니다.
“공짜 지로콘토를 개설하면 되잖아”
남편 말대로 무료 지로콘토를
만들 수 있는 은행에서 다시 계좌를
개설하면 되는데..
문제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인터넷 은행들이
처음에는 “무료”를 내세워서 고객들을
모은 다음에 1~2년후에는 유로로 바꿔버리죠.
이럴 때마다 매번 은행을 갈아 탈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나는 내 거래은행에
주택 부금도 붓고 있는 상황이라
내가 계좌를 빼버리면 주택부금으로
연결된 계좌가 사라지는 거죠.
무엇보다 더 웃기는 건..
내가 한달에 6유로의 사용료를 내는데도
나는 한달에 한 번만 무료로 현금카드를 이용해서
돈을 인출하거나 물건을 살 수 있고,
2회부터는 사용할 때마다 50센트를 내야합니다.
횟수에 제한없이 무료로 인출을 하려면
한달에 10,90유로의 사용료를 내야하는데,
현금을 마음대로 인출한다고 한 달에
4유로를 더 내기는 너무 아깝고!
보통 학생들이 사용하는 지로콘도 같은 건
무료가 정상인데 내가 거래하는
은행에서는 처음 1년만 무료이고,
그 다음해부터는 1년에 30,76유로의
사용료를 내야합니다.
이용료가 너무 비싸다고 하니
남편이 농담처럼 한마디합니다.
“당신 돈을 다 내 계좌에 넣어,
그럼 내가 현금카드 하나 뽑아줄께,
그 카드로 한달에 100유로까지만
인출할수 있지만 이용료는 안내도 돼!”
유럽의 은행은 왜 이리 한국과
다른 시스템으로 고객을 등치는 것인지..
한국의 은행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유럽에 진출한다면 유럽인들의 돈을
다 쓸어버릴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울며 겨자 먹기로 나는 한동안 한달에
6유로의 사용료를 내가면서 내 돈이
들어있는 계좌를 지켜야 할거 같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그때는
정기적으로 계좌이체를 받는 것이 없으니
그때쯤이면 무료 계좌를 찾아서
다른 인터넷 뱅킹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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