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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위한 쇼를 하다.

by 프라우지니 2012.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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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현관 입구에 불이 켜져 있습니다.

 

제 남편 몸이 안 좋을 때

밤새 현관 불을 켜 놓거든요~

 

어제 저녁에 집에 들어왔더니

TV 앞에 앉아서 젤리 종류를 얼마나 먹었던지,

TV 앞에는 젤리 포장지가 널려있더라구요..

 

배는 올챙이 배를 해 가지고

단 것을 계속 먹고 있었나봐요.

속이 안 좋을 때 까정~

 

https://pixabay.com/

 

 

제가 들어와서는 젤리 포장지 다 치우고,

젤리도 다 압수해서 치우고 나니,

그 부른 올챙이 배를 안고서 자러 가더니만…

 

밤새 잠을 못 잔 모양입니다.

 

현관불도 켜져 있는걸 보니

몸이 많이 부대꼈던지,

카모마일 차도 침대옆에 있고..

 

잠도 안 오는데(몸이 안 좋으니)

침대에서 계속 부비적대고 있었나봅니다.

 

6시가 되면 시끄럽게 켜지는

라디오 소리를 자장가 삼아서 계속 자고 있는데,

옆에서 한마디 합니다.

 

“일어나서 아침 차려야지~”

 

에궁! 그래서 일어 났는디..

현관에 켜져있는 불!

 

“아차 이인간이 몸이 안 좋구나~”라는 걸 알았지만,

그렇다고 누우면 시체되는 마누라가

밤새 뒤척이는 인간의 마음을 알리 없고..

 

(남편은 잠귀에 밝아서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왜 어디 아파? 어디가?”등등등

무지한 관심을 보이는디..)

 

아침에 쪼매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https://pixabay.com/

 

아침 차려주니 과일 요거트만 먹고는

빵도 먹는둥 마는둥!

 

몸이 안 좋은데..

 

일은 가야 한다고 출근 준비를 하는

남편을 위해서..

제가 이 한 몸 희생했습니다.

 

제가 오늘 아침에 검정 벨벳 원단의

츄리닝을 입고 있었거든요.

 

그나마 길이가 길어서 밑에

머리 묶는 고무줄 넣어서 거의 몸빼처럼

입고있는 바지 위에

(남편한테 선물했는데, 남편이

올챙이 배가 되는 바람에 입지 못한 )

파란색 팬티를 주어입었습니다.

 

아시죠? 수퍼맨 패션!

바지 위에 팬티!

 

검정바지 위에 파란남자 삼각 팬티입고

(위에는 빨간색 츄리닝-거의 완벽한 원색의 조화),

 

두 팔을 들고 날아가는 수퍼맨처럼

집안을 한 바퀴 뛰어다녔습니다.

 

 

https://pixabay.com/

 

목에 보자기까지 매면 좋았겠지만,

보자기를 갑자기 구할 수가 없어서

일단 파란 삼각팬티만 입고서

남편 앞에서 좀 했습니다.

 

몸이 안 좋은데(지가 단 것을 심하게 먹어서 그런 거지만),

출근 해야 한다고 별로 좋은 표정이 아니던 남편은

이리 수퍼맨이 되어서 온 집안을 뛰어 다니는

나를 보고 웃으면서 출근했습니다.

 

참! 귀염 받는 마누라 되는 길은

험난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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