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한국은 코로나 초기 때부터
온 국민이 정부의 지침을 잘 따라줘서
락다운없이 코로나를 잘 이겨내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초반에 말을 안 듣고
갈팡질방 했기에
락다운도 몇 번씩 해야 했고,
경제도 삐끄덕하는 시간들을 보냈죠.
“마스크를 쓰라”하니
그건 이상한 아시아 사람들이나 쓰는 거라고
우습게 알던 백인들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정부의 지침을 따르기 시작했죠.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물 내에
들어설 때는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애초에 정부의 지침을 잘 따라줬더라면
락다운을 몇 번씩 하지 않았을텐데..
락다운이 진행되니
직업을 잃는 사람들이 태반이었고,
그 기간에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위험한 밖에 나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를 했었고!
휴가를 즐기려던 사람들은
국경을 닫혀버리니
나라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국내 여행도 힘든 상황이라
돈과 시간이 있음에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집콕해야 하는 시간들이 꽤 길었죠.
2021년 7월 1일부로
오스트리아의 코로나 상황은
많이 여유로워졌습니다.
건물 내에서 꼭 사용 해야했던
법정 규격 마스트 (FFP2=KF94)를 완화해서
1회용인 덴탈마스크로 변경했죠.
모든 것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힘든 것은 경제인 모양입니다.
엊그제 신문에서 아주 인상적인
기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유명 관광지에 있는 산장에서
몇 달째 세입자를 찾지 못해서
페이스북에 광고까지 냈습니다.
단돈 천 유로의 월세로
48개의 매트리스가 있는
산장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라니.
꽤 구미가 당기는 조건입니다.
위치도 유명 관광지라
매상도 쏠쏠할 거 같은데……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트라운 호수 곁의 Feuerkogel 포이어코겔 (산)
그곳에 있는 여러 개의 숙소 중에
하나인 Gasthaus Christophorushütte
가스트하우스 크리스토포루스산장.
그냥 산장이 아니고 앞에
Gasthaus 가스트하우스가 붙은 걸 봐서는
식당도 겸하고 있고,
손님방 3개에 매트리스가
48개라니 도미토리형 산장인 거죠.
지난번에 다휴슈타인의 산장에 갔을 때
그곳에서 내고 있는 매년 세가
거의 억단위라고 흘려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이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니
한달 월세가 거의 천만원이나
되나 부다 했었는데..
지금 이곳은 월세가 달랑
백삼십만원이라니..
이 돈만 내면 내가 커다란 산장의
주인이 될 수 있다니..
산장 운영에 관심이 없는 저도
구미가 확 당기는 조건입니다.
물론 월세가 달랑 천유로라고
이것만 들어가는 건 아니겠지요.
아무리 부부가 운영한다고 해도
넓은 공간이니 직원들은 필요하겠지요.
식당도 딸려있는 산장이라
식재료를 공수하는데도
산 아래의 슈퍼마켓의 물건이라도 해도
산 위까지 올려야 하니 운송비를 포함하면
배보다 더 큼 배꼽이 될 거 같기도 하고.
하긴 돈벌이가 됐다면
은퇴를 조금 미루고서라도
직원을 부리면서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로 이미 1년 넘게 파리만 날린 산장이니
주인은 더 이상 견딜 힘도 용기도
다 잃어버린 상태인 거죠.
트라운 호수옆의 빨간 점이 바로 산장의 위치
오스트리아 잘츠캄머굿 지역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잠시 이 동네를 소개 해 드리자면..
잘츠캄머굿 지역에는
많은 호수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호수는 아터 호수,
그 다음으로 트라운 호수와 몬트 호수.
세계적으로 알려진 할슈타트 호수, 볼프강호수도
이 지역에 있는 호수 중에 하나죠.
할슈타트 호수는 호수변이 자리한 마을이
다른 호수의 마을들보다 더 예뻐서
매번 봐도, 계절에 따라서도
여전히 포터제닉한 곳입니다.
볼프강 호수는 산악 열차만 타면
편안하게 샤프베르크 산정상에서
아래로 펼쳐진 여러 개의 호수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멋진 곳이죠.
트라운 호수는 다른 호수에 비해서
조금 심심하게 보일수도 있는 넓은 곳이지만 ,
이곳에서도 케이블카/산악 열차로
올라갈 수 있는 산이 몇 개 있는데
광고에 난 산장이 바로 그런 곳 중에
하나인 포이어코겔이죠.
난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산 정상인데,
신문기사를 읽고 호기심에 찾아보니
이곳이 정말 유명하기는 한 모양입니다.
산 위에 산장이 9개나 있습니다.
물론 가격에 따라서 럭셔리의 수준이 다를테고,
광고에 난 산장인 매트리스가 48개라니
거의 난민촌 같은 느낌일 거 같기는 한데..
난민촌 같은 산장의 궁금하신 분은
오른 아래에 달리는 영상을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가보고 저도 깜짝 놀랐던 오스트리아 산장이었죠.
그래도 산악열차를 내리면
바로 옆에 산장이 있다니
다른 산장에 비해서
조금 더 접근성이 좋기는 한데..
경쟁하는 산장들이 너무 많으니
48개의 매트리스를 앞세워서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봤던 거 같은데..
코로나로 관광객들이 끊기고,
또 사회적 거리 유지를 하게 되면서
다닥다닥 붙어있는 매트리스는
아무리 저렴한 가격이라고 해도
더 이상 매력이 없죠.
이런저런 사항을 조합해봤을 때
이곳이 원래 월세가 천 유로는
절대 아닌 거 같은 곳인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야하는 상황이니,
노느니 푼돈이나 벌어보자 심산으로
매달 천 유로라도 받겠다는 것인지..
내용이야 어찌됐건 천 유로만 내면
내가 한 달간 산장의 주인이 될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 광고입니다.
기회가 되면 광고에 났던
이 포이어코겔에 한 번 가 볼 생각입니다.
산악자전거로 가게 될지
걸어서 가게 될지 모르지만..
산 위에 숙박업소가 9개나 있는 이 곳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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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오스트리아 산장에서 만날수 있는 난민촌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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