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고가의 주방 기구를 사들일 때
대놓고 결사반대 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죠.
그 중에 내가 한번 시도 해 보고
싶었던 기계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가능하면 사지 않길 바랬기에
말리고 또 말렸습니다.
남편이 살 때 대놓고 반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교묘하게 남편을 설득하려고 꽤 많은 노력을 했었기에
남편이 사 놓은 주방 기구를 얼싸좋다 하고
대놓고 사용하기는 쪼매 거시기 한 상황.
남편도 사 놓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기구를
내가 먼저 사용하기가 거시기 해서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은 살짝 뒤로 숨긴 채 남편에게 했던 말!
“내가 고기 사다가 갈아서 햄버거 해 줄게!”
그렇게 나의 공사는 시작됐습니다.
사실은 떡을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일단 기계를 작동해야 뭔 가를 할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떡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햄버거 공사.
일단 요리를 시작하면 하루를
잡아먹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일(떡?)이 있으니 시작을 했습니다.
남들은 수제버거 집에 가서
고가로 사 먹어야 하는 햄버거.
우리 집에서는 자주 해 먹는 메뉴 중에 하나죠.
고기 1kg로 시작한 점심 메뉴라
당근 시부모님 몫의 점심도 있었죠.
빵 위에 치즈를 올려서 구운 것 사용했고,
빵 안에도 치즈를 넣어 빵 위/ 빵 아래 더블 치즈 버거.^^
시부모님도 그러시고 남편도 그렇고..
음식을 먹어도 “맛있다”는 말을 잘 안 하는 인간형들이라
내 음식에 대한 평가는 내 맘대로 해석.
내가 평가하는 내 음식의 맛은..
대부분은 맛이 없고, 아주 가끔 맛있다.
보통은 간고기를 사다가 하는데,
이번에는 고기 덩어리를 사다가 주방 기구에 갈아서 했으니
맛도 조금 남달랐을 거 같았던 내 더블 치즈 수제 버거.
보통은 불고기 양념으로 버거패티를 만드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해봤습니다.
불고기 양념 대신에 인터넷에 떠도는 방법으로 해봤죠.
고기 양념에 소금, 후추 넣고, 신선한 파슬리도 왕창 썰어 놓고
달걀과 빵 가루까지 넣어서 반죽을 했는데..
내 입맛에는 별로였습니다.
역시 버거패티는 짭짤달콤한 불고기 양념이 최곱니다.
버거 만든다고 일단 주방 기구를 꺼내 놨고..
이제는 내가 하려고 했던 그걸 할 차례죠.
주방 기구를 다시 제자리에 넣기 전에
내가 생각한 그걸 한 번 해 볼 차례.
냉장고에 식은 밥이 있어서 그걸로 한번 해봤습니다.
생고기를 갈아주는 기계이니
밥도 적당히 갈아서 떡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해봤었죠.
그래서 아쉬운 대로 냉장고의 밥을 기계에 넣어봤습니다.
일단 되나 안되나 시도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니 실험 삼아서 해 본 거죠.
밥을 넣었는데 대충 내가 생각한
비주얼의 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밥이 기계 안에 들어가서 이런 떡볶이용 떡이
나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모양이 나오니 완전 만족!
밥이라며 색깔이 조금 이상한 이유는..
잡곡밥이라서!
테스트 삼아서 만들어본 것 치고는 훌륭한 떡볶이 비주얼.
그동안 먹고 싶었던 쌀 떡볶이를 이렇게 먹어보네요.
아니, 쌀밥이 아니라 잡곡 밥이니
잡곡 떡볶이라고 해야 하나요?
떡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내가 소비한 시간 (=햄버거 만든 시간?)이 얼마던가?
고기 사다가 갈아서 버거 패티를 만들고,
시부모님과 남편을 위해서 감자튀김까지 준비해서
수제 치즈 버거 점심을 갖다 바치고, 정리까지!
내가 떡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시간을
투자한 보람을 제대로 느낀 순간!
떡볶이 비주얼은 합격이었는데..
떡볶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폭망했습니다.
그 예쁜 비주얼은 국물과 열에는 아주 약했습니다.
나는 떡볶이가 먹고 싶었는데,
완성품은 짓이긴 밥?
“다음에는 쌀을 빻아서 찐 후에 기계에 넣으면 될 거 같기도 하고..”
안됐다는 실망감보다는
“다음에는..”하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떡을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에..
수제버거로 시작한 나의 하루는 망친 떡볶이로 끝을 냈습니다.
다음 번에는 제대로 된 떡볶이를 만들 수 있을까요?
아직은 아리송한 주방 기계의
숨어있는 기능을 다음 번에도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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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잘츠캄머굿 지역의 아터 호수변을 달리는 영상입니다.
답답한 집콕을 하시고 계시는 분들은 오스트리아 랜선여행을 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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