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휴가, 주말 여가 시간, 심지어는 장보기까지 함께 하죠.
마눌은 뭐든지 마눌과 함께 하려는 남편을
“물귀신”이라 부릅니다.
자기가 먹고 싶은m걸 사러 가는 장보기에
왜 마눌은 끌고 다니는 것인지..
평소에 마눌이 먹고 싶은 것들(야채, 과일?)을 사러 갈 때,
마눌은 조용히 혼자 갑니다.
요새는 코로나 때문에 밖으로 나다니는 걸 못하게 하는
남편 몰래 도망가듯이 가느라 혼자 가기도 하지만,
그전에도 항상 혼자 다녔습니다.
자전거 타고 씽 하니 다녀오면 되는데
남편까지 달고 갈 필요는 없었죠.
가끔 남편과 함께 한 여가 활동(카약/등산/스키등)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동료들이 부러운 듯이 말을 하곤 했었습니다.
“너는 남편이 활동적이어서 좋겠다.
내 남편은 주말만 되면 TV앞 소파에
누워서는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니까!”
“나도 주말에 편하게 집에서 쉬고 싶을 때도 있어.”
나의 이런 이야기는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죠.
나는 집에 있고 싶은 주말에도
물귀신 남편이 나도 모르게 준비 해 놓은 산행을 간다고 하면
나는 꼼짝없이 끌려가는 날도 있습니다.
안 간다고 해 봤자
나의 “거절”을 제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마눌의 앙탈로 생각하는 물귀신 남편이라
마눌을 어떡해서든 끌고 갈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따라 나서는 날도 꽤 많습니다.
얼마 전에 제 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제가 다시 생각을 한 것도 있었네요.
“좋으시겠어요. 부부의 취미가 같으시니..”
우리 부부의 여가 활동이 “취미”라는 걸
저는 지금까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봄, 가을에는 등산,
여름에는 자전거와 카약
겨울에는 노르딕 스키를 타고, 눈신발을 신거나
눈신발이 없이 등산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종류의 여가 활동이 “취미”라는
범주에 들어가는 활동이었군요.
“취미”라 함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남편과 하는 활동이
취미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죠.
그렇다고 남편과 하는 모든 활동이
하기 싫어 죽겠는데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떤 때는 “싫다고 해도 어차피 가야 하니
그냥 따라 나서자”일 때도 있었죠.
좋아서 따라가는 때도 있고,
싫어도 따라 나서야 하는 때도 있고!
이렇게 시시때때로 다양한 상황에서
하는 것이 남편과의 여가 활동.
최근에는 우리의 여가 활동이
우리 둘만의 활동을 벗어났습니다.
물귀신 남편이 요즘에는 우리의 활동에
사람들을 추가하기 시작했죠.
카약을 타러 갈 때도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갔었던 카약투어는
6명이 모여서 함께 했었죠.
혼자였으면 절대 엄두를 내지 못할
조금은 위험한 강에는 사람들을 모아서 함께 하죠.
인명 사고도 나는 조금은 위험한 강이어서
혹시나 사고가 났을 때
바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 용으로 수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남편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마눌의 생각이죠.
“피하지 못하면 즐겨라!”라는
삶의 모토를 가지 아낙답게
내 앞에 닥친 상황을 나름 즐기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
짜증이 나는 상황을 잘 넘길 때도 있죠.
여러 명과 함께 했던 “카약 투어”는
유튜버 마눌의 비디오를 복사해다가
남편이 직접 며칠 편집하는 수고를 한 후에
남편의 동료들에게 영상을 보내줬죠.
영상 속의 강은 우리가 지금까지 다녔던 강보다
훨씬 난이도가 있는 곳이어서
카약을 타면서 급류에, 바위가 많은 구간들이 많았고
더불어 내가 소리를 질러대는 시간도 많았죠.
오늘 글의 아래에 “남편 편집 본”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만,
순전히 남편 입맛에 맞게 편집된 영상이고,
액션캠을 제가 목에 차고 다녀서
제 목소리가 다른 소리에 비해서
우렁차다는 건 미리 알려드립니다. ^^;
나는 취미라고 한번도 생각
해본 적이 없는 여러 여가 활동들.
그렇다고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는 건 아닌데
난 왜 취미라고 인식하지 않았던 걸까요?
글쓰기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이면
“취미”라고 할 수 있겠는데,
남편과 하는 여가 활동은 말처럼 취미가 아닌
활동이라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이제 겨울이 코앞에 있습니다.
겨울에는 카약이나 자전거 대신에,
눈신발을 신고 하는 등산이나
눈 쌓인 들판을 노르딕스키를 타고
열심히 걷는 스포츠를 하게 되지 싶습니다.
취미가 됐건 여가활동이 됐건
남편과 계절에 맞는 스포츠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누군가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 주말 여가이니
저는 군소리 없이 남편이 가자고 하면 잘 따라 나서야겠죠.
주말에 마눌을 데리고 이곳, 저곳을 나서는
남편을 물귀신이라 칭하지만,
그런 남편이 고마울 때가 많은 것이
결혼 14년차 아낙의 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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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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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위의 글에서 언급한 "남편 편집본 카약투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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