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랑은 길어야 3년”이라고!
나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만나서 3년정도면 단 맛, 쓴 맛 다 본 시간이니
이쯤 되면 서로에게 싫증도 날테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을 수도 있겠다고!
한국 여자가 오스트리아 남자를 만나
6년간의 롱디 끝에 결혼을 했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6년간 관계가 지속된 것은
우리 둘 다 다른 사람에게 눈 돌리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애초에 연애를 할 때도
“열렬+달달”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는 유럽인을 만나서
내가 아는(해 온) 연애와는 조금 차원이 다르기는 했었죠.
처음 만나서 “내 미래에 당신이 있다”는
조금은 이해가 안되는 말로 꼬시더니만..
남편이 말한 그 “미래”는
만나고 6년이 지나서야 현실이 되었죠.
결혼할 때 한국 여자가 했던 말.
“우리 죽을 때까지 사랑하면서 살자!”
이때 오스트리아 남자는 확 깨는 대답을 했죠.
“우리 사랑할 때까지만 살자!”
30대 초반에 만나서 중반을 넘기고 하는 결혼이라
“내 짝”인가 했었는데,
결혼식 당일에 신랑이 내뱉은 말이
“사랑할 때까지만 살자”니.
한국과는 문화와 언어가 다른 서양인이라
“결혼을 했다고 끝까지 책임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죠.
결혼식 날 남편이 말 했던
“우리가 사랑할 때 까지만!”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혼 13년이 지났고, 14년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도 우리는 사랑하고 있죠.
지금 우리가 하는 사랑은
20~30대의 열렬한 사랑은 아니지만,
“사랑의 유효 기간이 3년”은
아니라는 것은 알았습니다.
우리는 14년째 여전히 토닥 거리고
살면서 사랑을 하고 있으니 말이죠.
남편은 할 말이 있어서 찾아온 마눌을
자기 무릎 위에 앉혀 놓고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고,
마눌의 궁디를 톡톡 하는 걸 좋아하죠.
엊그제부터는 마눌을 포대기에
아이 싸듯이 침대에 눕혀 놓고는
이불로 둘둘 말아서 꼼짝 못하게
해 놓고는 혼자서 좋아 죽습니다.
매일 마눌을 괴롭히는 재미가 쏠쏠한 모양입니다.
괴롭히는 것도 사랑이라면
마눌을 겁나게 사랑하는 거 같기도 하고!
세상의 모든 남편 들이 그렇듯이
내 남편도 나에게는 ‘웬수’일 때가 더 많습니다.
화가 나면 남편의 뒤통수를 콩 박기도 하지만,
그래도 안 풀리는 경우는 “배에 힘 줘!” 해 놓고는
주먹으로 권투 하듯이 배를 때리기도 합니다.
남편 배를 한 번 때렸으니
남편도 동등하게 “마눌 배”를 때리라고
배에 힘을 잔뜩 주고는 내밀지만..
때렸다가는 마눌이 죽을지도 모르니
때리지는 못하는 남편.
결론적으로 마눌에게 맞고 산다는 이야기죠. ㅋㅋㅋ
결혼 14년이 지나면서 우리 사이의 사랑도
젊은 날에 했던 사랑과는 조금 달라졌지만,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는 설명하지 못할 거 같네요.
뭐랄까?
남녀간의 열렬한 사랑은 아닌 거 같고..
가족같이 서로를 챙긴다고 해야 할까?
좀 더 끈끈한 그런 종류인 거 같은데..
나는 남편을 큰 아들 챙기듯이 생각하고,
남편은 마눌을 큰 딸내미 챙기듯이 하는 거 같기도 하고!
들판 산책중에 셀카
사랑의 종류이면서도
싸우면서 이어진 관계이니
“전투애”인 것도 같고..
우리에게 아이가 없어서 서로에게 더 집중을 하니
이렇게 아직도 서로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것일 수도 있는가 싶기도 하고..
매일이 투닥의 연속이지만 나는 남편이 참 좋습니다.
남편도 내 마음 같다는 걸
남편의 행동에서 보고, 또 그 마음을 느끼죠.
살아가는 세월이 길어질수록 내 마음이 더 깊어지는 걸 보니
부부의 사랑은 깊이 스며드는 모양입니다.
우리는 결혼 15주년이 되고,
20년이 되어도 여전히 이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살고 있겠고,
나는 그때도 남편을 여전히 좋아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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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도 "남편과의 전쟁" 하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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