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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충돌 문화충돌

20유로 벌려다가 숨넘어 갈뻔..

by 프라우지니 2012.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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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돈 좀 벌어보려다가 숨 넘어 갈 뻔했습니다.^^;

 

남편은 가끔씩 산악자전거를 타러 나갑니다.

 

저는 남편의 10년 된 산악자전거를 타고 시내(평지를 달려서)나갑니다.

산악자전거여서 좋은거 하나는 조금 오르막에 기어를 팍 넣어서 달리면 일반 자전거보다는 많이 편하다는 거?

 

아무튼 나는 남편이 자전거 타고 오르는 뒷 언덕(산??)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제도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달릴 준비중이였습니다.

 

나: 산악자전거 타러 가려고?
남편: 응!

나: 나도 갈까?
남편: 힘들텐데..

나: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뭐! 근디..나에게 동기부여를 해봐봐!!

우리 집의 대화가 보통 이런 식이랍니다.
남편: 자전거 타고 시내에 가자!! (본인이 볼일이 있다는 얘기죠!)

나: 싫어~피곤해!!(왠만하면 어디 가자면 좋다고 따라나서는데 정말 피곤한거죠!)
남편: 시내가면 아이스크림 사줄께!

나: 싫어! (이거 정말 피곤한겁니다. 아이스크림 사준다면 얼른 따라 나서는디...)
남편: 아이스크림 더블로 사줄께!

나: 싫어! (정말 몸이 피곤하다는 얘기죠!! 낮에 시내를 2번이나 왕복했으니 ^^;)
남편: 아이스크림 더블콘에 5유로 줄게~

나: 싫어!

남편: 그럼.. 아이스크림 더블콘에 10유로 줄게~~

나: 그래! (신나서 얼른 옷입고 따라 나섭니다. 돈을 무지하게 좋아한다는..^^)

 

위에 대화가 계속 이어집니다.

남편: 그럼..자전거타고 날 따라서 완주하면 10유로 줄게!

나: 쫌 약한데???

남편: 완주하면 20유로 줄께! (남편이 생각해도 힘들다고 생각한거죠!)

나: 그래! 중간에 힘들면 나는 그냥 돌아온다.

남편: 알았어. 그럼 돈은 없는거다!

이렇게 약속을 하고 둘이서 자전거를 끌고 뒷동네로 갔습니다.

 

작년 가을에 뒷동네로 밤 주으러 다녔던 관계로 어느 정도의 오르막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제가 설마 그곳을 자전거타고 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답니다.

 

집을 나서고 약간의 오르막을 지나서 정말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나왔습니다.

평소에는 자전거 뒷바퀴의 기어만 바꾸면서 타고 다녔는데, 남편은 앞바퀴의 기어도 바꾸라고 알려줍니다.

그래서 시키는 대로 앞바퀴의 기어를 바꾸고 남편을 따라 달리는데..

(사실은 달리는 것이 아니고, 자전거가 거의 기어서 언덕을 올라갑니다.^^;)

 

앞서가는 남편은 멀쩡한디...

뒤에서 따라가는 나는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거의 천식환자 저리가라~ 수준으로 헉헉 댑니다.

 

남편: 빨리 달릴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페달 밟고, 집중하고(옆에서는 차들도 달린다는..)

나: 흐억~ 흐억~ 흐억(대답할 숨이 없는거죠!!)(지금 우리는 차도를 달리는 중이랍니다.)

20유로라는 돈이 있는지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고, 숨이 턱까지 차서 넘어갈 지경인데도 열심히 페달을 밟습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끔씩은 옆에서 달리는 남편은 웃겨 죽겠는 모양입니다.

자기는 약간 숨이 찬 정도인데, 이 아낙은 숨이 거의 넘어갈 지경입니다 그려~

거의 숨넘어 갈 순간에 겨우 첫 번째 산(언덕인디.. 나에게는 산이였다는..^^;)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신나게 평지를 잘 달리다가 내리막을 신나게 달렸습니다.

나는 이제 금방 집에 간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신났었는데... 조금 달리다 보니.. 정말 산이 나옵니다.

무슨 놈의 오르막이 끝이 없습니다. 그것도 지그재그로...

숨은 넘어갈듯하고, 다리도 아프고, 땀은 삐질 삐질나고, 옆에서 차들이 쌩쌩거리며 지나가고.. 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숨차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야 깨닫습니다.

숨차서 죽을 수도 있겠더라구요..

 

그렇게 산을 오르고(흐억~ 흐억~), 내리고 하기를 2시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집으로 왔고, 난 남편에게 20유로를 받았습니다.

남편은 기대하지 않았던 마눌이 자기랑 완주해서 기쁜 모양인디...

 

그 돈을 받으면서 마눌이 한마디 합니다.

“완주해서 주는 돈 20유로는 정말 고마워!! 근디.. 다음에는 200유로 준다고 해서 안 가!”
(돈 사랑하는 아낙이 정말 숨차서 죽을 뻔했던거죠! 200유로에도 안 간다는 걸 보면!!)

 

푼돈 벌려다가 건강 해치는 짓은 안 하는 것이 좋을거 같습니다.

 

아! 물론 산악자전거가 건강에 좋은거지만, 운동도 적당한 것이 좋습니다.

저에게는 자전거 타고 시내 왕복(40분)도 충분한 운동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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