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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충돌 문화충돌

잘못 해놓고 큰소리 치는 아내.

by 프라우지니 2012.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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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제가 잠을 14시간이나 자야 했습니다.

원래 잠을 오래 자는걸 별로 안 좋아해서 주말에도 잠이 깨면 벌떡벌떡 일어나거든요.

 

사건은 그제(금요일)저녁에 벌어졌습니다.

평소에도 산책 나갔다가 나무 밑에 떨어진 호두나 밤 같은걸 잘 주어오는 나!

 

우리 주인집 주차장에 어마어마하게 큰 호두나무가 있는데, 내 남편이 주인아저씨를 만나서 물어봤다고 하더라구요!

나무 밑에 떨어진 호두를 주어도 되냐구요!

아무도 줍지도 않고, 차가 오갈 때마다 짖이겨져서 주차장도 엉망이 되곤 하거든요.

아저씨는 흔쾌히 맘껏 주어가라고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때는 이때다! 싶었습니다.

이제는 동네 한바퀴 돌면서 남의 호두나무밑에서 기웃거릴 필요가 없이 내가 시간 있을 때,

집 앞에 호두나무 아래서 쪼그리고 앉아서 떨어진 호두를 줍기만 하면 되니까요!

 

금요일 오후에 심심해서 비닐봉투(내 생각에는 조금 크다 싶은걸 가지고 갔습니다.) 을 들고 나무 밑에 갔는데,

평소에 지나칠 때 보던거랑 실제로 떨어진 거랑은 천지차이더라구요.. 슬슬 주워 모은 호두는 거의 5kg 넘었습니다.

 

일단 호두를 깨끗하게 씻어야지 싶어서 그 많은 호두를 싱크대에 넣고 일일이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호두를 깨끗하게 씻은 건 좋왔는데… 싱크대에 물이 안 내려 가는거예요..

 

하필 금요일에는 4시 땡 하면 퇴근하던 남편도 이날 따라 9시가 훨씬 넘어서 퇴근했습니다.

피곤에 절어서 퇴근했는데, 싱크대는 막혀있으니 기분이 좋을리 없는 내 남편!

 

갑자기 나한테 자기 눈앞에서 사라지라고 하는거예요..

그러면서 궁시렁 대면서 싱크대 밑을 뜯더라구요..

 

에궁!! 싱크대 밑에 에스자로 굽은 플라스틱 관에서는 호두를 씻고 난 찌거기가 가득 걸려있더군요.

잘못한건 난데! 신랑의 조금 심한(아닌가?) 오버액션에 입 대빨 내밀고 침실로 쑥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10시도 안된 시간에 침대에 드러누었습니다.

당근 잠이 안 오는데, 그냥 눈감고 있었더니,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었더라구요.

 

12시(자정)가 됐나?

잠이 깨어서.. 뭘 하나 싶어서 조용히 들어봤더니만, 신랑이 휘파람을 불면서 여기저기를 청소하고 있더라구요..

또 자다가 일어나니 새벽3시!

그때도 신랑은 휘파람을 불면서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 내가 까먹고 있었습니다. 신랑이랑 5개월동안 떨어져있다 보니..

매 주말이 되면 온 집안을 뒤집어가면서 여기저기 청소하는 신랑의 습관을 잊고있었습니다.

물론 신랑이 청소하고, 뒤바꿔놓은 물건들의 위치는 월요일이 되면 다시 내가 해 놨던 대로 내가 다시 재배치 합니다..ㅎㅎㅎ

 

토요일 아침! 난 일부러 일어나지 않고 침대에 뒹굴었습니다.

나한테는 조금 힘든 일이더라구요. 잠은 벌써 깼는데, 계속 누워있으려니 거의 고문 수준이였습니다.

 

신랑은 10시가 넘으니 일어나서 혼자서 아침 챙겨먹고, 거실이랑 방을 오락가락하면서 놀더라구요.

괜히 내옆에 와서 옆구리를 꾹 찔려보기도 하고..

 

원래 내 신랑이 화를 낼때 조금 심하게 내는 편이예요.

화를 적당히 내면 나도 미안한 맘이 들텐데..

화를 너무 심하게 내버리니 잘못한 나도 화가 나서 같이 성질을 내거든요..

 

내가 화는 그렇게 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미안한 마음이 들게 적당히 내야한다..하고 아무리 가르쳐도 안되니 뭐!

 

결국은 앞으로 호두는 싱크대에서 씻지 말고,마당에서 씻으라는 주의로 마무리됐습니다.

정말로 마당에서 씻을 꺼냐구요?

아니요!! 계속해서 싱크대에서 씻을 예정이지만, 앞으로는 안 막히게 주의해서 씻으려구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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