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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누구에게나 강적은 있다

by 프라우지니 2020.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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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취급하고 마구 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마니 취급을 해도 가끔은 가만히 있을때도 있습니다.

 

왜?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는 건 아니니까!

 

우리 요양원에는 대놓고 외국인 직원에게 적대적인 몇몇이 있습니다.

 

대놓고 싫다니 나도 할 말은 없죠.

그저 “저 인간이 날 별로 안 좋아하니 오늘 하루는 조용히 보내자!”

 

주는 거 없이 미운사람 있습니다.

뭘 해도 꼴 보기 싫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있죠.

 

가뜩이나 미워죽겠는데, “왜 날 미워하냐?”“왜 구박 하냐?”고 따졌다간 미운털만 박힙니다.

 

어차피 자주 보는 사이도 아니니 그냥저냥 하루를 보내면 되죠.

 

이런 동료와 근무를 하는 날은 사무실에 앉아서 동료들이 수다 떨 때, 나는 어르신들이 계시는 방을 한 번 더 돌던가 복도에서 어르신들이랑 시간을 보냅니다.

 

쓸데없이 사무실에 앉아봐야 또 누군가의 뒷담화로 시간을 죽이는 사람들이고!

자리에 없는 사람의 뒷담화을 하니 내가 없을 때 또 내 이야기도 나오겠죠.

 

 

 

왜? 난 자타가 공인하는 사오정이니까!^^

http://jinny1970.tistory.com/3213

직원들 인정하는 사오정

 

언젠가 어떤 분이 제 글에 이런 댓글을 달았었습니다.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을 ”자기 합리화“하면 살고 있다고!”

 

자기 합리화가 뭐가 나쁜가요?

 

내가 가지고 있는 환경에 대해서 불만만 쏟아내고 불행하게 사는 것보다는 불만은 쏟아내지만, 또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눈곱만한 크기의 행복이라도 찾을 수 있으면 찾아야죠.

 

제가 어르신들께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 삶에 오늘은 딱 하루밖에 없잖아요!”

 

피하기 싫으면 그 순간을 즐겨야 하는 거죠!

하지만 나도 인간이라 모든 순간을 처음부터 즐기지는 못합니다.

 

처음에는 내 환경이 불만족스럽고, 짜증도 나고, 울화도 치밀어 오르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이 환경도 내가 살아갈 오늘의 일부라면 받아들여야 하는 거죠.

 

우리 삶에 띡 하루뿐인 오늘인데 일부러 내 마음을 지옥으로 만들 필요는 없죠.

 

그리고 저는 제가 자랑스럽습니다.

가끔은 스스로 장하다고 “궁디톡톡”도 합니다.

 

내 스스로 나를 사랑하지 않고,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그렇게 여겨줄까요?

나를 싫어하는 직원과의 근무도 나에게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날”이죠.

 

 

 

그런 날중에 하루가 궁금하시면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752

나를 힘들게 하는 그녀

 

날 유난히 대놓고 싫어하는 직원도 있고, 대놓고는 아니지만 틈만 나면 나의 모자란 점을 공공연하게 밝히려는 직원들 앞에서 나는 독일어 완벽하지 않는 직원임을 인정합니다.^^

 

외국인 직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룹에 있는 B.

이 그룹은 끼리끼리 뭉쳐서 아주 손쉽게 구분이 가능합니다.

 

B는 요양원 근무 30년이 넘어가는 요양보호사입니다.

어르신도 대놓고 갈구는 능력을 가진 직원이죠.

 

B는 내가 뭘 해도 싫은 모양입니다.

 

그녀가 지층 근무를 할 때, 지층의 할배 한 분이 방으로 가신다고 엘리베이터를 타셨길레, 손잡고 할배 방에 같이 가서 이 닦는 거 도와드리고, 허리에 연고 바른 후에 침대에 주무시러 들어가시는걸 보고는 문 사이에 장갑(문이 열리면 장갑이 떨어져 있으니 바로 직원이 알아 챌 수 있게)까지 넣어두고는 나는 다시 1층으로 올라갔죠.

 

지층에 근무하는 직원이 따로 있지만, 지층과 1층은 같은 팀이어서 서로 돕기도 합니다.

내가 지층 근무일때 1층 근무하는 직원이 그렇게 해준 적도 많았죠.

 

 

다양한 직원과 근무를 하게 되는 우리 병동 근무표

 

보통 동료 직원이 이렇게 할배를 모시고 가서 잠자리까지 봐줬다고 하면 한마디 합니다.

 

“고마워!”

 

B가 지층 할배를 찾길레, 내가 모시고 가서 잠자리까지 봐줬다고 이야기를 하니 “네가 왜 내 일을?”하는 낭패한 표정을 짓습니다.

 

물론 그녀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죠.

내가 그녀를 도와줘도 싫은 모양인데, 나는 그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옆으로 아파트 두어 채가 딸려 있습니다.

전부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고, 제가 사는 연방주는 그렇습니다.

 

요양원 옆에 있는 아파트에도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의 사시는데, 요양원에 들어올 대기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죠. 이분들은 “방문 요양”을 통해서 도움을 받으시죠.

 

가끔 이곳에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호출을 하면 요양원 사무실로 알람이 옵니다.

 

요양원에 근무하면서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만 보살피는 것도 시간이 없는데, 옆 건물이 호출까지 대응하기는 힘들다고 이야기를 해도, 가끔씩 울리는 옆 건물의 호출!

 

나는 한 달에 달랑 8일정도면 근무를 하는 직원이라 옆 건물에서 호출이 울리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 지도 아리까리합니다.

 

일단 그 번호를 확인한 후에 그 집에 전화를 걸어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확인한 후에 열쇠를 챙겨서 그 집에 찾아가서.. 어쩌고~ 저쩌고!

 

이것도 자주 있는 일이래야 바로 반응을 하는데, 내가 저녁 8시까지 근무 하는 날 울린 옆 건물의 호출.

 

낮에는 호출 벨에 간호사가 응대를 해서 나와는 상관이 없지만, 저녁에는 나 혼자 남은 상태이니 내가 대응을 해야 하는데 하도 오랜만이라 까먹었습니다.

 

 

 

호출이 와서 문 뒤에 옆 건물의 리스트를 확인하니 없습니다.

(전에는 문 뒤의 비닐 백에 이것이 있었거든요)

 

“옆 건물 전화번호랑 열쇠는 1층에 있나 부다. 난 2층이니 나랑은 상관없네!”

 

이렇게 편하게 마음먹고 있을 때, 1층 근무이던 B가 2층에 올라와서는 한마디 합니다.

 

“너 왜 호출에 대응 안 해?”

“응? 열쇠 1층에 있는 거 아니었어? 여기는 문 뒤에 아무것도 없는데?”

 

날 한번 보더니 B는 문 뒤에 있는 캐비닛을 열어 그 안에 있는 리스트를 꺼내서 호출한 집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녀가 이러는 동안 나는 구경만 했죠.

 

경력 30년차 직원에게 3년차 직원은 완전 햇병아리죠.^^;

그녀는 덩치도 100kg가 넘는 거구입니다.

 

호출을 한 집에서는 “산소호흡기”를 비롯해서 우리가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들을 이야기 하는듯한데.. 일단 열쇠를 챙겨서 그 집으로 사라진 B.

 

나중에 돌아와서도 보니 자기가 해결한 것은 하나도 없는 거 같은데..

호출 벨에 바로 대응하지 못한 나를 보면서 한마디 합니다.

 

“직원들 교육을 다시 시켜야겠어.”

 

시키면 뭐하냐고?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인데 금방 또 까먹지!^^;

 

시간은 흘러서 8시부터 근무를 시작하는 철야근무를 들어온 직원에게 근무인계.

 

 

근무인계를 하면서 B는 철야 담당 간호사에게 옆 건물의 호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바로 대응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찰나!

 

“옆 건물에 갔어? 거기를 왜 갔어?”

“호출을 해서 산소호흡기 이야기를 하는데 일단 가봤지!”

“너 근무일지 안 읽었어? 코로나 바이러스 기간에는 절대 옆 건물에 가지 말라고 했잖아. 그냥 전화로만 물어 봐야지 거기를 왜 가?”

 

간호사에게 제대로 당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부터 요양원 어르신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옆 건물에서 필요한 도움을 요양원 직원이 아닌 119 쪽으로 연결을 하라고 일지에 써있었는데..

 

나도 읽은 기억이 나는데 B는 깜빡했던 모양입니다.^^;

 

내가 호출 벨에 대해 즉각 반응하지 않을 것을 이야기하려던 B는 간호사의 호들갑에 입을 다물었습니다.

 

B나 철야근무를 온 간호사 K나 말로는 절대 안 지는 사람들.

 

요양원에 사시는 할매 한 분이 “마녀 3총사”라고 부르는 직원들이 있는데..

말로는 절대 안지는 직원들이라 할매들과도 대놓고 맞짱을 뜹니다.

 

나를 싫어하는 S와 B 그리고 간호사 K.

 

나의 무능함을 K에게 말하고 싶었던 B는 자신의 무능함을 보인 꼴이 됐습니다.

 

“근무일지에 코로나 기간에는 절대 옆 건물 가지 말라고 했는데 거길 왜 갔어?”

 

이 말에 B는 입을 다물었고, 더불어 그녀가 밝히려던 나의 실수도 사라졌습니다.

역시 사람은 자신을 작게 만드는 강적이 있는 거 같습니다.

 

나에게는 호랑이처럼 발톱을 드러내면서 잡아먹으려던 B는 K앞에서는 한 마리의 귀여운 새끼 고양이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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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심심해서 담아본 김치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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