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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의 진심어린 충고

by 프라우지니 2020.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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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실습생을 데리고 근무를 했습니다.

실습생은 없이 혼자 일하고 싶은 내 맘과는 달리 나에게도 시시때때로 실습생이 붙죠.

 

지난번에 하루 일해보고 시겁했던 그 필리피나 실습생.

이번에도 또 나와 함께 근무가 배정됐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3225

만만치 않는 필리피나 실습생

 

그날 근무하는 직원 중 누구도 목욕탕 근무를 갈 의지를 보이지 않길레 내가 자원.

 

그냥 있어도 더운 여름날인데 목욕탕 근무라, 사우나 하듯이 땀이 나기는 했지만 나에게 달려있는 실습생을 떼어낼 수 있어서 오히려 홀가분했던 시간이었죠.

 

보통은 실습생을 데리고 목욕탕 근무를 해야 하지만...

 

일손이 딸리는 오전 시간에 내가 목욕탕에 데리고 있는 거보다 다른 직원에게 붙여놓으면 실습생이 간병 해 드릴 수 있는 가벼운 증상의 분들은 실습생에게 맡길 수 있으니 다른 직원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오전 근무를 할 수 있죠.

 

사실 실습생을 데리고 근무를 한다는 이야기는 실습생이 내 뒤에서 서서 내가 일하는 것을 지켜보는 거죠.

 

하루 종일 실습생의 감시를 받으면서 근무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오전 근무를 끝냈고, 점심시간이 지나서 시작된 오후 근무.

 

 

 

https://pixabay.com/

 

실습생이 한 방에 들어가서는 어르신께 밖에 산책을 가시겠냐고 묻습니다.

 

그 어르신이 안 나가겠다고 하니 그 어르신 옆에 자리를 잡는 그녀!

그렇게 그녀는 그 방에 들어가서 한 시간 반 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후에는 사실 특별하게 할 일이 많은 것이 아니어서 어르신들과 복도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마당에 산책을 나가기도 하지만, 사무실에 앉아서 직원들이 잠시 이야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처럼 방에 들어가서 한 시간 넘게 있는 일은 직원들도 하지 않는데..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먼저 묻지 않은 일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녀를 불러서 한마디를 했습니다.

 

“너는 실습생이라 어르신과 산책을 가려면 너와 함께 하는 직원에게 먼저 물어봐야 해!”

“내가 산책 가겠다고 너한테 말 했잖아.”

“나한테 먼저 말한 건 아니지, 네가 어르신께 하는 말을 내가 옆에서 들은 거지.”

“.....”

“네가 어르신께 묻기 전에 나한테 먼저 물어봤으면 내가 너랑 같이 산책 갈만한 어르신을 연결 해 줬겠지. 하지만 넌 나에게 묻지 않았어. 다른 직원하고 근무할 때 그러지마!”

“....”

“그리고 한 어르신 방에 들어가서 그렇게 오래 있지 마.”

“난 어르신이랑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처음에는 약간의 대화를 하지만, 나중에 내가 문을 열어 봤을 때는 어르신은 침대에 누워계시고 그녀는 어르신 옆에 앉아서 자신의 핸드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내 침대 옆에 앉아서 한 시간 넘게 있는 건 부담스럽죠.

 

그 시간 내내 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도 내 옆에서 안 가고 있다면 누워서 눈을 감아도 누군가 나를 계속 감시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죠.

 

 

 

 

그녀는 같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같은 외국인”이라도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실습생을 좋아합니다.

 

나도 외국인 실습생으로 요양원에 발을 들여놔서 외국인 실습생이 겪는 어려움이 어떤지는 잘 알고, 정직원이 된 지금에도 외국인 좋아하지 않는 몇몇 직원과 근무를 할 때는 더 조심스럽습니다.

 

그런 날은 내가 더 부지런히 일을 하죠.

 

그들보다 딸리는 언어는 내가 외국인이라 어쩔 수가 없지만, 그외 업무 면에서는 책을 잡히지 않으려는 저 나름대로의 몸부림인 것이죠.

 

그녀 딴에는 내가 만만한 것인지 복도의 한쪽에 서서는 나를 손짓으로 부릅니다.

 

“진, 이리 와봐!”

 

그 모습에 순간 열이 받았습니다.

 

“아니 지금 저 싸가지 없는 것이 자기보다 나이도 많은 정직원을 아랫사람 부리듯이 손가락하나로 부르는 거야? 미친 거야?”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고 한마디 했습니다.

 

“네가 물어볼 말이 있으면 나한테 와야지. ‘내가 물어볼 말이 있으니 네가 이리와‘는 아니지.”

“내가 있는 곳이 사람이 더 없어서..”

“누군가에게 뭔가를 물어보려면 일단 그 사람 옆에 가서 ”잠깐 시간 있니?“ 하고는 ”잠시 이야기 할 수 있어? “ 한 다음에 자리를 옮겨야지.

무조건 이리와는 아니지!”

“.....”

 

내가 실습생일 때는 나는 항상 조심스러웠는데 그녀는 참 만만디 정신입니다.

 

나에게 하겠다는 했던 말도 내 동료직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나는 B, A 랑 C가 싫어. 아주 못돼 처먹었어.”

 

그녀가 못돼 처먹었다고 하는 3인은 그녀보다 나이도 많습니다.

 

다들 50대 중반이고 몇년있으면 다 은퇴하실 중년아낙들인데 이제 30대 중반의 아낙이 "못돼 처먹은 인간"이라고 하네요. ㅠㅠ

 

 

 

https://pixabay.com/

 

그녀가 열거하는 직원 B와 A는 대놓고 외국인을 싫어하는 부류입니다.

나는 실습생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겪는 직원이죠.

 

그나마 정직원이 된 후에는 조금 부드러워지기는 했지만,

여전이 약간은 껄끄러운 직원이죠.

 

나는 그래도 그들이 못돼 처먹었다는 생각은 한적이 없습니다.

그저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었죠.^^

 

하지만 C는 내가 좋아하는 직원입니다.

 

지난번에 야유회도 같이 갔었죠.

오늘 첨부하는 영상은 C가 나오는 야유회 영상이 될듯합니다. ㅋㅋㅋ

 

C는 키가 180cm 정도는 되어 보이는 큰 장정 같은 아줌마입니다.

다정한 성격은 아니지만 일 열심히 하는 같이 일하면 좋은 직원이죠.

 

내가 실습생일 때도, 정직원이 된 다음에도 같이 근무하면 편한 직원입니다.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그녀도 일을 찾아다니는 부지런한 직원이죠.

 

C는 내가 외국인이라고 차별, 눈치 같은 건 준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간만에 만나면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나를 챙겨주는 동료입니다.

 

지난 5년 동안 한결같이 나를 대해주는 몇 안 되는 직원이죠.

그래서 같이 근무하면 좋고, 다른 층에 근무하게 되도 만나면 반가운 동료 중에 하나죠.

 

그런 C가 싫다니 그녀는 외국인 차별도 안 하는데 왜?

 

자기를 불편하게 하고 대놓고 말 한다고 “못된 인간들”로 생각하는 실습생.

나는 궁금해 하지도 않는 이야기를 주절주절 합니다.

 

“다음 학기에는 우리 요양원이 아닌 다른 요양원으로 실습요양원을 옮기려고!”

“실습요양원은 실습생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습요양원에서 실습생을 거부했을 때나 다른 요양원을 찾는 거 아니야?”

“아니야, 내가 알아보니 실습생이 요양원을 바꿀 수도 있다고 해!”

 

 

 

 

https://pixabay.com

 

어디를 가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또 배우는 실습생이기에 환영받지는 못합니다.

 

실습생이 눈치 300단이라 알아서 일을 찾아서 해도 독일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 때문에 따르는 어려움은 있는 법인데 필리피나 실습생은 아쉽게도 눈치도 없고, 또 부지런하지도 않습니다.^^;

 

틈만 나면 어르신들 옆에 나란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으려고 하죠.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실습생은 어르신들과 앉아서 놀고 있는 꼴이 되는 거죠.^^;

 

노루를 피하면 범이 나선다는걸 모르나?

우리 요양원 같은 곳이 또 없는데..

 

내가 학교다닐때 들었던 다른 요양원에 비해 우리요양원은 꽤 높은 수준입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의 팀워크도 좋은 편이고, 또 직원들이 어르신들을 막 대해지도 않고, 20~30년 경력의 직원들도 어르신들을 마음으로 생각 해 주는 그런 따뜻한 곳이죠.

 

괜찮은 요양원의 일 잘하는 직원들을 자기에 대해 비판적이라도 “못된 인간”으로 몰아버리는 간 큰 실습생.

 

그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이야기 해줬습니다.

 

“여러 사람이 너에게 지적을 하면 그건 정말 너에게 잘못이 있다는 이야기야.”

“......”

“너한테 대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너에게는 좋은 거야. 최소한 네가 고칠 점을 지적 해 주잖아.  그걸 대놓고 싫다고 하면 안 되지!”(지적한다고 고쳐질 실습생도 아니지만..)

“조만간 우리 병동 책임자랑 이야기를 해 보려고.”

“뭘?”

“B, A랑 C가 나한테 너무 못됐게 군다고!”

“너한테 싫은 소리를 한다고 그걸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다른 직원들은 이야기를 안 하는데 유독 3명만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은 네가 일을 잘해서 말을 안 하는 걸까? 문제가 보여도 그냥 말을 안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그냥 대놓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너한테는 더 좋은 거야. 최소한 너의 고칠 점을 지적하는 거니까!”

“....”

 

 

 

 

B와 A가 외국인들한테 불친절한건 나도 겪었지만 그것이 그렇게 대놓고 할 만한 이야기도 아니고..

 

또 B는 30년 넘게, A는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입니다.

 

우리 병동 책임자도 필리피나 실습생의 근무태도에 대해서 이미 다 듣고 있을 텐데..

실습중 근무 태도도 불량한 실습생이 일 잘하는 직원을 저격한다?

 

독일어 딸리는 외국인 실습생에게 싫은 눈치를 줄 수도 있고, 한마디씩 퉁명스럽게 던지기도 합니다.

 

말이 딸리니 몸으로 더 부지런함을 보여줘야 살아남는데, 말도 안 되면서 몸도 빠릿빠릿 움직이지도 않고, 일도 시켜야 겨우 몸을 움직이는 실습생이니 당연히 좋은 소리는 못 듣겠죠.

 

그녀에게 대충 눈에 보이는 것만 지적을 했습니다.

 

“너 아까 보니까 P부인의 어깨를 두 손으로 감으면서 친한 척 하던데 ..

그러지마! 어르신들은 당신들만의 경계가 있어.

그러니 그렇게 몸에 손을 갖다 대는 일은 하지 마!”

 

“어르신들 옆으로 가서 앉을 때는 1 미터 거리 지켜, 어르신 바로 옆에 딱 달라붙어서 앉는 행동은 삼가해!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어르신들끼리도 가까이 앉지 않으시게 주의를 하는데 직원이 그러면 안 되지!”

 

어르신들 옆에서 이야기를 할 때는 마스크를 써! 덥다고 마스크를 그렇게 훌러덩 벗어버리면 면역력 약한 어르신들에게 바이러스 전염이 될 수 있으니!”

 

이렇게 일단 눈에 보이는 것만 지적을 해 줬는데..

내가 볼 때 그녀는 실습생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잘 모르는 거 같습니다.

 

실습생이 정직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그런 위치쯤이라 생각하니 직원들의 왕따에 대해서 병동책임자와 이야기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겠죠?

 

내가 충고를 한다고 그녀가 들을 거 같지도 않았지만 진심어린 말도 했습니다.

 

“병동 책임자를 찾아가서 B, A, C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 B, A가 외국인 직원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는 건 그들의 태도에서 느끼는 건데 그걸 공론화 할 수 없고, C 같은 경우는 외국인 차별하지 않는 직원인데, 그 직원에 너한테 한 행동이 외국인 차별에서 나온 건 아니라고 생각해.”

“집에 가서 한번 생각 해 볼께!”

 

내가 그녀에게 병동책임자에게 가지 말라고 한 이유는 사실 그녀를 위한 충고였습니다.

 

 

 

일 못하는 실습생임에도 눈에 잡히는 큰 실수가 없어서 그냥 두고 보는 건데, 일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실습생이 병동 책임자한테 가서는 직원들이 자기를 왕따(까지는 아니지만 뒤에서 자기 이야기를 한다고) 시킨다고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필리피나 실습생이 우리 요양원에 더 이상 있기 힘들어집니다.

 

아직 경력이 짧은 내 눈에도 그녀는 근무 중에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눈에 팍팍 들어오는데, 나보다 오랜 경력을 가진 직원들에게는 더 많은 것들이 보이겠죠.

 

처음 그녀를 봤을 때 내가 이야기를 해줬던 것 같은데 그녀는 잊었나 봅니다.

 

“외국인이어서 발음이 튀고, 그들의 말(=사투리) 을 다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더 많이 움직이고, 더 열심히 일해야 살아남아!

 

특히나 실습생은 최선을 다해서 근무를 해야 해!”

 

외국인 직원으로 일하는데 가장 중요한 생존전략인데..

그녀가 내 충고를 잊은 거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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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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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회사 야유회 영상입니다.

오늘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A, C와 함께 갔었던 야유회.

 

꽤 오랫동안 나를 불편하게 했던 A와는 지금은 같이 근무해도 불편하지 않는 사이가 됐고, C와는 만나면 반갑고, 같이 근무해도 편한 동료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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