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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참 쪼잔한 오스트리아의 코로나 보너스 500유로

by 프라우지니 2020.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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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세계의 경제를 한 번에 마이너스 성장률로 만들어 버린 코로나 바이러스.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두세 달은 기본적으로 “통행 제한령”이 있었고, 그 후로는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라는 단서가 붙은 채로 외출이 허가됐었죠.

 

국가의 여러 단계의 “외출 제한령”에도 맘대로 나다닐 수 있었던 직업군이 몇 개 있었죠. 그중 대표적인 직업군이라면 “의료계 직업군”

 

오스트리아에서는 국가 비상사태에도 일을 하러 집을 나서야 하는 직업군들을 “영웅”이라 불렀습니다.

 

의료계 종사자, 유통계 종사자, 교통계 종사자 등등 아주 다양한 직업군들이 있었죠.

 

오스트리아는 7월 1일부터는 ”마스크 해방령“이 실시됩니다.

의무적으로나마 쓰던 마스크도 이제는 쓸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죠.

 

물론 개인적으로 자신의 건강이 걱정되는 사람들은 쓰고 다니겠지만,

안 쓰면 벌금을 낸다니 억지로 쓰던 사람들은 마스크에서 해방이 되는 거죠.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직원들까지 마스크를 벗어 던지라니..

내가 주문한 음식이 어떤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오는지 불안한 사람들은 외식을 못할 듯!

 

내가 일하는 요양원은 간병(씻겨드리는 등의 행위)을 할 때만 마스크를 쓰라고 합니다.

7월 1일부터 말이죠.

 

더운 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것이 얼마나 더운지 알고 있지만..

그래서 내 건강, 남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입 주변에 땀띠가 나더라도 껴야죠.

 

 

 

Heute 신문에서 발췌

 

그렇게 “영웅”이라 칭하던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코로나 보너스”를 준다는 기사가 났는데..

그 금액이 너무도 초라해서 나는 실망스럽기까지 합니다.

 

“3월 16일부터 6월 30일“

이 기간에 일을 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풀타임으로 일한 경우 500유로를.

시간제 근무를 한 사람은 그에 합당하게 주겠다고 합니다.

 

이 기간에 병가나 휴가를 간 사람은 여기서 제외가 되고..

이런 저런 조항들이 따르겠죠.

 

주 연방 정부에서 주겠다는 이 보너스도 지급 시기는 9월로 알고 있죠.

 

“3월 16일~ 6월 30일“에 일을 한 직원에 한해서 9월에 지급한다는 이야기인데..

 

9월에 이 보너스를 받을 사람이 더 이상 근무를 안 하는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요양원에서 일을 하던 공익요원(8개월 정도 근무)은 6월30일 이전에 제대를 하게 되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지원한 공익요원의 경우는 3개월 더 연장근무를 해서 우리 요양원에 3개월 파견 왔던 공익요원들도 9월 이전에 다 제대를 하게 되는데 그 사람들도 일일이 찾아서 주게 되려는지..

 

나도 아직 우리의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서 뭐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9월까지 요양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을지는 미지수.

 

9월에 근무를 안 하면 그때쯤 나온다는 보너스를 받을 기약이 없습니다.

 

나라에서 나오는 돈들이 다 그렇듯이 받는 사람이 돈을 지급했다는 서류에 서명을 해야 돈이 지급이 될 텐데, 서명할 사람이 없으면 돈은 다시 주정부에 귀속이 되겠지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받을 돈의 금액이 적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받아도 그만, 못 받아도 그만인 돈인데,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지급되는 보너스가 터무니없다는 이야기죠.

 

 

쿠쿠쿠 웹사이트에서 캡처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이던 5월말에 오스트리아는 이런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실업중인 예술가들에게 월 1,000유로를 6개월간 지급하겠노라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실업자가 된 사람들은 다양한 직업군에 넘쳐날텐데 왜 굳이 예술가들에게만 생활비를 그것도 6개월간이나 지급이 되는 것인지..

 

얼마 전에는 노동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일시적으로 실업자가 된 사람들에 한해서 일시적으로 500 (인가?) 유로를 지급하겠다는 뉴스가 났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그들이 정해놓은 자격에 합당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이었죠.

 

이 금액이 기존의 실업급여에 더해져서 받게 되는지, 아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일시적 실업자들에만 해당되는 조건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술가들에게는 6개월씩이나 매달 천유로의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나라에서, 가장 위험하고 힘든 직업군인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지급하겠다는 보너스가 달랑 500유로?

 

자기 건강까지 내팽겨 치고 남들의 목숨을 살린 3개월 기간 동안에 대한 보상이 겨우 500유로라고?

 

슈퍼마켓 체인인 Pennymarkt 페니막트에서는 코로나 보너스 1,000유로씩을 전 직원들에게 지급한다는 뉴스를 본적이 벌써 몇 달 전인데...

 

주 연방 차원에서 주겠다는 보너스가 달랑 500유로?

 

요양원은 고령자들이 많아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곳이 맞기는 하지만,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그들을 치료, 간병해야 하는 병원 근무 보다는 그래도 안전한 편이죠.

 

 

 

구글에서 캡처

 

한참 전에는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코로나 보너스로 1500유로를 지급 하겠다”고 들었었는데..

 

그건 옆 나라인 독일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였나 봅니다.

 

1500유로에 비하면 턱없는 금액인 500유로지만..

“그래도 안 주는 거 보다는 낫다“라고 위로하는 내 동료들.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일을 해야 했던 직업군들이 다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중에 가장 위험했던 직업군이라고 한다면 우선 순위에 올라갈 그룹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계였는데..

 

(요양원은 병원에 비하면 그래도 안전한 편이었죠.)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 전 국민이 몸을 숨기고 집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순간에도 집을 나서고, 일을 하러 위험 속으로 달렸던 사람들에 대해 정부가 생각한 합당한 대가가 달랑 500유로인지?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입니다.

 

나의 아쉬움을 달래주겠다는 남편이 부족한 금액을 자신이 채워주겠다는 매력적인 제안을!

도대체 얼마나 채워주려고 저런 말을 하나 싶어서 금액을 물어보니..

 

“10유로!”

 

뭐니? 500유로를 주겠다는 주정부나 10유로를 주겠다는 나의 오스트리아 남편. 둘 다 수준이 차이는 있을 뿐 짜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주정부에서 주겠다는 500유로 보너스에 대해서 감사하지 않고 궁시렁 거리고 있는 아낙은 주 20시간 일하는 시간제 근무라 저에게 나올 금액은 500유로(풀타임으로 일할 경우)의 반인 250유로를 받겠네요.

 

이도 9월 달에 나온다니 그때 내가 근무를 안 하고 있을 확률이 높아서 그도 못 받겠죠.

 

내가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국가비상사태에 자신을 위험에 노출시키면서 근무한 사람들을 위한 보너스가 너무 작은 금액이라 참 심하게 실망스러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구글에서 캡처

 

물론 각자의 직업군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보너스를 받을 요량으로 위험한 시기에 일을 한건 아닙니다.

 

근무를 안 하게 되면 실업자가 돼야 하니 그래도 일하는 걸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근무를 한 경우도 있을 테고..

 

나 같은 경우는 남편에게 이런 제안도 받았었죠.

 

“위험한데 출근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그냥 그만 둬!”

 

어차피 그만 둘 예정이니 조금 더 빨리 그만 두고 내 건강 지키라는 남편의 생각!

 

사직서도 한두 달 정도 시간을 두고 내는 법인데 내 일터가 위험하다고 전화 한통으로 “퇴직”을 알리는 이런 책임감 없는 행동을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지금은 아니야!”를 외쳤었죠.

 

정말 전화 한통으로 퇴직을 알리고 집에 짱 박혀서 “내 건강, 가족 건강”을 지킨 사람들도 없지는 않을 겁니다.

 

내가 건강해야 돈도 필요한 것이고 내일도 있고, 모래도 있는 법이니 말이죠.

 

하기만 이런 이기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위험한 시기를 꿋꿋하게 자기 자리에서 지켜준 사람에게 보너스라고 빈약한 금액을 내미는 건 어찌 보면 “실례”라고도 느껴지는 것이 저의 속마음입니다.

 

제가 너무 욕심이 과한건가요?

 

이건 내가 더 많은 돈을 받겠다는 목적이 아닌, 정말 위험한 곳에서 근무를 한 사람들에 대한 평가(혹은 가치)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웅이라며? 달랑 500유로를 주는 겨?

 

다른 실업자들에게는 매달 천유로씩 6개월씩이나 챙겨준다며? 달랑 500유로를 주는 겨?

 

참 아쉬운 오스트리아 주 정부의 씀씀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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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업어온 영상는 코로나 관련 영상입니다.

코로나 초반인 3월 30일 영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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