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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주운 방울무로 후다닥 담아치운 열무김치

by 프라우지니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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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잠시 들어와 살고 있는 시댁의 마당은

다른 집과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와 나란히 붙어있는 좌, 우

옆집은 잔디밭에 수영장이 있지만..

 

우리는 그런 것 대신에

과일나무와 텃밭이 있죠.

 

텃밭을 가꾸시는 시아버지의 열정 또한 대단하셔서

마당에서 키우는 야채들을

느 농가가 부럽지 않죠.

 

꽤 오래 전에 한국에서 들깨를 가져다

드린 것이 있었는데,

 

얼마나 잘 자랐는지 깻잎들의 키가

내 키를 넘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원래 깻잎이

저렇게 키가 컸었나?” 한 적도 있었죠.

 

마당에서 크는 야채의 규모를 보자면

우리 집은 대 가족입니다.

 

항상 풍성한 야채가 봄부터 가을까지 종류대로

확이 가능합니다.

 

 

 

구글에서 검색한 방울무

 

봄에서 가을까지는 마당에서 하루 종일 사시며

농사를 지으시는 시아버지.

 

그 수고를 알고 있어 마당의 야채는

탐내지 않습니다.

 

아빠나 엄마가 “따다 먹어도 된다”

하시는 것만 갖다먹죠.

 

봄에는 아빠가 마당의 이 곳 저 곳에

방울무를 심으셨습니다.

 

슈퍼에서 방울무 두 줌 사려면 1유로는 줘야 하고,

거기에 유기농이라면 가격은 올라가죠.

 

방울무에 달린 열무가 여린 잎이라

저도 방울무를 사다가 열무김치를 담은 적이 있었고,

 

아빠가 심으신 방울무중에 무가 제대로

안 달린 것은 왕창 뽑아다가 열무김치를 담았었죠.

 

빨간색의 방울무는 동그란 것도 있지만

길쭉하게 자라는 것도 있는데,

아빠는 항상 두 가지를 같이 심으시죠.

 

철망이 쳐있어 접근이 쉽지 않은

뒷마당 토마토 모종 뒤로 쭉 심어놓으셨던 방울무.

 

마당 한쪽에 너무도 풍성하게 자라고 있는

열무는 언제쯤 수확을 하시려나 기다렸죠.

 

아빠는 수확하실 때 잎은 다 버리시니

그걸 잘 봐뒀다가 챙겨야 하거든요.

 

신경써서 봤더니

역시나 그 “때”를 잡았습니다.

 

장을 보러 나오다가 발견한 사건 현장!

아빠가 뒷마당에서 뭘 하십니다.

 

 

 

 

 

얼른 가보니 아빠가 뒷마당 중에서도

나는 접근이 쉽지 않았던 철망 뒤의 방울무를

정리하셨습니다.

 

그런데 며느리에게 말씀도 안 하시고

소리 소문 없이 해치우셨네요.

 

잎은 엄청 무성했는데 실제로 달린 무는 별로였는지

아빠는 방울무를 다 버려버리셨습니다.

 

며느리한테 한번 물어나 보시지

왜 매번 며느리보다 퇴비통을 더 선호 하시는지..^^;

 

며느리가 매번 “아빠, 열무는 절대 버리지 말고 저 주세요~” 하는데...

 

아빠는 며느리보다 퇴비통을

더 좋아하시나 봅니다.^^;

 

아빠가 열무를 훌러덩 넣어버리신 퇴비통은

그나마 음식 찌꺼기가 아닌 마당에서 나는

 

잔디나 잡초들을 버리는 퇴비통이라 버렸지만

다시 주워 들일 수 있는 상태.

 

아빠가 보시기에는 먹을 만한 상태가

아니라서 버렸다고 하시지만..

 

김치를 만드는데 싱싱할 필요는 없고,

또 이건 유기농인데 절대 그냥 버릴 수 없죠.

 

 

 

 

이미 퇴비통에 누워있던

열무들을 다 소환했습니다.

 

생각보다 꽤 양이 많습니다.

괜히 흐뭇합니다. ㅋㅋㅋㅋ

 

요새는 배추가 나오는 철이 아니라

가격도 조금 있고해서 배추김치는 안 담고 있고,

 

그냥 눈에 보이는 야채들로

량씩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아빠의 방울무들 사이에

무가 달리지 않는 녀석들을 다 뽑아다가

 

열무김치를 만들어 놓은 것도 있어서

김치가 급한 건 아니지만..

 

유기농 야채는 놓치면

너무 아까우니 꼭 챙겨야 하는 거죠.

 

 

 

 

버린 걸 줍는다고 아빠는 뭐라고 하셨지만,

그런 건 들리지 않았습니다.

 

유기농 열무는 어디서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그런 종류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런 열무가 나올 때마다

김치를 만들어 놓습니다.

 

김치야 만들어만 좋으면

나중에 언제든지 먹을 수 있으니 말이죠.

 

 

 

집 나온 아이처럼 꼬질꼬질하고 말라서

볼품이 없던 방울무들.

 

역시 씻기고 닦아놓으니

싱싱하고 푸짐해 보입니다.^^

 

방울무도 생긴 것이 길쭉이 무도 있고,

생기다 만 무도 있지만..

 

일단 다 챙겼습니다.

 

사실 난 무김치를 더 좋아하는 인간형입니다.

 

배추 김치보다는 깍두기를 더 좋아하고,

총각김치는 무청이 아닌 무만 먹죠.

 

총각김치 하니 생각나는 것이 있네요.

 

전에 언니랑 같이 살 때

내가 총각김치의 무만 잘라먹고 무청만 남겨놔서
언니는 총각김치를 해 놓고는
무는 구경도 못하고 무청만 먹었다는..

 

언니들의 보살핌 속에 자란 동생이라
언니 입보다는 내 입만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인 동생입니다. ㅠㅠ

 

열무김치는 시어도 배추김치처럼

국이나 볶음밥 같은 종류로 먹을 수는 없지만..

 

머리를 굴리면 다르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니 그런 건 고민할 필요가 없고!

 

 

 

 

주운 방울무는 후딱 김치로 승화시켜 버렸습니다.

 

주방에서 젓갈냄새 풀풀 풍겨

동네 똥파리들의 몰려드는 시간도 있었지만..

 

만들어 놓고는 혼자서 뿌듯해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우리 동네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럽의 파리들은 젓갈 냄새에 환장을 합니다.

 

아무래도 유럽의 식품 중에는
이런 지독한 냄새가 없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김치를 하는 날은 동네 똥파리들이
다 우리 집에 집결을 하죠.

 

아시죠? 똥파리는 집파리와는 전혀 다른 궁디(색)를 가지고 있죠.

궁디쪽에 형광색 비슷한 색을 띄어서 보통의 파리랑은 구분이 되죠.

 

그런 녀석들이 다 우리 집을 집결합니다.

 

이렇게 한번 들어온 녀석들은 창문을 열어놔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 집 주방에 둥지를 틀고는
아무리 쫓아도 날아가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비닐 봉투를 동그랗게 오므려서
파리들을 하나하나 잡아서 처단해야했죠.




이것도 하다 보니 이제는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젓갈을 꺼내야 하는 시간이 되면
주방으로 통하는 모든 문을 봉쇄합니다.

문을 닫은 상태에서 김치 제조를 마치고
그 다음에 모든 문을 열죠.

 

가능한 후딱 젓갈냄새가
주방에서 나갈 수 있게 말이죠.

 

이런 순간의 찰나에서 똥파리들은 참 잽싸게도 날아옵니다.

 

하지만 이미 모든 작업은 끝났고,
약간의 냄새만 나는 주방을 몇 바퀴 돌다가는 이내 날아가죠.

 

입맛은 맛에 인색하고, 요리 솜씨도 별로라

만들어 놓은 김치가 맛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신 김치의 맛은 거기서 거기니 김치가

필요한 순간에는 이 녀석들이 제몫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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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운 방울무로 담는 열무 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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