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여행을 하게 되면..

해가 지면 (어두우니) 잠자리를 들고, 아침에 동이 터오면 (밝아서) 눈이 저절로 떠집니다.

 

한마디로 바른 생활이 가능합니다.

 

집에서야 온 집안에 불을 껴놓고 자정이 넘도록 호작질이 가능하지만,

캠핑장은 깜깜해지면 켜놓을 불이 없으니 그냥 잠자리로 직행합니다.

 

그리고 다들 자는데 불 켜놓고 있는 것도 주변에 민폐인지라.

다들 일찍 자는 분위기죠.

 

 

 

그렇게 잘 자고 일어난 캠핑장안의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아침 준비.

 

우리부부가 제작한 2% 부족한 캠핑카에서 자고 일어난 첫날입니다.

밤새 덮고 잤던 침낭은 빨랫줄에 널어서 잠시 말립니다.

 

빨랫줄에는 어제 남편이 사용하고 널어놓은 스노클링 세트도 있고,

우리부가 엊저녁 샤워하고 널어놓은 수건도 밤새 잘 말라있는 상태입니다.

 

캠핑여행은 항상 이렇게 조금 어지럽습니다.^^;

 

 

 

자고 일어나서 눈 비비고 옷 갈아입고, 세수한 후에 차린 아침식사.

 

남편은 동네 빵집에서 아침에 구워 나온 바삭한 빵을 원하지만..

집에서 가지고 온 빵이 있는지라, 오늘은 그것으로 해결합니다.

 

남편은 빵에 햄으로 아침을 먹고,

마눌은 과일에 뮤슬리와 요거트를 범벅해서 아침을 먹습니다.

 

보통은 아침에 과일만 먹지만, 그랬다가는 10시쯤에 “꼬르륵~”하는 소리가 들리는지라,

여행 중에는 아침에 견과류 뮤슬리와 요거트까지 챙겨서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이곳에서 출발해서 바로 고속도로를 타고 아래로 달리려는 남편의 의지와는 달리,

마눌은 이 동네에 보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세계에서 제일 작은 교회가 있다는 Nin닌이 바로 코앞인데 안보고 가면 섭섭하죠.

 

어제부터 “남편 포섭작업”을 했었습니다.

 

캠핑장 주인에게 물어보니 여기서 닌까지는 “15분 거리”라고 하는데..

이번 기회에 안 보면 정말 억울해지는 거죠.

 

그래서 회유와 협박을 반복하면서 “닌으로~”를 외쳤습니다.

덕분에 마눌은 “닌”으로 달려 갈수가 있었죠.^^

 

 

 

닌은 아무런 정보도 없이 들어갔습니다.

 

어디에 주차장이 있는지 교회는 어디쯤에 있는지 모른 체 그곳에 도착했죠.

 

섬 안에 도착해서는 주차장이 보여서 주차했지만..

 

사실 교회는 어디로 가야 나오는지 모르는 상태인지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방향을 따라서 무작정 걸었습니다.

 

그랬더니만 교회는 나오더라구요.^^

 

 

 

내가 찾은 곳이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인기 관광지인지 아닌지 단번에 아는 방법은..

“주차비를 내느냐 마느냐”입니다.

 

주차비를 낸다면 그곳은 겁나 인기가 많은 곳이라는 이야기죠.

 

보통 우리 동네(오스트리아)는 공휴일은 주차가 무료입니다.

(린츠 시내나 그라츠 시내는 그런데, 비엔나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거리의 주차요금을 받는 기계가 자체적으로 돈을 받지 않죠.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주말도 예외 없이 주차료를 받습니다.

 

나름 관광 도시인 Pula 풀라에서는 5쿠나를 냈던 거 같은데, 1시간 주차료가 8쿠나(1유로 이상)로 한다는 건, 이 동네가 관광객이 겁나게 찾아오는 마을이라는 이야기죠.

 

동네는 작고, 우리는 작다는 교회만 볼 목적인지라,

일단 8쿠나넣고 1시간짜리 티켓을 뽑았습니다.

 

더 머물게 되면 시간에 맞춰서 와서 또 돈을 넣으면 되니 처음엔 1시간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걷는 방향으로 걷다보니 뭔가가 나오기는 합니다.

 

“그레고리우스 닌” 으로 알고 있었는데..

동상에 적힌 크로아티아식 이름을 그대로 읽어보면 조금 다릅니다.

 

“Grgur Ninsk 그르구르 닌스키“

닌은 중세 크로아티아의 기독교 주교구가 있던 곳이고, 이 동상의 주인공은 이곳에서 활동하신 주교로 당시 황제에게 라틴어가 아닌 크로아티아어로 할 수 있게 요청했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추가로 찾아본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닌스키 주교는 900년~929년경에 닌의 주교였는데, 중세 크로아티아 왕국에서는 수상정도의 위치였고, 19세기경에는 예배에 크로아티아 말과 언어가 쓰일 수 있게 하는데 꽤 중요한 역할 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역사적으로 종교적으로 꽤 중요한 인물인지라..

크로아티아의 여러 도시에서 이분의 동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동상을 지나서 조금 더 걸어가니..

세계에서 제일 작다는 성 십자가교회(Heilig-Kreuz-Kirche)가 나옵니다.

 

교회를 보기 전에는 정말 작은 교회가 하나 덜렁 있는 줄 알았었는데..

 

실제로 보니 교회가 애초에 작았던 것이 아니라,

옆으로 이어지는 건물이 더 있었는데, 다 무너지고 이것만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있었던 그대로 건물이 있었다면..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가 아닐 뻔도 한 교회입니다.

 

폐허 속에 남은 건물만 보고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라고 하니,

조금 허탈한 기분은 들지만 그래도 왔으니 꼼꼼하게 구경을 합니다.

 

 

 

우리가 갔을 때 이곳을 찾은 단체관광객도 있었고,

그 외 우리처럼 개인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일단 왔으니 교회 안에 들어가 봅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라니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말이죠.

 

위키피디아에서 찾은 이 교회에 대한 정보는..

교회의 문과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의 차이와 강도로 계절과 시간을 알 수 있었고,

아마도 이것이 달력과 시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합니다.

 

 

 

 

들어가자마자 우측으로 관광객을 반기는 통이 하나 있습니다.

 

각기 조금씩 다른 단어들이 11개나 쓰여 있는데..

 

내가 뜻을 이해 할 수 있는 언어인 영어나 독일어는 아닌지라,

대충 느낌으로 “기부함”이 아닌가 하고 지나칩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라고 해도 최소한 예배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들어 가 보니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우측에 기부함으로 보이는 통만 있을 뿐, 실내는 이리 썰렁합니다.

기부함에 돈을 모아서 교회의 천장과 벽을 예쁘게 복원하겠다는 것인지..

 

뜬금없이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원래 교회 천장에 벽화 같은 건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복원을 안 했을까?”

 

그랬더니 이해가 될 듯 말 듯 한 대답을 남편이 합니다.

 

“원형 그래도 보존해야 하는 문화재이니 손을 안대는 거지.”

 

폐허도 문화재인 것은 맞지만..

교회 안을 이리 썰렁한 상태로 두는 것이 길이 보존하는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교회 안의 벽화를 복원하면 더 멋있는 문화재가 될 것도 같은 것이..

단순한 아낙의 생각입니다.

 

 

 

 

교회보다 더 근사했던 Roman Temple 로만 템플입니다.

 

지금은 폐허 상태이지만,

아직 남아있는 기둥하나가 오래전 신정의 위용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따로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문도 없고, 줄을 쳐놓은 것도 아닌지라.

관광객이 올라가서 돌을 만져보고,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만난 고즈넉한 풍경입니다.

 

섬 안의 교회를 보고는 나머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습니다.

 

길을 따라서 마을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좋았지만,

벤치에 앉아서 오가는 사람 구경도 하고, 바다도 즐긴 시간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뜻밖의 사진 한 장.

 

닌은 Lagoon라군(석호)에 있는 섬입니다.

그래서 안전한줄 알았는데..

 

작년 엄청난 폭우로 물이 범람해서 섬의 일부가 잠기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섬의 중간 있는 성십자가 교회는 별 피해가 없었지만!

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 다리가 양쪽으로 하나씩 있는데. 폭우 때 좌측 다리가 일부 소실된 상태인지라, 무너진 다리 부근에만 임시로 철조건물을 덧대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구글지도 캡처

 

마지막으로 닌을 알뜰하게 보시려는 분들을 위한 꿀팁입니다.

 

닌에 무료 주차가 가능한 곳이 있습니다.

저희는 1시간에 8쿠나짜리 섬 안의 주차장을 이용하고,

이곳을 떠나면서 드론 사진을 찍으려고 장소를 찾다가 발견한 곳입니다.

 

농구장 인 듯 보이는 것이 있고, 그 옆으로 커다란 공터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곳에 운동을 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주차장인 듯 보였지만,

주차금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지라, 아무나 주차가 가능한 곳인듯 했습니다.

 

자! 우리는 다시 아래쪽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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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