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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유쾌하게 풍자한 “개인정보 보호”법

by 프라우지니 2018.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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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유행처럼 떠돌던 유머가 하나 있었습니다.

 

빵 가게에서 지나친 “개인정보 보호” 법에 대한 풍자를 한듯한데..

읽으면 웃기면서도 현실이 이렇구나 싶죠.

 

 

 

글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리 가게에서는 찾아오시는 단골들이 이름을 불러드리고, 그분들이 좋아하시는 빵의 종류도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저희의 행동에 불만이 있으신 분은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난 그거 용납 안합니다.”하시는 분들은...

 

추후에 오시면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단골들은 이름을 기억하는지라, 오면 “XX부인, XX씨, 혹은 이름을 불러서 아는 척을 하고, 또 그들이 좋아하는 빵이나 여러 가지 좋아할만한 것들을 알아서 권해주고 하지만, 그것이 싫다고 하면 앞으로는 안면 까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요양원에도 최근에 이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사무실 문을 꼭 닫고 다니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누군가 사무실에 들어와서 요양원 거주 어르신들이 정보를 볼 수 있다고 말이죠.

 

사무실에 와서 찾아봤자, 어르신들 각자의 병증이나 증상 및 병원진료기록들인데..

이것이 뭐가 궁금하다고 사무실에 들어와서 이걸 들춰보겠냐 싶지만 법적으로 해야 한다니 조심 하는 수 밖에요.

 

최근에는 거주 어르신들의 가족들이 전화를 해와도..

아무런 정보도 주지 말라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자제분들이 멀리 살아서 자주 못 오는 경우는..

어르신이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나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전화로 알려드리는데,

 

그 자제분이 요양원에 전화를 해 와서..  “우리 엄마 언제쯤 퇴원하시냐? 증상은 어떠냐?”고 물어봐도 대답 하지 말라는 이야기죠.

 

직접 요양원을 방문해야 자신의 엄마 정보를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2/08/2012120800886.html

에서 캡처했습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오래 전에 영국의 간호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라디오 방송국에서 영국 왕세손인 캐서린이 아이를 낳은 병원에 전화를 해서.. (여왕의 목소리를 가장해서) 산모의 건강 상태등등을 묻는 통화내용을 방송에서 내보냈던 모양입니다.

 

의료인은 법적으로 “침묵 의무”가 있기는 하지만, 간호사가 그 일로 법적인 제재를 받지는 않았는데.. 그 사건 이후 그 전화를 받았던 간호사는 자살을 했습니다.

 

환자의 가족이 전화를 해와도 전화로는 알려주면 안되는데...

발설을 한 실수가 빚은 비극이지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일이 있네요.

전에 카리타스 학교 다닐 때 선생님께 들었던 이야기인데..

 

병원 부설 간호사 학교를 다니던 두 명의 학생이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그들이 그날 만났던 (병원의) 한 환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던 모양입니다.

 

환자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고, 환자의 증상이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던 모양인데..

 

다음 날 두 명의 학생은 학교에서 제적을 당했습니다.

 

우연히 그 버스에 타고 있던 그 병원의 직원은 두 명이 학생이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이야기하고 있는 “그 환자”를 알았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병원에서 운영하는 (간호사)학교를 다녔으니) 병원의 직원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 중에 하나이거나 혹은 그 병원의 의사 샘이었던 걸로 생각이 되는데..

 

“침묵 의무”가 있는 의료인이(아직 학생이지만..) 밖에서 환자에 대해서 언급을 했다는 것 자체가 “간호사로서의 재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재적을 시켜버린거죠.^^;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는 따로 “간호 대학교”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운영하는 “간호사 과정”이 있는지라,

이곳에 들어가 3년 동안 공부와 실습을 병행하죠.

 

병원내 모든 병동을 다니면서 실습을 하고, 각각의 병동에서 간호사가 하는 일들을 배우는데, 이 과정에서 일 잘하는 실습생을 미리 점 찍어놓은 병동에서는 졸업과 동시에 미리 점찍어 두었던 학생을 얼른 채갑니다.

 

공부도, 실습도 잘하는 학생 같은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병동에서 바로 일을 시작 할 수 있죠.^^

 

의료인은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는 하지만,

상대방에 속아서 한 실수인데 목숨과 바꿀 만큼 큰 죄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상대가 일반인이었다면 괜찮았을 텐데..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왕족인지라 라디오 방송국에서 장난삼아 했었고, 사람이 죽는 비극을 초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은 점점 더 “개인정보 보호”가 심해지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 이런 현실을 비꼬는 글들이 나온거겠지요.

 

얼마 전에는 비엔나의 주택가에 있는 이름대신에 번호로 하겠다는 뉴스도 봤었습니다.

 

여러 가구가 한 건물에 살면 건물의 입구에 작은 이름표가 있습니다.

그 곳에는 그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성이 적혀있죠.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김씨, 신씨, 권씨, 강씨

 

이것도 “개인정보”보호차원에서 앞으로는 사는 사람의 이름(성)대신에..

1,2,3,4 하는 식의 숫자고 바꾸겠다나요?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도 좋은데..

자꾸만 세상이 각박해져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개인정보는 보호“를 해야겠지만..

 

이름 대신에 숫자를 기록하고, 다른 나라에 살아서 엄마를 자주 보러 오지 못하는 딸이 엄마가 계신 요양원에 전화해서 자신의 엄마 안부나 건강상태를 묻는 전화를 해와도 우리가 알려 줄 수 없는 현실.

 

이런 건 과연 누구를 위한 “개인정보 보호”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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