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살면서 휴가 때 반려견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캠핑장에서는 사람이 아닌 개에게도 요금을 받습니다.
보통 요금은 대인, 소인으로 분류가 되는데..
개도 “소인”에 해당하는 가격을 내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캠핑장은 요금을 내고 입장했으니 당당하게 인정받은 “1견“이라고 쳐도
해변에서도 사람들의 인정(혹은 사랑)을 받는 건 아닙니다.
개들을 데리고 온 휴가객이 있는 해변에는 사람들이 머물려고 하지 않을뿐더러..
괜히 쳐다보고, 째려보고, 별로 좋지 않는 시선에,
물에서 나온 개라 흔들어대면서 물을 털다가 물이 자기 쪽으로 튀게 되면 “궁시렁”거리죠.
“아니, 개는 집에 두고 오지, 왜 여기까지 데리고 와서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고...”
캠핑장에 당당히 입장료를 냈으니 그렇다쳐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해변에서는 사실 곱지 않는 시선을 받는 것이 “반려 견을 동반한 휴가객들”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개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무서워합니다.
쪼맨한 개야 그렇다고 치고, 덩치가 조금만 큰 개가 사납게 짖어대면 무섭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개랑 거리를 두고 삶을 살고 있죠.
우리가 자주 가는 크로아티아의 해변에서 “개들의 입장을 허용”한다는 푯말을 본적은 없지만.. 개들을 데리고 오는 휴가객들이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개(들의 입장이 가능한) 해변”을 바다가 아닌 호숫가, 그것도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호숫가에 있을거라도는 생각지 않은지라, 조금은 생소하면서 신기했습니다.
자! 그곳이 어디쯤인지 이제 공개 해 드리겠습니다.^^
여름에는 호수에서 보트 타는 걸 좋아하는 남편.
남편이 선호하는 호수는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호수중 가장 큰 호수인 아터 호수.
간데 또 가는걸 좋아하지 않는 마눌이 이번에는 “할슈타트 호수”를 주장했습니다.
할슈타트도 한두 번 이미 보트를 탄 곳이지만, 그래도 이곳으로!!!
카누와 카약은 뭔 차이가 있나 살짝 검색 해 보니..
노가 양쪽으로 있는 건 카약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보트는 “카약”이죠.
아직 바람을 제대로 넣지 않아서 제대로 모양이 잡히지 않았지만..
오스트리아의 “Grabner 그라브너 보트”는 가진 사람들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호수나 바닷가에서 같은 회사 제품을 만나면 “너도 돈 좀 썼구나..” 생각을 합니다.
고무 재질로 만든 보트라고 해도 단돈 50유로면 살 수 있는 여름 휴가철 (슈퍼에서) 특가로 판매하는 제품보다 30배 정도 비싼, 래프팅용 두꺼운 고무에, 작업 하나하나를 사람들이 다 손으로 제작하는지라 품질을 보증하는 제품이죠.
우리가 호숫가에서 보트에 바람을 넣거나 바람을 뺄 때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남편이 항상 보트 선전을 합니다. “메이드 인 오스트리아”제품이라고 말이죠.^^
우리가 카약보트를 띄우는 곳에서 보이는 저 호수 건너의 마을이 할슈타트입니다.
할슈타트에 오면 무료 주차가 가능한 이곳에 항상 주차를 하죠.
보트도 여기서 타고, 마을을 보러 갈 때로 싣고 온 자전거를 타고 달려갑니다.
자전거 없이 걸어간다면 30분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호숫가를 따라 걷는 30분이 지루하지 않아서 걷기도 좋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저 건너에는 할슈타트 마을도 보이고..
나름 근사한 해변입니다.^^
우리가 처음 할슈타트 호수를 누볐던 날의 기록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650
할슈타트 호수에서 즐긴 김밥
이곳은 그냥 잔디만 있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도 몇 개 있어서 한 끼 식사를 하기도 좋은 곳입니다.
사람들이 잠시 쉬면서 간단한 요기나 차를 마시게 빈 테이블을 항상 있었으면 좋겠는데..
한낮에는 이곳에 수영 온 인간들이 테이블을 하나씩 차지하고 누워서는 하루 종일 무료 대여한 테이블처럼 이용하는지라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저 혼자만서 궁시렁~궁시렁~~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많이 부족합니다.
식당에서도 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기다리거나 말거나..
자기네는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세월아~ 네월아~ 떠들어대죠.
이곳에 있는 테이블도 먼저 와서 자리를 맡은 놈이 임자가 됩니다.
일찍 와서 테이블 하나 맡고는 갈 때까지 자기 테이블 마냥 행동하죠.^^;
무료주차에 무료 해변임에도 테이블도 여러 개 있고, 거기에 샤워시설까지 있습니다.
이곳이 바다라면 짠물을 씻어내야 하니 샤워기가 있는 건 당연하다고 쳐도..
호숫물에 수영하고는 씻어낼 필요가 없는데 웬 샤워시설? 했습니다.
집에서 홀딱 벗고 하는 샤워라면 샴푸에 샤워 젤을 이용해서 씻겠지만..
사람들이 다 보는 이런 곳은 수영복 입은 상태로 샤워를 하는지라,
거품이 나는 제품은 사실 사용할 일이 없는데 왜 샤워기를 설치 해 놓은 것인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이 해변에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개를 동반한 상태였습니다.
잔디밭의 우측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다들 개 한 마리씩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개가 이렇게 많이 모인 곳은 처음이라 조금 당황했었는데..
이 푯말을 보고 이해했습니다.
이곳은 개들의 입장이 가능한 Hundestrand 훈데스트란트입니다.
Hund 훈트(개) + Strand 스트란트(해변)
개들과 주인이 함께 수영할 수 있게 공식적으로 허용을 한 곳이죠.
그래서 개를 동반한 사람들이 다 이곳으로 모였던 모양입니다.
무료주차에 멋진 해변, 거기에 반려 견까지 입장이 가능하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죠.
거기에 개 화장실도 있습니다.
정말 화장실이 있는 건 아니고, 개들이 배설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죠.
(물론 개주인이 덩어리들은 봉투에 싸서 잘 버려야죠.)
저 사실 이런 개해변은 처음입니다.
바닷가에서야 사람들이 데리고 와서 수영하는걸. 많이 봤지만..
호수에서, 그것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수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하긴, 개들도 당당하게 세금내고 사는 나라이니,
이정도의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해줘야하는지도 모르죠,
오스트리아는 동네마다 개들이 뛰어다닐 수 있는 놀이터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주인들이 개들을 풀어놓고 자기들은 잡담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죠.
마치 놀이터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과 같은 풍경이라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얼마나 개 세금을 받는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373
개도 세금 내는 나라! 오스트리아
이곳이 개해변이고 정말 개들도 있다는 인증사진입니다.
나무나 그늘아래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다들 한두 마리의 개들을 데리고 있더라구요.
저기 검정개 주인이 위에서 제가 언급한 “하루 종일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 몰지각한 사람 중에 하나”였습니다.
테이블은 정말로 짐을 올려놓은 용도이고, 자기네들은 잔디위에 그늘을 찾아다니면서 수건을 이러 저리 옮겨서 누어있으면서도 테이블위의 저 짐은 끝까지 치우지 않았습니다.^^;
개해변에 주차를 하고는 보트에 바람을 넣어서 호수로 나왔습니다.
호수위에 본 개해변의 풍경입니다.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이라 이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할슈타트 시내까지 들어갈 수도 있고, 개해변이라 개들을 동반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시간을 즐기고, 해변 또한 근사한지라 개를 동반하지 않는 사람들도 수영을 즐기로 오는 곳입니다.
구글지도에서 캡처
“나도 할슈타트에 가면 무료주차 있게 그곳을 알려주시오“
이렇게 질문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서 준비했습니다.
할슈타트 마을주변으로 주차할 곳은 많이 있지만, 다들 유료입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시면서 시간이 없으신 분이야..
그냥 시내 한복판에 돈 내고 주차하시면 됩니다.
“나는 이왕이면 돈도 조금 아꼈으면 좋겠고, 더불어 호숫가를 걸으면 풍경도 즐기겠다.”
이런 분들은 할슈타트에 들어가시면 마을을 지나쳐서 계속 달리시기 바랍니다.
할슈타트에서 3km정도 떨어진 곳 도로 옆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할슈타트 마을까지는 30분정도 소요되는 거리죠.
이곳에서 무료주차도 가능하고, 오스트리아의 공식 개해변을 구경하실수 있고,
또 저 멀리 할슈타트 마을이 보이는 멋진 해변도 있는지라..
저희는 앞으로도 할슈타트를 가게 되면 이곳에 주차를 할 예정입니다.
혹시 이곳의 주차장에서 그라브너 보트를 보신다면..
반갑게 인사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부부일지 모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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