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여러 이유에서 꽃을 삽니다.
사랑을 고백하거나, 감사를 표현하거나, 말 못하는 미안함 등등등.
보통 꽃을 사려면 꽃집을 가서 사게 되는데,
이번에 서울 가서 보니 이제는 꽃도 자판기 판매를 하더군요.
여러 가지 종류의 가격과 꽃들.
그리고 날 웃긴 한마디.
“아들아, 네 엄마도 꽃 좋아한다.”
아들이 엄마에게는 안주는 꽃 선물을 여친 에게만 주면 엄마가 섭섭하기는 하죠.^^;
제가 사는 오스트리아에도 여러 종류의 꽃집이 있습니다.
쇼핑몰에 가면 예쁘게 만들어 놓은 고가의 꽃다발을 살 수도 있고,
슈퍼에 가면 꽃을 비닐포장에 달랑 묶어서 파는 싱싱하지만 저렴한 것도 있습니다만,
제일 싱싱한 꽃을 사려면 이곳으로 가야합니다.
허허벌판이구만 무슨 꽃집이냐고요?
이 허허벌판이 바로 싱싱한 꽃만 파는 곳입니다.
싱싱한 꽃을 파는 꽃집은 일단 교통편이 참 불편합니다.
이곳은 접근이 쉬운 쇼핑몰이나 슈퍼마켓이 아닙니다.
우리 동네 꽃집은 자전거로 15분 정도 달려야 하죠.
차로 달린다면 조금 더 빠르게 갈수는 있습니다.
지금 나는 꽃은 딱 세 가지 종류입니다.
다알리아, 글라디올라(글라디올러스) 그리고 해바라기.
꽃에 따라 어떤 시기에 꽃을 따면 좋은지 설명도 있습니다.
전에 살던 그라츠에는 이런 무인 꽃밭이 공동묘지 옆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동묘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옆 꽃밭에서 꽃을 사다가,
무덤가에 놓으라는 용도인줄 알았었습니다.
이렇게 공동묘지도 병원도 없는 허허벌판에 있는 무인 꽃밭은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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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디올라는 아래쪽으로 2~3개의 꽃 봉우리 색이 보이면 딸 시기라고 합니다.
나머지는 화병에서 예쁘게 피게 되니 말이죠.
밭에서 “내 맘대로 따는 글라디올라의 가격은 1개에 80센트”
다알리아는 꽃봉오리가 완전히 열린 다음에 따야 한다고 합니다.
꽃병에서는 꽃봉오리가 열리는 확률이 희박하다네요.
다른 꽃에 비해 작아서 인지 단돈 40센트입니다.
해바라기도 꽃이 핀 다음에 꺾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꺽은 다음에는 꽃 바깥으로 있는 잎은 조금 정리해야한다는 조언입니다.
해바라기의 가격은 80센트.
이곳은 무인으로 운영되는 꽃집입니다.
돈 통 위에는 꽃을 딸 수 있는 칼이 여러 개 있습니다.
이곳에서 만에 드는 꽃을 골라서 따낸 후에 돈을 돈 통에 넣으면 되죠.
꽃은 단 세 종류, 가격은 두 가지.
40센트 다알리아와 80센트짜리 글라디올라와 해바라기.
잔돈을 바꿔 줄 수 없으니 금액에 맞게 꽃을 따가던가,
금액을 꽃값에 맞춰서 가져와야 합니다.
유럽에 이런 곳이 많다고 해서 “유럽 사람들은 정직하구나.”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정직한 사람들도 있지만, 안 그런 사람들도 많거든요.
사람들을 믿어서 이렇게 무인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인건비가 비싸니 훔쳐가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운영하지 싶습니다.
전에 다른 꽃밭은 “CCTV”가 설치되었다는 안내도 있었는데..
사실 훔쳐가는 사람들은 CCTV가 있다고 해도 훔쳐가더라구요.^^;
밭에서 직접 따는 꽃이고 가격도 저렴하다보니..
이곳에 왕창 따다가 주말시장이나 벼룩시장 같은데 내다파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꽃을 왕창 따가는(물론 돈을 내겠지만) 장사꾼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발견한다면
꽃집 주인에게 알려달라는 친절한 안내도 있습니다.
밭에서 꽃을 따가고 돈만 내면되지,
그 사람들이 어디 가서 그 꽃을 (더 비싸게) 팔던 말든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지만..
저렴하게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곳인데, 엉뚱한 사람이 와서 왕창 가져다가 돈 버는 건 사양한다는 꽃집 주인의 마음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인건비 비싼 유럽에는 화원 대신에 밭에 푯말하나 세워놓은 꽃밭이 있습니다.
꽃을 예쁘게 포장 해 주는 직원은 없지만,
대신 내 맘에 쏙 드는 꽃을 저렴한 가격에 직접 딸 수 있죠.
꽃 자판기가 있는 편안한 세상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색다르게 보일 수 있는 꽃집이
유럽의 크고 작은 도시의 곳곳에서 자리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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