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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고인의 사진을 나눠주는 오스트리아 장례식

by 프라우지니 2018.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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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는 이미 이 세상이 안 계신 분들의 사진들이 있습니다.

 

한동안은 돌아가셨던 시고모부님의 사진이 있었었고,

지금은 최근에 돌아가신 (남편의 외가쪽) 시삼촌의 사진이 있습니다.

 

요양원 사무실에도 돌아가신 입주민들이 사진들이 한동안 보이다가 사라지는데..

 

최근에는 우리 요양원 입주민은 아닌데 어디선가 본 얼굴이다 싶어서 동료에게 물어보니..

 

“R부인의 며느리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어. 그분 사진이잖아.”

 

요양원에 계신 90대의 시어머니를 자주 방문하셨던 지라 얼굴이 익었던 모양입니다.

 

가족이 가지고 있는 고인의 사진들은 대부분 다 소각하는 것이 정상인데..

오스트리아의 장례식에서는 고인의 사진을 모든 방문객에게 나눠듭니다.

 

 

 

R부인의 며느리는 오랫동안 중병을 앓으시다가 7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고인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약간의 정보와  생전에 찍으신 사진입니다.

 

장례식에 온 사람들은 이런 사진들을 한 장씩 받게 됩니다.

 

사실 받는 다기 보다는 교회에 들어갈 때 이 사진을 나눠주는데..

사진을 받으면 약간의 돈을 지불합니다.

 

지난 12월 시고모부님 장례식에서도 마을 한 바퀴를 돌고 다시 교회에 들어갈 때,

나눠주는 사진을 받았었는데 우리는 가족이라 따로 돈을 지불하지는 않았었지만,

다른 분들은 잔돈 내는 것을 봤습니다.

 

이렇게 지불된 돈은 사진을 나눠준 이에게 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장례식을 주관했던 교회에서 챙긴다고 알고 있습니다.

 

 

 

접을 수 있게 제작된 장례식에서 받은 사진의 겉면입니다.

장례식에 참석 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가 담겨있죠.

 

 

 

제가 한국에 잠시 방문 했을 때 돌아가셨던..

시어머니의 오빠(시 외삼촌) 장례식에서 나눠줬던 사진입니다.

 

이 시외삼촌은 돌아가신 다음에 이렇게 얼굴을 뵙게 되네요.^^;

 

나는 이 땅에서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을 다시 볼 것이다,

하늘에서는 다 만날 수 있죠.^^

 

시 삼촌의 성함이 Johann 요한이셨네요.

 

시어머니가 결혼 전에 사용하셨던 성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결혼하면서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의 성을 받으신지라 결혼 전 성은 버려야했거든요.

 

85세 사실만큼 사신 연세이기는 하지만..

 

사람마다 세상을 떠나고 싶은 순간은 다른지라,

시 외삼촌은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나고 싶으셨던 순간이셨길 바랍니다.

 

 

 

시 외삼촌의 사진 겉장은 위에 기도하는 손과는 조금 다른 풍경입니다.

장례식에 참석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가 있네요.

 

시 외삼촌의 영혼이 몸에서 벗어나 사진속의 풍경 속으로 훨훨 날아 하늘로 가셨겠지요?

 

이렇게 당분간 보관하고 있는 시 외삼촌의 사진은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또 사라지겠지요.

(버리는 것은 아닌데-아닌가? 남편이 버리나?-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누구에게도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장례식에서 사진을 나눠주는 이유가 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신 곁에 세상을 살다간 이런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잠시라고 기억 해 주시라.”

 

사진을 나눠주는 것이 장례식을 주관하는 회사의 (매상을 올리려는) 장사속인지,

아님 이곳의 오래된 전통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여러 사람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시 외삼촌의 사진 옆에 좋은 글귀가 있네요.

“우리 가슴속에 당신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이건 다른 이야기인디..

고인이 우리들의 가슴 속에만 살아있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

 

며칠 전에 우리 요양원에서 돌아가신 분이 있었던 방마다,

유황을 피우면서 한 바퀴 도는 직원을 봤습니다.

 

보통 “크리스마스”쯤에 피우는 유황을 왜 피우냐고 물어보니..

 

“돌아가신 분의 방에 새 입주민이 들어와 사시는데,

그분들이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혹시나 돌아가신 분의 영혼이 방을 떠나지 못하고 새로 오신 분들에게 해코지를 할까봐,

그분들을 위로하는 하는 행위라 저 혼자 해석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제사를 지내서 위로하겠지만,

서양은 귀신은 안 먹는다고 생각하는지라 밥 대신에 냄새로만 달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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