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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조금은 아쉬운 린츠시내의 일식집, 이자카야

by 프라우지니 2018.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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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쯤 Maiz마이스라는 곳에 강의를 다닐 때 눈 여겨본 식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조금은 외졌다고 할 수 있는 골목에 자리하고 있는 일본식당.

 

 

 

외진 골목에 작은 식당인데 간판에서부터 어찌 정통일식집 같았죠.

 

평일 점심에는 “런치메뉴”도 있는 거 같았는데,

혼자 가기도 그렇고 해서 가보지 못한 곳이었죠.

 

“나중에 꼭 한 번 꼭 가보야지!” 했던 곳이었는데..

마눌이 병원에 간다고 휴가내고 병원에 동행했던 남편과 이곳을 갔습니다.

 

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온 시간도 마침 점심시간이었고,

린츠시내에 이곳이 생각이 난지라 남편과 나란히 이곳에 갔습니다.

 




안에 들어 가 보니 안쪽의 마당에 손님들이 앉을 수 있게 야외테이블도 놓여있습니다.

 

이날은 바람도 불고 쌀쌀했던지라 저희는 그냥 실내에 앉았습니다.

실내에는 나름 일본스러운 인테리어가 훌륭합니다.

 

점심시간에 가니 이곳에 점심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들어가서 주문하기 전에 내가 물어본 첫 질문은..

“혹시 여기 주인장이 일본사람인가요?”

 

중국 사람이 하는 어설픈 일식이 아닌 정통 일식을 먹고싶었거든요.

 

나의 질문에 웨이터가 성실하게 대답을 합니다.

 

“완전 일본사람은 아니구요, 아빠가 일본인인 오스트리아 여성이 주인입니다.”

 

일본아빠, 오스트리아 엄마사이에 태어난 딸내미가 하는 식당이었네요.

 

“그럼 중국 사람이 하는 일식이랑은 다르겠네요.”

“그렇죠!”

“린츠시내에 (나름 정통) 일식당은 이것 하나뿐인가요?”

“음..시내에 중국, 아시안, 한국식당은 쫌 있는데, 일식당이 이곳 하나뿐이지 싶어요.”

 

린츠시내에 한국 사람이 하는 정통 한식당은 하나도 없다고 말해주려다 참았습니다.

 

동남아 출신들이 식당을 오픈하면서 중,한,일식등을 어설프게 판매하고,

가게 이름도 한국스럽게 짓다보니 사람들은 그것이 한식당인줄 아는 모양입니다.

 

 

 

남편은 4유로짜리 맥주를 시키고, 나는 제일 저렴한 음료를 주문했습니다.

 

일식당에 가면 무료로 나오는 오차인데, 여기서는 제일 저렴한 음료입니다.

내가 주문한 오차의 가격으로 2.20유로를 지불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 같으면 무료인 엽차인데 유럽이니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주문한 런치메뉴는 치킨구이.(10유로)

 

밥과 된장국 그리고 치킨구이와 소스,

그리고 장아찌인지 샐러드인지 모를 쪼맨한 종지 하나.

 

나름 거나하게 한상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세조각 치킨구이 아래는 숙주가 깔려있어서 야채가 부족하지는 않은 한 끼였습니다.

 

처음에는 “참 괜찮은 음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먹다보니 간이 안 맞습니다.^^;

별로 짜게 먹지 않는 내 입에도 싱거운 한 끼였습니다.

 

일식이 원래 싱겁게 조리를 한다고 해도 오스트리아에서는 짭짤하게 해야 할 텐데..

 

 

 

남편이 주문한 초밥 작은 것.(7유로)

 

중국뷔페에서 먹는 초밥은 밥이 넘치게 들어있는데..

이곳에서 먹는 초밥은 밥이 한참 부족합니다.

 

밥도 제대로 모양을 잡지 않은 것인지, 원래 살살 잡는 것인지..

 

남편은 초밥을 먹을 때 밥이 있는 아래쪽을 간장에 담가서 먹는데,

간장에 담그면 밥이 다 풀어지는지라, 남편이 아주 힘들게 초밥을 먹었습니다.^^;

 

 

 

남편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내가 주문한 국수 런치메뉴(8유로).

 

미소스프에 샐러드까지 나오는 줄 몰랐던지라 웨이터에게 물어봐야했습니다.

 

“여기 샐러드랑 미소스프도 포함이 되는 메뉴였던가요?”

 

남편이 애초에 하려고 했던 주문은..

“초밥 작은 것에 소고기가 들어간 미소스프”

 

미소스프는 런치세트를 시키면 따라 나오는데 굳이 따로 미소스프를 시킬 필요가 없는지라,

내 맘대로 오징어가 들어간 볶음국수 세트를 시켰습니다.

 

“당신은 내 미소 스프 줄게. 국수는 다 내가 먹을 테니 걱정하지 마!”

 

남편은 자신이 시킨 메뉴를 맘대로 바꾸는 마눌에게 뭐라고 궁시렁 댔지만,

마눌은 이왕에 먹는 거 조금 더 알뜰하고, 푸짐하게 먹는 것을 선호하고!

 

무엇보다 쏘는 사람 마음인지라 마눌 맘대로 했던 주문이었습니다.

 

볶음국수는 안 먹을 거 같이 궁시렁 거리시던 남편이 국수가 나오니,

마눌에게 먹어보라는 말도 없이 조용히 먹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먹던 치킨구이 세트와 남편이 먹던 오징어 볶음국수를 잠시 바꿔서 먹었습니다.

 

싱거운 치킨구이 세트가 남편에게는 안 맞았던지..

잠시 내 앞에 왔던 오징어 볶음국수를 남편이 다시 가져가버렸습니다.^^;

 

처음에는 둘이 음식을 먹으면서 완전 좋았습니다.

 

“여기 음식 괜찮다. 그치? 우리 다음에도 또 오자!”

 

먹다보니 간이 조금 안 맞고...

 

“여기 음식이 그렇게 맛이 있지는 않다. 그치?”

 

잘 먹고 우리가 받은 계산서는 31 유로.

 

약간의 팁을 더해서 계산하고 나왔는데..

분명히 점심을 먹고 나온지 얼마 안됐는데 배가 허전합니다.^^;

 

남편도 또 먹을 것을 찾는 것을 보면 끼니가 아닌 간식이었던 모양입니다.

 

정통일식이어서 일본사람이 먹는 양만큼 작게 나왔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오스트리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턱없이 모자란 한 끼 였던거죠.^^;

 

보통 중국뷔페에 가서 이런저런 음식들을 양껏 먹어 배가 심하게 부르면 기분이 나쁜데..

일식집을 다녀와서는 또 다른 느낌의 “기분 나쁨”을 경험했습니다.

 

“30유로 넘게 밥값을 냈는데, 금방 배가 고프면 어떻하냐고???”

 

오스트리아에서 먹는 정통 일식은 한 번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일식을 먹어도 (금방 배고파져서)기분이 나쁘고,

중국뷔페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먹어서 배불러 기분이 나쁘다면..

우리는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10유로만 내면 먹고 싶은 만큼 초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중국뷔페가,

우리부부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외식장소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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