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내 공부의 비밀

by 프라우지니 2017. 10. 16.
반응형

 

다시 독일어 학원을 다닐 준비를 하면서 제가 챙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독일어를 배울 때는 혹시나 강의 중에 내가 미처 듣지 못한 것이 있을까 해서, 강의실에 녹음이 가능한 MP3를 지니고 다녔습니다.

 

그때는 MP3를 목에 걸고 다니면서 공개적으로 녹음을 했습니다.

녹음을 한다고 해도 사실 다시 한 번 복습해서 듣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일단 강의내용을 녹음하면 괜히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어떤 강의든 녹음을 하는 습관은 2년간 다닌 카리타스 학교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이때는 목걸이에 걸고 다니면서 녹음을 할 분위기가 아닌지라 녹음용 MP3 를 교묘하게 감춰야했습니다.

 

가뜩이나 발음도 이상한 외국인이라 은근히 무시하는데, 대놓고 강의를 녹음까지 한다고

남들에게 보여지고 싶지 않아서 살짝 감춰야 했습니다.

 

 

 

저렴한 물건들 파는 곳에서 단돈 1유로에 구매했던 무지개 필통.

 

보기에는 별 거 없는 필통인데,

이 안에 지난 2년간 교모하게 강의를 녹음했던 나만의 비밀이 있습니다.

 

저기 필통에 꿰맨 자국이 보이시나요?

녹음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은 필수였기에 필통 원단은 속이 비치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이제는 제대로 보이시죠? 필통 안에 고이 잠자고 있는 검은색 MP3.

 

사실 카리타스 학교를 다니는 2년 동안 강의시간에 녹음한 강의를 다시 한 번 듣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만, 강의내용을 녹음 해 놓으면 언제나 복습이 가능하니 마음은 든든했습니다.

 

MP3 로 하는 녹음은 강의뿐 아니라 시험 준비를 할 때도 이미 준비한 예상문제를 남편이 한 번씩 읽어서 녹음을 해 주는지라 시험 때도 든든하게 이용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 직업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든든한 지원 덕이었습니다.

매번 시험 예상문제를 일일이 문제와 답을 읽어서 녹음을 해 준 덕에 암기가 조금 더 쉬웠습니다.

 

새로 다니게 될 독일어 학원이 내 수준보다 낮은 레벨인지라,

새로운 것을 배운다기 보다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복습하는 시간이겠지만,

이 기간에도 수업시간은 제 습관대로 MP3 에 녹음이 되지 싶습니다.

 

새로운 곳, 새로운 강의를 들어가면 사실 상당히 불안합니다.

 

수업시간에 내가 알아듣지 못해서 놓치는 것도 꽤 있을 거 같고,

수업시간에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못 들어서 놓치는 경우도 사실 생기게 마련인지라,

수업시간에 챙겨가는 MP3가 생각보다는 상당이 든든합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