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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좋아하는 한국음식, 잡채?

by 프라우지니 2017.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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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한국음식은 잡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집 식구 생일상에는 항상 잡채가 올라옵니다.

 

한국을 떠나서 살고 있는 지금은 내 생일이라고 해도 잡채까지 해서 먹는 일이 드물기는 하지만,

여전히 잡채는 내가 좋아하는 한국음식이죠.

 

한국인 마눌을 두고 있는 남편은 마눌이 한국음식을 해 놓으면 먹기는 해도 먼저 어떤 음식을 “해 달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어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지는 모르죠.

 

 

 

간만에 간 아시아 식품점에서 장을 봤습니다.

한국산보다는 가격이 싼 베트남산 500g짜리 고구마 당면의 가격이 3.50유로.

 

이게 웬 횡재인가 싶어서 얼른 두 봉지를 챙겼었습니다.

사놓으면 잡채를 더 자주 해 먹을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이죠.^^

 

장을 봐온 오후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었습니다.

 

"남편, 오늘 잡채 먹을래?“

“응”

 

처음에는 제가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남편이 마눌이 말한 “잡채”가 뭔지 알고 그러나 싶기도 했었구요.

 

남편은 뭐를 물어봐도 처음은 항상 “아니”라고 답하는 인간형인데..

“잡채”라는 단어를 알아듣고 대답을 한 것인지..

(저는 잡채를 따로 번역하지 않고 그냥 한국말“잡채”로 말합니다.)

 

“뭐라고? 잡채 먹는다고?”

“응”

“그럼 저녁은 잡채로 먹을 꺼야?”

“응”

 

이날 저녁 남편은 잡채를 저녁상으로 받았습니다.

평소에는 냄새난다고 그리 구박 해 대던 반찬 3종도 내놨습니다.

 

아시안 마트에서 샀던 동남아 출신의 멸치볶음.

수박껍질로 만든 노란 피클.

냄새가 조금 심하게 나는 신김치.

 

 

 

“조금만!“ 을 외치는 남편에게는 딱 1인분 정량을 내줬건만..

“조금 더!”를 외치며 2인분을 저녁 한 끼 식사로 해치우셨습니다.

 

평소에는 “냄새가 지독하다고 구박하던 반찬 3종 세트”였는데..

특히나 신김치는 한국인인 내가 맡아도 냄새가 심한데..

잡채와 더불어서 같이 내간 반찬을 다 먹어치웠습니다.

 

"김치는 냄새난다고 그리 구박하더니만 다 먹었네?“
”...“

그리고 그 다음날!

 

퇴근 후 저녁메뉴로 뭘 준비해야할지 남편에게 물어보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잡채 냉동실에 얼려놓은 거 있는데 그거 먹을래?”

“응”

 

아니, 같은 음식을 절대 1번이상은 안 먹는 남편인디..

어제 먹은 음식을 오늘 또 먹겠다니..

 

 

 

남편은 다음 날 저녁에도 잡채와 반찬을 저녁상으로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신김치 2종에 피클, 멸치를 곁들인 반찬 4종 세트.

 

어제와 마찬가지로 남편은 잡채도 반찬도 싹 비운 빈 접시를 내놨습니다.

 

몰랐습니다.

남편이 나만큼 잡채를 좋아하는지는.

 

“남편, 잡채 좋아해?”

“...”

“남편 지금까지 내가 한국음식 해줄까 하면 항상 첫마디가 ”아니“잖아.

근디 잡채는 첫마디에 ”응“했어. 당신도 잡채 좋아해?”

“...”

남편은 무언으로 긍정합니다.^^

 

앞으로는 남편을 위해서도 잡채를 자주 해먹어야겠습니다.

저렴한 가격의 당면도 찾았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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