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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알뜰한 우리식구가 차표를 이용하는 방법

by 프라우지니 2017.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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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남편이 뜬금없는 말을 했습니다.

 

내일 린츠에 갈래?

왜 갑자기 린츠를 가래? 난 시내에 나갈 일 없는데..

 

직업교육이 끝난 2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린츠에 나간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린츠 나가는데 비싼 차비도 드는지라, 일부러 시내까지 나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린츠까지 가려면 왕복차비가 4,40유로 인 것보다는..

사실 시내에 나가서 할 일도 없습니다.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니..^^;

 

그리고 우리 동네에서도 하고 놀 것이 많습니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쇼핑몰에 가게가 200여개 있으니 그곳만 돌아도 하루가 금방 가죠.

 

나에게는 우리 동네 쇼핑몰이여서 집에서 입던 옷 입고 가지만,

린츠근방에서는 제일 큰 쇼핑몰인지라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 빼입고 옵니다.^^;

 

별로 갈일도 없는 린츠 시내인데 갑자기 남편이 가겠냐고 물어오길레 한마디 던졌죠.

 

안 가!

그래도 가라, 내가 내일 차표 줄께!

안 가!

그래도 모르니 내일 다시 이야기 해!

? 내일 린츠가? 무슨 일 있어?

, 내일 피부과에 예약이 잡혔어.

피부과를 왜 린츠로 가누?

...

 

 

 

남편은 뭐든지 웬만하면 최고급을 추구합니다.

의사도 동네가 아닌 인터넷으로 찾아서 명성(?)있는 곳을 선택하죠.

 

치과는 Wels벨스를 이용하더니만, 피부과는 린츠에서 찾은 모양입니다.

항상 회사와는 다른 방향의 의사를 찾아가는 특이한 인간형입니다.

 

린츠의 피부과는 차를 몰고 가는 대신에 전차를 타고 가는지라..

왕복차표를 사니, 회사에 가면서 마눌을 주고 갈 모양입니다.

 

어제도 안 간다고 했고,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의 뒤통수에도 안 간다고 했는데..

그래도 남편이 전화할 것을 알고 있는지라 슬슬 나갈 준비는 했습니다.^^

 

한번 사용하고 버리기에는 아까우니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병원 일을 끝낸 남편이 전화를 해왔습니다.

 

지금 전차 타러 가는 중이야. 자전거 타고 나올 거야?

그럴까 싶기도 하고.

그럼 가는 중에 다시 전화할게.

 

남편이 차를 세워놓고 전차를 타고 간 정거장이 집에서 걸어서는 7~8분이고,

자전거를 타고가면 2~3분이면 되니 남편이 확인 차 전화를 했습니다.

 

 

 

그렇게 전차 역에서 남편을 만났습니다.

나에게 차표를 넘긴 남편은 차를 타고 출근을 합니다.

 

남편이 산 차표는 24시간 사용이 가능한 4,40유로짜리입니다.

 

린츠시내의 교통카드는 편도가 2,20유로인지라 왕복하면 4,40유로인데,

이 가격이면 24시간 사용이 가능한 차표를 살 수 있죠.

 

그렇게 남편에게 받은 교통카드를 들고 시내로 갔습니다.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우니 말이죠.

 

시내에 가서 서점도 돌아다니고, 옷가게도 돌아다니다가..

2시간 후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쇼핑몰은 시원한 곳에서 여러 가게를 돌아볼 수 있고, 중간에 다리가 아프면 앉아있을 소파도 여러 군데 있는데, 린츠 시내는 땡볕에 돌아다녀야 하거든요.^^;

 

집에 오니 시어머니가 당신도 시내에 수영복을 사러 가시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네가 가는 줄 알았으면 나도 따라 나섰을 텐데..

 

얼른 내가 사용한 차표를 어머니께 내밀었습니다.

 

잘됐네요. 그럼 시내에 다녀오세요.

아니다. 네가 나가는걸 알았으면 같이 갔었음 하는 거였지.

그래도 차표가 있으니 슬슬 시내에 다녀오세요.

 

우리가족은 한번만 쓰고 버리기엔 아까운 차표를 3명이서 돌아가면서 사용했습니다.

 

남편은 피부과에 다녀왔고, 마눌은 오전에 시내 한 바퀴를 쇼핑 겸 산책을 했고,

시어머니도 오후쯤에 수영복을 보러 시내를 다녀오셨습니다.

 

우리 가족은 4,40유로짜리 차표로 린츠시내를 3번 왕복했습니다.

이정도면 오늘 우리 가족이 꽤 알뜰한 하루를 보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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