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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는 자칭 백점짜리 며느리,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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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버이 날”이여서 부모님께 한 번에 선물을 드리지만..

 

유럽은 “어머니 날”과 있고, “아버지 날”도 있습니다.

선물을 각각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죠.

 

올해도 변함없이 “어머니 날”이 돌아왔습니다.

3월이 생신인 어머니께 꽃 화분과 상품권을 드렸었는데..

 

이번에 또 상품권을 드리기 뭐해서 선물을 생각했습니다.

 

 

 

시어머니께 드릴 선물로 두 가지 아이템을 선정했습니다.

 

스카프를 고정 할 수도 있고, 긴 진주 목걸이 중간에 걸어도 되고,

뒤에 자석이 있어서 얇은 스카프를 고정시키기도 좋은 스카프 고정용 핀,(브로치?)

 

시어머니는 스카프를 많이 하시니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좋을 거 같고..

그리고 “비싸서 내 돈주고는 안 살 거 같은 아이템”이죠.

 

다른 것은 성인용 색칠공부를 선택했습니다.

어린이용처럼 단순하지 않고, 색을 칠하면서 작은 동작을 많이 하니 어르신들 손목운동에도 좋죠.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 잡생각은 안 나서 좋습니다.

 

요양원서 제가 어르신 대신 색을 칠한 적도 있었거든요.^^

 

나보다는 시어머니를 더 잘 알거 같은 시누이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둘 중에 어떤 것이 좋은지 조언을 구하려고 말이죠.

 

근디..

시누이에게서는 하루,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습니다.

올케의 문자를 살짝 씹어 주신 거죠.^^;

 

(나중에 변명 아닌 변명으로 “헝가리에 시합이 있어서 갔었다.”고 했지만, 시합을 1주일 내내 하는 것도 아닌데, 몇 주일씩 대답을 안 한 건 확실히 내 문자를 씹어 드신 것이 맞는 시누이 이십니다.)

 

둘 중에 하나만 하려다가 그냥 2개 다 샀습니다.

돈은 남편이 내는 것이니 말이죠.^^

 

어머니날 선물 때문에 스트레스를 조금 받았던 터라..

우리 요양원 직원들에게 살짝궁 물어봤습니다.

 

그들은 시어머니께 어떤 선물을 드리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우리 요양원에 시어머니와 함께 청소부로 일을 하는 젊은 아낙이 며느리에게 물었더니만..

 

“내가 왜 시어머니한테 선물을 줘야 하는데? 내 엄마도 아닌데?”

“시어머니는 니 남편 어머니니 선물을 줘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왜? 자기 엄마니까 내 남편이 챙겨야지. 난 울 엄마 선물만 샀어.”

 

이 젊은 새댁만 이런가 하고 나이가 있는 다른 직원들한테 물어보니..

대부분은 시어머니까지는 챙기지 않는다는 의견이었고,

 

그들이 친정어머니께는 꽃다발을 갖다 준다고 했습니다.

따로 선물은 없이 말이죠.

 

그러고 보니 우리 요양원에 계시는 어르신들도 “어머니날” 자식들의 방문과 꽃 선물을 가장 많이 받으셨습니다.

 

우리 시어머니도 포장한 선물 2개에 장미꽃 모형이 달린 10유로짜리 초콜릿도 드렸더니만 하시는 말씀.

 

“뭘 그렇게 비싼 것을 샀냐?

선물은 1인당 20유로해서 (우리부부는 2명이니) 40유로짜리면 돼, 거기에 꽃다발이면 되고!!”

 

그래서 내 생일날 시부모님이 항상 50유로를 주셨던 모양입니다.

1인당 20유로이니 두 분이면 40유로인데 10유로 더해서 50유로 주신 거죠.

 

남들은 시어머니는 안 챙긴다는 “어머니 날”인데,

시어머니는 40유로짜리 선물에 꽃다발 (적어도 30유로짜리)까지 말씀을 하시네요.^^;

 

이래저래 난 시어머니에게 100점짜리 며느리인거 같습니다.

며느리가 아닌 아들이 챙겨야 하는 어머니날 선물까지 알아서 챙기니 말이죠.^^

 

 

어머니날이 지나가고 아버지날이 다가왔습니다.

 

 

 

슈퍼에서 기획으로 파는 “맥주”가 눈에 띄었습니다.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항상 세일하는 맥주만 드시는 아버지시니..

선물로 고가의 맥주를 드리기도 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사오기는 무거워서 출근하는 남편에게 부탁을 했더니만..

그날 저녁 남편이 퇴근하면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저번에 함께 갔던 쇼핑몰에서 수채화 물감을 사셨던 것을 봤던지라..

이번에는 아크릴 물감이랑 스케치를 할 수 있는 노트와 작은 캔버스 2개를 준비했습니다.

 

여름에는 마당에 야채를 가꾸시느라 바쁘시니 한가할 때 그림을 그리시라고 말이죠.

 

평생 페인트 장인으로 사신 아버지이신데, 집안 곳곳에 그려놓으신 그림이 있습니다.

제대로 배우신건 아니시지만 그림도 꽤 잘 그리시더라고요.

 

 

 

포장을 끝낸 맥주와 화방세트는 “아버지의 날”에 선물로 드렸습니다.

 

자기 부모임에도 아들은 신경 안 쓰는 날인지라.. 두 분의 취향도 모르면서 고르는 선물이 며느리에게는 매번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남편에게 짜증도 내봤지만, 마눌이 투덜거릴 때는 “안 들려요.”로 일관하는 남편인지라.. 그냥 넘어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시부모님께 정말 100점짜리 며느리인거 같습니다.^^

 

다른 집 며느리들은 신경도 안 쓰고, 남편이 그의 부모님께 선물을 하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는 날이지만.. 한국인 며느리는 항상 그날을 위해 정성들여서 선물을 준비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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