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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원하는 결혼 10주년 선물

by 프라우지니 2017.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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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의 결혼 10주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눌이 원하는 선물은 몇 년 전부터 심심하면 노래를 불렀던 “다이아 반지.”

 

서양 사람들은 남자가 여자한테 청혼을 할 때 “다이아”로 한다죠.

남들은 하는 “다이아”인데, 저는 들꽃 한 송이 받았었습니다.

 

 

결혼보다는 동거가 더 대중적인 유럽.

 

나는 그나마 결혼도 했고, 결혼 전에 청혼도 받았으니..

대충 만족하려고 해봐도..

 

걸리는 것 하나!

 

 

 

나는 청혼 받을 때 받는 “다이아 반지” 일명“약혼 (다이아)반지”가 없습니다.

 

“여자라고 다 받는 것은 아니겠거니...”했었는데.

어느 날 시어머니와 대화를 하다가 알게 된 놀라운 사실 하나!

 

시어머니도 시아버지께 약혼 다이아반지는 받으셨었답니다.

 

남편을 낳은 직후에 결혼을 하신 시부모님이신지라..

그때는 “다이아 반지” 같은 것 없이도 결혼을 하셨겠거니.. 했었는데..

 

그 당시에 받으셨다니.. 나는 없는디..^^;

 

아마 그때쯤이였던거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내생일, 밸런타인데이..

 

이런 선물을 받을만한 기회가 생길 때마다 남편에게 “다이아 반지”를 외쳤습니다.

 

시부모님이 계실 때도 한두 번 “다이아 반지”를 외치니 시아버지가 하시는 말씀.

 

“그건 청혼할 때 받는 반지인데 너희는 이미 결혼을 했잖냐.

 이혼하고 다시 결혼 하던가.”

 

아하! 좋은 방법입니다.

일단 이혼을 먼저 해야겠네요. 이 반지를 받으려면 말이죠.^^

 

 

 

우리 동네 쇼핑몰, 귀금속 가게.

 

이곳에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물건들을 파는 코너가 있습니다.

일종의 “중고매매”죠.

 

남편과 장보러 갈 때마다 남편 손을 잡고 이곳을 구경했습니다.

 

“남편, 저 거봐, 난 저런 디자인이면 좋겠어.

다이아는 크지 않아도 되지만, 모양은 꼭 저런거여야해.”

 

남편이 듣거나 말거나, 항상 들려서 반지를 보고는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결혼 10주년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꼭 이 반지를 받아야 하는 거죠.

 

엊그제 시부모님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시부모님께 멘트 한마디 날렸습니다.

 

“엄마, 아빠, 저 당신 아들이랑 이혼한다고 해도 놀라지 마세요.”

“아니, 왜?”

“결혼 10주년에는 꼭 다이아 반지를 받고 싶었는데,

안 주면 이혼하고 다시 하던가 해야죠."

 

 

 

요 며칠 쇼핑몰에 갈 때마다 다이아 반지를 봅니다.

 

디자인도 내 맘에 들고, 다이아도 무지하게 크네요. 0,58캐럿입니다.

단지 문제라고 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가격보다는 할인된 가격임에도 엄청 비쌉니다.

 

 

 

사실 제가 갖고 싶었던 것은 그저 이런 디자인의 다이아였거든요.

 

0,22캐럿은 조금 작기는 하지만, 다이아의 크기보다는 결혼반지랑 같이 낄 이런 모양의 반지가 필요했던 것이었는데..

 

아쉽게도 169유로의 저렴한 반지는 제 손가락의 사이즈가 아니어서..^^;

 

제가 원하는 건 큰 다이아가 아닌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약혼반지 모양의 다이아반지입니다.

 

“남편, 내가 봐둔 반지가 있거든. 근디 조금 가격이 비싸! 우리 10주년이잖아. 1년에 100유로 계산해서 천 유로를 주면 그 돈으로 반지를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내가 10년 동안 착한(정말?) 마눌로 열심히 잘 살아줬잖아. 그치?“

 

우리 결혼기념일은 아직 남아있고, 남편이 정말로 10주년 기념으로 약혼반지를 사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봐온 남편의 성격으로 봐도 900유로나 하는 다이아 반지를 사줄 거 같지는 않거든요.

 

저는 왜 이 모양(약혼?)의 반지에 집착을 하나?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마도 남편이 안 사주는 걸 알고 있으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들 끼고 있는 반지인데, 나만 없으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염장 지르네. 결혼도 못하고 동거만 하는 사람이나 아직도 결혼도 못한 사람도 있구먼..^^;)

 

며느리가 갑자기 “이혼 타령”을 하니 시아버지가 한마디 하셨습니다.

 

“그렇게 갖고 싶으며 니가 사면 되잖나.”

“아빠, 그건 아니죠. 남편이 사줘야 하는 거죠.”

 

내가 살려면야 충분히 살 수 있지만, 저는 남편이 받고 싶거든요.

 

사실은 제 마음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쯤은 갖고 싶은 반지이기는 한데, 900유로나 하는 건 사실 사기도 부담스럽습니다.

 

내가 원하는 건 비싸고 큰 다이아가 아닌, 약혼반지 모양의 다이아 반지이고,

그리고 마눌이 원하는 걸 사주는 흉내라고 내주는 남편의 반응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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