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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부모님과 함께 떠나는 여름 휴가, 크로아티아

by 프라우지니 2017.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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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초에 남편이 지나가는 말처럼 이야기를 했습니다.

 

“6월 중순이나 말쯤에 일 주일 정도 시간을 비워봐. 짧은 휴가 가야지.”

 

풀타임(주 38,5시간)일하는 남편은 휴가를 내야하지만,

주 20시간 일하는 마눌은 근무하는 날만 조금 조절하면 따로 휴가를 낼 필요가 없거든요.

 

그렇게 저희는 6월말쯤에 휴가를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오스트리아에 있을 때는 해마다 부모님을 모시고 휴가를 갔었지만,

우리가 다시 돌아온 2014년부터는 저의 직업교육 때문에 2년동안 가지 않았었습니다.

 

더군다나 해마다 시아버지의 형제분들이 함께 모여서 여름휴가를 다니셨었는데..

올해부터는 연세도 있고 해서 함께 여름휴가는 안 가기로 하셨답니다.

 

각자 당신들의 자식들이 함께 가자고 하면 가시고, 아니면 말고! 인거죠.

 

그러니 시부모님은 자식인 우리와 함께가 아니면 올해부터 휴가다운 휴가는 못 가시는 거죠.

특히나 바닷물이 좋은 크로아티아로는 말이죠.

 

올해는 제 직업교육도 끝났고,

또 저의 시간도 조금 여유로우니 남편이 휴가를 생각한 모양입니다.

 

제 시부모님의 한국의 시부모님과는 조금 다르다고 해도 시부모님은 시부모님이시죠.

저도 할 말은 나름 한다고 하는 며느리이지만, 그렇다고 속에 있는 말을 다하지는 못합니다.

 

시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름휴가는 아들인 남편도 며느리인 마눌도,

둘이 가는 휴가처럼 편안하지는 못하지만, 의무 차원에서 가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투덜이 남편의 시부모님도 왠만해서는 절대 YES 하시는 법이 없으시죠.

온가족이 다 투덜거리는 "투덜가족입니다.^^;

 

특히나 시어머니는 잠자리가 편안해야 합니다.

별 4개짜리이상의 호텔을 선호하시죠.

 

우리부부만 가면 텐트에서 자도 되니 휴가비가 그리 많이 들지 않지만..

시부모님과 함께 가면 규모부터 달라집니다.

 

 

부킹닷컴에서 캡처

 

크로아티아에서의 5박은 캠핑장에 있는 붙박이 캠핑카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6월말이면 성수기인지라 4인 숙박이 가능한 캠핑카에서 1박은 100유로!

우리가 결제한 숙박료는 5박에 500유로가 넘습니다.^^;

 

 

부킹닷컴에서 캡처

 

같은 곳이라고 해도 개인이 대여하는 아파트는 반 가격에 가능하건만..

캠핑장은 바다 옆에 있는지라 걸어다니면서 원하는 해변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카누타고 작은 섬으로 가버리는 아들내외와 따로 움직이시는 관계로 말이죠.

 

 

휴가를 간다고 날짜만 잡아놨고, 크로아티아 숙박지만 잡아놓기만 했었는데..

며칠이 지나서 남편이 노란 뭉치하나를 책상위에 올려놓습니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의 지도와 각 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 팜플렛.

 

“남편, 슬로베니아 고속도로 통행증 샀구나. 1주일꺼 샀지?”

“....”

 

남편이 들어있는 자동차 보험회사에 가서 슬로베니아 고속도로 통행증을 사면,

챙겨주는 두 나라의 지도까지 가지고 왔습니다.

 

크로아티아에서 5박은 시부모님과 하고, 돌아오면서 저희가 살던 그라츠에서 2박은 저희는 남편의 회사동료집에서, 시부모님은 근처의 온천호텔에서 2박을 머무시라고 예약을 했습니다.

 

온천호텔이야 시어머니께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렸던 것을 장소를 바꾼 것이고,

크로아티아의 5박 숙박료는 남편이 혼자 내기에는 조금 살이 떨리는 가격이기는 한데..

 

모르겠습니다. 시부모님과 남편이 어떻게 계산을 하게 될지는..

 

휴가 중에 차에 기름도 넣어야 하고, 거기서 먹을 식료품도 사야하고,

또 그곳의 식당에서 외식 한두번까지 해야 하니 추가로 들어갈 비용도 꽤 될 텐데..

 

우리가 시댁에 내는 월세없이 그냥 살았다면 휴가비는 몽땅 남편이 내라고 했겠지만..

 

매달 월세까지 챙겨 받으시는 알뜰한 시부모님이시니 휴가 비용 중 어느 정도는 부담하시지 싶습니다. 받을 건 받고, 줄건 주는 우리 집이니 말이죠.

 

시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5박6일 동안의 휴가기간입니다.

 

같은 집에 살아도 며칠에 얼굴 한번 볼 정도로 잘 안 부딪히는데..

이때는 24시간 얼굴을 마주보고 있어야 하니 조금 걱정은 됩니다.^^;

 

여행기간내내 저는 며느리의 본분인 식순이로 지내게 되지 싶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캠핑장이 있는 마을 제과점에 빵을 사다가 아침 식사도 차려야 하고,

아침 먹고 설거지도 하고, 낮에 해변에서 머물 때 싸갈 간식도 챙겨야 하고,

저녁 준비에 설거지까지.

 

뭐 대충 이렇게 저만의 시간은 접어놓고, 시부모님과 남편이 편안한 휴가를 즐길 수 있게

서비스 요원으로 활동하지 싶습니다.

 

휴가인데 나는 쉬지도 못하는 휴가임에 뻔 하니..

생각을 하면 심난하지만, 그냥 마음을 접고, 생각을 접기로 했습니다.

 

그저 입을 닫고 시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는 참된 며느리로 열심히 활동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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