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으면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네 문화입니다.
아! 받으면 주는 문화가 일본에도 있기는 하네요.
단, 일본사람들은 자기가 받은 것만큼 돌려주는 거 같았습니다.
내가 맥도날드 빅맥세트를 사주면, 상대방도 다음번에 똑같은 것을 사줍니다.
더도 덜도 아닌 똑같은 것을!
하지만 우리는 조금 다르죠.
내가 비싼 저녁을 사줬다고 해도 상대방이 조금 저렴한 칼국수를 사줄 수도 있는 것이고.
상대방이 스테이크를 사줬다고 해도 나는 수제비를 사줄 수도 있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자기가 낼 수 있는 가격에 맞게 상대방을 대접하는 것이죠.
하지만 서양인의 문화는 조금 다르죠.
“주고받는” 문화는 없습니다.
“내가 뭔가를 받으면 나도 뭔가를 줘야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넌 돈이 많은 모양이구나.“ 내지는 ”넌 항상 주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쉽죠.
물론 서양인 중에도 받으면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만난 서양인들 중에서는 절반정도는 되돌려 준거 같습니다.
제가 꼭 돌려받으려고 준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죠.^^
전에 리셉션을 지키던 프랑스 커플 칼&아델은 떠나기 전에 우리부부를 식사에 초대했었는데..
새로 온 독일커플 알렉스&코라는 조금 달랐습니다.
특히나 코라가 심히 깨는 스타일입니다.
무료 무선인터넷 쿠폰 한 장은 100MB밖에 사용이 안 되는지라 시간마다 새로 받아야 하는데..
전에 있던 칼&아델은 한번 받으러 가면 10장 넘게 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새로 온 코라에게 인터넷쿠폰 3장만 달라고 하자 그녀가 하는 말!
“내가 쿠폰 3장을 주면 넌 나한테 스콘을 줘!”
인터넷 쿠폰이야 홀리데이 파크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다 무료로 받는 것인데,
3장 달랬다고 나에게 스콘을 달라니..^^;
내가 구워서 남에게 퍼 돌리는 것이 많은 스콘이기는 하지만, 이것도 남편의 돈으로 산 재료로 만드는 것으로 남편이 “하지 마” 했음 못했을 수도 있는 짓거리였습니다.
내가 주고 싶어서 줬던 스콘인데,
고객이 무료로 받는 쿠폰을 받는 대신에 스콘을 달라니..^^;
참 어이가 없었지만 “다음에” 하고서는 넘겼었는데..
더 깨는 말은 그 다음날 들었습니다.
프랑스 청년 마크가 해변으로 조개를 캐려 간다고 하니 코라가 하는 말!
물론 서양인들이 누가 조개를 캐다 달라고 캐다가 주지도 않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방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마치 자기가 부리는 직원 대하듯이 말이죠.
코라를 보고 있자니..
우리 주변을 맴도는 로스할매도 코라와 비슷한 거 같았습니다.
한두 번 얻어먹더니만..
이제는 당연히 우리가 자기를 위해서 음식을 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는 조금은 어이없는 할매.
음식을 할 때마다 뭘 하는지 물어오고,
얻어먹어도 설거지하는 따위는 절대 안하고 끝까지 손님처럼 앉아서 남편과 대화를 하던 할매.
스콘이 먹고 싶으면 저에게 언제 스콘을 구울 것인지 하루에 몇 번이나 묻고, 오븐에 들어있는 것이 스콘이 아니라고 말해도 기어코 오븐을 열어서 내말이 정말인지 확인 하는 이상한 할매.
알렉스&코라 커플은 전에 있던 프랑스 커플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나는 음식을 할 때마다 매번 나눠주는데, 그들은 한 번도 그들의 음식을 나눠준 적이 없었고,
빵을 구울 때마다 주는 우리부부인데, 자기네들이 구운 빵은 딱 한번 그것도 아주 얇은 조각을 나에게만 줘서 그것을 남편과 나눠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독일문화는 프랑스와는 또 다른 것이어서 그런 것인지..
아님 그들만 그렇게 인색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과 있는 동안에도 꾸준히 나의 음식을 나눠줬습니다.
음식을 나누는 것이 나의 문화이고, 남들에게 조금 나눠준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또 내 음식을 나누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고맙다고 뭘 주면 감사한 것이고, 안 준다고 해도 내가 나눈 것으로 만족하니 마음은 편한데, 자꾸 나에게 바라는 얌체 같은 서양인들은 주면서도 주는 맘이 편치 않았습니다.
달라고 손을 벌리니 안 줄 수는 없어서 주기는 하는데, 마음은 주고 싶지 않은 마음.
이런 기분을 들게 하는 이들이 그 후로도 때때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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