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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11-내가 주고받는 것들

by 프라우지니 2017.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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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편처럼 하루 종일 앉아서 웹사이트를 만드는 프로그램 따위는 안 만들지만,

 나름 엄청 바쁜 하루를 보냅니다.

 

그중에 으뜸은 음식을 해서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지요.^^

 

처음에는 홀리데이 파크에서만 나눠먹었는데,

아는 사람이 생기니 이제는 마을로도 다닙니다.

 

 

 

매번 스콘을 굽는다고 해서 같은 맛을 굽지는 않습니다.

 

창의적인 아낙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새로운 맛으로 만드는 걸 좋아합니다.

 

이번에는 대추야자를 넣은 스콘과 생강을 설탕에 절여서 넣어봤습니다.

두 가지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죠.

 

오늘 자 일기를 보니 스콘을 나눠먹은 사람도 한둘이 아니네요.^^

 

 

 

 

우선은 레몬 할배네 5개를 갖다 드렸습니다.

그리고 레몬 5개를 또 얻어온 듯 합니다.

 

저야 손쉽게 굽는 스콘이지만..

빵집에서 사 먹으려면 사실 1개에 1불은 줘야하는 가격이죠.

 

그래서 스콘을 드리고 “레몬을 더 따 가라!”고 하신지라 딱 5개만 따왔습니다.^^

 

그리고 스콘이 구워 나올 때 침 흘리면서 주변에 있던 여행자들에게 하나씩 3개 나눠주고,

캠핑장 주인 모자(샌디와 어머니) 몫으로 2개 주고,

매일 스콘 언제 굽냐고 물으시는 로스할매는 이번에는 하나만 드리고,

Helpx 헬스엑스로 새로 온 프랑스 청년, 마크도 맛보기로 하나주고,

홀리데이 파크에서 만난 꼬맹이들도 하나씩 2개 나눠주고,

남편 2개 주고, 나 하나 먹고 나니..

이래저래 굽자마자 17개가 없어지고 나니..

 

“내일 또 구워야 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날 저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평소에는 잘 안 보이던 주인장 샌디가 갑자기 내 앞에 오더니만 나에게 뭔가를 쑥 내밉니다.

 

 

 

얼떨결에 받고 보니 방울토마토 2개.

말이 없는 샌디인데, 수줍게 한마디 했습니다.

 

“이거 내가 올해 첫 수확한 토마토인데.. 너한테 주고 싶어서!”

 

농부(?)에게 첫 수확은 꽤 의미가 있는 것일 텐데..

이걸 왜 나한테 들고 온 것인지 한 동안은 이해를 못했습니다.^^;

 

모르면 물어봐야하니 얼른 남편에게 뛰어갔습니다.

 

“남편, 이것 봐, 샌디가 올해 첫 수확이라면서 방울토마토를 2개 주고 가네.”

“그래?”

“근데 왜 이걸 나한테 준거지?”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나 부지.”

“뭐가 고마워?”

“당신이 음식 할 때마다 리셉션에 앉아있는 샌디 엄마한테 갖다드렸잖아.”

“그거야 맛이라 보라고 갖다 드린거지..”

“그게 고마웠나 부지..”

 

사실 우리 식탁에서 바로 보이는 리셉션에 앉아계신 샌디 엄마께 시시때때로 음식을 드리기는 했었는데, 그걸 샌디가 다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매일 퍼주는 나를!

 

받으면 주는 걸 당연히 여기는 우리와는 달리..

 

“저 아낙은 그저 주는 사람이다.”로 인식하는 사람(로스할매?)도 있는가 하면..

이렇게 자기에게 의미 있는 것은 나눠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것이 클 때도 있고, 작을 때도 있지만..

내가 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니..

 

저는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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