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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12- 영어 못해도 용감한 프랑스 청년, 마크

by 프라우지니 2017.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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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나갈 때 가장 걱정하는 것이 있죠.

 

“나 영어 못하는데..”

 

워킹 홀리데이로 외국에 1년을 나가는 경우, 이 걱정은 두 배가 됩니다.

 

그래서 해외에 머무는 1년 동안 한 번 시도 해 볼 엄두를 안 내고, 그저 같은 나라 사람들이랑 뭉쳐서 다니다가 결국 영어는 제대로 말해볼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영어를 못하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뿐 아니라 외국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걱정도, 쫄지도 않고 아주 당당합니다.

 

그리곤 당당하게 말합니다.

 

“내가 못 알아들었어.”

 

“나 영어 못해”가 아닌 “ 못 알아들었어.” 참 당당하죠?

 

우리가 머문 홀리데이파크에 온 마크도 그런 청년 이였습니다.

 

일단 이 청년이랑 말을 하려면 시간이 조금 많이 필요합니다.

말하는 중에 “음... 에...”하면서 단어를 생각하느라 시간을 잡아먹거든요.^^;

 

온지 하루 만에 마크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 부식재료상자에 넣어놓은 설탕이 없어졌어.”

“상자에 이름이랑 날짜 안 써놨어?”

“써놨지. 봐봐!”

“여기 날짜가 이미 지나갔잖아. 그러니까 떠난 사람이 놓고 간 건 줄 알고 가져갔네.”

“여기에 도착한 날짜를 쓰는 것이 아니었어?”

“아니지, Departure 디파춰는 출발 이야.”

“아, 그렇구나..”

 

 

 

설탕이 없어진 다음에야 마크는 Departure가 출발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수업료를 톡톡히 지불한 단어입니다.

 

Departure 출발

 

우리나라 사람 같으면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 볼 텐데..

모르죠. 마크에게 사전이 없었을지도..^^;

 

그렇게 마크는 오자마자 그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시켰습니다.^^

 

마크도 Helpx 헬프엑스로 이곳에 온 청년인지라 매일 정해진 시간은 홀리데이 파크안의 소소한 일을 하러 다녔고, 끼니는 항상 식당에 와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마크가 하는 음식이 지금까지 내가 아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마크가 하는 요리를 잠시 눈여겨봤습니다.

 

 

 

마크가 밀가루 반죽해서 피자를 굽는데, 피자소스도 없이 만들고 있습니다.

 

거기에 간 생고기를 양념도 없이 손으로 뚝 떼더니만 군데군데 놓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알던 피자랑은 조금 다른지라 어떤 것이 나올지 궁금해서 지켜봤습니다.

 

 

 

완성된 모습은 피자가 맞습니다.

단지 소스가 없고, 생고기를 넣어서 고기냄새가 약간 날거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

 

모르죠. 이것이 프랑스의 요리중 하나이고, 이름도 피자가 아닌지도..

 

그 맛이 궁금하기는 한 피자였지만, 한쪽 달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달라고 한다고 주지도 않고 말이죠.

 

“왜 내가 너한테 줘야하는데?”하는 질문을 받을지도 모르겠네요.

 

한국 인심은 달라고 하기 전에 내 음식에 관심을 보이면 먼저 주지만,

서양인들은 누가 자기 음식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먹어볼래?”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러니 내가 나눠줬다고 “저 사람은 왜 나한테 안주지” 생각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영어 때문에 사람들에게 오자마자 알려진 마크는 있는 동안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만들어냈지만, 실수 하는 만큼 영어도 꽤 빨리 늘었습니다.

 

대화를 하는 중에 잘못된 단어나 문법이 틀리면 상대방이 바로 수정을 해주거든요.

 

물론 안 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마크는 “혹시 내가 실수를 하면 바로 이야기 해 달라.”고 해서 그와 대화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배웠고, 그는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말을 끊고 그 단어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 상대방이 말하는 중에 말을 끊고 단어 뜻을 묻는 경우는 드문데,

그가 선택한 이 방법으로 그는 빠르게 새로운 영어단어를 배워가는 거 같았습니다.

 

마크를 보니 영어에 왕도는 있는 거 같습니다.

모르면 묻는 용기야말로 정말로 영어를 빨리 배우는 지름길인거 같습니다.

 

사실 저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말 끊어가면서 묻는 타입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말을 계속 들으면서 내가 못 알아들은 단어를 유추하는 편입니다.

 

상대방을 말까지 끊어가면서 묻는것은 실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래서 가끔은 동문서답도 하는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어발음은 세계인들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R과 L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 한글체계 때문에 R발음을 신경 써서 하지 않으면 잘 안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R을 L로 발음한다고 해도 상대방이 다 “알아서” 이해하니 걱정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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